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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55612349 |
|---|---|
| 쪽수 | 255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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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과 『금수』를 잇는 또 하나의 서정 소설
“미야모토 테루가 기억과 죽음을 다루는 방식은 냉정하지만 따뜻하다.
감상적이지 않아서 좋다. 그는 역시 단편일 때 더 그답다.”
- 역자 송태욱
죽음의 이면, 기억의 저편에서 삶의 실을 잣는 미야모토 테루
그가 풀어내는 씁쓸하고 따스한 아홉 가지 단편
일본 순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미야모토 테루가 죽음과 기억 그리고 삶에 대해 써 내려간 단편집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화해 더 유명해진 『환상의 빛』과 서간체 소설인 『금수』 등 그가 작품마다 보여준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은 그를 일본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미야모토 테루 특유의 서정성은 단편집 『오천 번의 생사』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죽음이라는 흔하고도 무거운 주제를 미야모토 테루는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가슴을 울리는 문장으로 풀어낸다.
표제작 「오천 번의 생사」를 비롯한 아홉 편의 단편에서 그려지는 현실은 하나같이 녹록하지 않다. 미야모토 테루는 힘들고 지루한 삶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고 담담히 써 내려간다. 힘들 때 어설프게 위로하기보다 묵묵히 곁을 지키는 친구처럼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따스함이 느껴진다. 미야모토 테루의 단편은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곱씹어 읽을수록 소설의 내용과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죽음과 무거운 기억에 떠밀려 앞으로 나아가는 삶에 전하는
미야모토 테루의 담담한 위로
아홉 편의 이야기 속 현실은 하나같이 무겁다. 부모님의 죽음, 빚, 실패가 들러붙은 삶이다. 주인공들은 그런 현실을 극복하려 들기보단 그저 묵묵히 계속 이어나갈 뿐이다. 미야모토 테루는 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표제작 「오천 번의 생사」의 주인공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빚을 떠안은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편찮으시다. 어쩔 수 없이 친구가 거금을 주고 사겠다고 한 아버지의 유품을 팔기 위해 수중의 돈을 털어 친구의 집을 찾지만 친구는 부재중이고 결국 추운 겨울 길을 걸어 돌아갈 처지에 놓인다. 돌아갈 길도 인생도 막막하기 짝이 없다.
「토마토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대학을 마치기 위해 보수가 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그곳에서 죽어가는 남자를 만난다. 그는 죽기 전 주인공에게 편지 한 통을 부쳐달라고 하지만, 주인공은 그 편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눈썹 그리는 먹」에서 ‘나’의 어머니는 늘 자기 전에 하얗게 새어버린 눈썹을 먹으로 정성껏 그린다. 어머니와 고모를 모시고 휴양지로 가는 길에 어머니의 기구한 인생, 자살 시도 이야기 등을 듣게 된 ‘나.’ 그리고 도착한 휴양지에서 들른 병원에서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슬프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눈물을 막을 수 없다.
때때로 죽음은 가까이 있다. 어떤 기억은 삶을 짓누른다. 하지만, 그것들이 삶을 떠밀어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미야모토 테루는 말한다. 「오천 번의 생사」의 앞길이 막막한 젊은이는 하루에 오천 번이나 죽고 싶기도 살고 싶기도 하는 남자를 만나 추운 밤 길거리에 혼자 남겨지지 않는다. 「토마토 이야기」에서 유언을 잃어버린 사람은 죽은 이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눈썹 그리는 먹」의 아들은 담담하게 다음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위안을 얻을 것이다.
미야모토 테루의 서정적이지만 절제된 문체는 담담하기에 우울함에 빠지지 않고 차갑기에 그 안에 숨겨진 따스함을 드러내 보인다. 죽음과 무거운 기억에 떠밀려 앞으로 나아가는 삶에게 마음을 물들이는 문장으로 담담하게 위로를 전하는 소설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