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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죽은 사상인가

  • 막스갈로외
  • 홍세화
  • 당대
  • 1997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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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88981630317
쪽수147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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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20세기가 이룩한 진보는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꿈꾸게 하였는가? 아니면 인간성의파괴를 가져왔는가. 기술적 진보와 인간의 윤리적 진보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있는가, 실증주의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 등을 탐구한 21편의 연구글을 수록하였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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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막스갈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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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guest
    • 2000.03.21

    '진보'는 '확률'이었다 애초부터 '진보'라는 것은 '확률'이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인 '불확실성'에 근거한다면 그 판단 또한 오류의 개연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과학기술에 대해 '진보'라는 감투를 씌운 것이나 모두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휴머니즘의 유토피아를 꿈 꾼, 그리고 그것이 형식적으로 가능하다고 믿은 '현실'사회주의에 대해 인류의 반이 열광했던 것은 과학과 연계된 '기술' 그리고 '철학'의 오묘한 결합에 지나지 않았다. 분자를 원자로, 다시 전자까지 분리한 위대한 과학의 결실이 엄청난 전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난 45년 8월엔 인간 스스로가 자신들을 상대로 시험하여 재앙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STARTⅠⅡ에 걸쳐 정치적 전략핵무기 감축을 했다 하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도 여전히 인류의 대부분이 현장에서 eh는 그 후 유증으로 시달려야 하는 지경에 도달해 있다. 인공위성, 반도체에 의한 정보통신의 획기적인 발전은 인류의 거리를 초단위로 압축시켰으나 개인을 자기 골방에 쳐박히게 해 더욱 고립화'시키고 있다. 산업화로 인해 편지함과 고급스러움을 누릴 수 있지만 오존층 파괴와 습지 고갈로 생태계가 교란되고 환경이 악화되어 인류의 종말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평균연령을 늘어나고 문화적 혜택이 확대된 반면 에이즈 등의 신종 악병이 생성되기도 했다. 수많은 피를 흘려 얻어낸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양대 산맥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대혁명등 브로조아혁명으로 꽃을 피운 자유주의는 30년대 대공황을 거치면서 나찌즘을 낳는 산파열할을 했다. 인류공영을 내건 사회주의도 스탈린 뿐만 아니라 피노체트, 김일성, 마르코스 등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당한 뒤 비참한 최후로 막을 내렸다. 우리가 추종했었던 과학과 사상의 '진보'가 실패작이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떠한 방향을 진보라고 명해야 하는가. 아직 허둥대고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모색은 있되 아직 흐름은 없다. 냉혹한 자기 반성과 대안찾기에 설전과 몰입을 하고 잇지만 원래부터 쉽게 나올 답이 아니었다. 해답을 그러나 찾아야 한다는, 지금 가고자 하는 길이 최소한 틀리지 않다는 확신은 갖아야 하는 것은 당위적이다. '자라 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마음으로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과학과 이데올로기의 진보성에 목숨을 내건 것이 '틀렸다'는 선고를 받기 전까지 검사의 구형조차 그것을 경고하지 못했다. 확신이 불안으로 돌아서는 곳은 언제든 시간문제가 된 것이다. '과학'은 이제 더 이상 인류의 편이 아니다. '과학'의 어머니는 인류였으나 이들은 몰라보게 성장하여 독립을 요구하고 있고 판단과 행동이 이젠 부모의 개입을 허용치 않고 있다. '과학'은 더더욱 발전(?)할 것이며 인류의 모양은 상상의 저편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여기에 기대를 걸거나 제어를 하기엔 늦은 듯 하다. 이미 가속도가 붙은 '과학'을 붙잡아 더욱 쌓여만 가는 재앙의 무게를 덜려는 시도는 헛수고로 끝날 공산이 크다. '과학'을 주무르는 '인간성'의 회복에 기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인종차별과 학살, 수용소와 인체실험, 전쟁과 선의의 전사자들, 선진국의 창고에 쌓여가는 식량과 C어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양산해 낸 나찌즘과 파시즘, 민족주의의 전과를 보며 인간성 역시 기대하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어쩌하리. 수많은 시도와 철떡같은 믿음에 배신한 소위 '진보'에 다시 접근하기엔 너무 위험하다. 현실적 한계에서 구차한 대안으로 먹구름 사이로 비친 한 줄기의 햇빛 같이 인간성을 끄집어 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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