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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72883500 |
|---|---|
| 쪽수 | 357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책을 중간쯤 읽다 말고, 왜 나는 여행자처럼 살지 못하는 것일까, 자유와 방랑의 삶을 갈구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곰곰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결론은 너무도 쉽게 나왔다. 욕심이 너무 많아서이다. 용기가 너무 없어서이다. 아주 초라하기 그지없는 지금의 나를 버릴 자신이 없어서이다. 무엇보다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리라.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후의 나는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불안이 너무도 크게 작용하여 감히 떠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정말 많지 않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후지와라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출판된, 여행서의 고전이라는 후지와라의 ‘인도 방랑’을 만난 것은 어쩌면 큰 행운이다. 그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은 그냥 사진이 아니었다. 후지와라의 영혼이 깃든, 인도의 영혼이 깃든, 피사체의 영혼이 곳곳에 녹아 들어 있는, 사진이라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형상’이었다. 인도의 이글거리는 더위와 모래 바람과 시체가 타올라 나는 뿌연 연기가 내 눈과 손과 마음과 얼굴에 와 닿아 나의 영혼을 조금씩 빼앗아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후지와라의 발자취를 쫓으면서 나의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인지……어떻게 살아가는 게 정말 잘 사는 삶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가 내린 결론은 미안하지만 알 수 없는 그 ‘언젠가’에 다시 여행을, 아주 긴 여행을 주저 없이 떠나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행이야말로 나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며, 내가 세상에 오롯이 존재하는 한 사람임을 자각하게 되는 유일한 시간이다. 언제나 날고기를 사냥하는 짐승처럼 깨어 있어야 하고, 홀로 방랑하는 나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는, 내일을 살아갈 준비를 가장 처절히 하는 시간이므로. 정녕 진정한 삶이란, 모든 것을 다 뒤로 하고, 욕심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날마다 늘 새로운 아침과 자연과 사람들을 마주하는 여행의 삶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를 방랑하며 결국 나를 발견한다면 그 인생은 누구보다도 성공한 인생일지도 모른다. 후지와라는 인도를 여행하기 전에 준비한 것은, 버리기, 그리고 준비하지 않기였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나니 그가 가졌던 것들 중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겨우 ‘칫솔’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수많은 물건에 갇혀 살면서도 또 다른 물건을 손에 넣지 못해 안절 부절하지 못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정말 내 삶에 필요한 것은…. 펜 한 자루, 노트 한 권, 옷 한 벌, 칫솔, 수건 하나…….. 분명 그리 많이 필요치 않다. 지금부터라도 버리고….버리고…. 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버려서 떠날 수 있는 ‘그날’이 오면 가볍게 떠나야겠다. 일상에 매여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대신 ‘인도 방랑’을 읽으면서 예전에 인도를 여행했던 일들을 추억하며, 또다시 시간이 주어지면 인도를 꼭 한 번 가 보리라고 다짐한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내 삶에 대해서 진정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며, 의미 있는 삶인지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에 지치고, 내 삶이 느슨해질 때 한 번씩 ‘인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자유의 냄새’가 사방에 풍기는 ‘인도 방랑’을 들쳐보며 미래에 떠날 여행을 꿈꾸며 삶을 다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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