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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37427213 |
|---|---|
| 쪽수 | 181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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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은 나날이 살아가는 일상의 행동 속에 있다
율곡이 『격몽요결』을 짓게 된 동기와 그 뜻을 밝힌 서문은 간략하면서도 정확하게 그의 생각을 서술한 명문이다. 율곡은 서문에서 학문은 별다른 것이 아니며 그저 매일의 삶 속에서 부모와 자식, 부부, 형제, 친구로서의 역할과 도리를 다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다만 학문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식견이 어둡기 마련이기에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를 밝히려면 책을 읽고 이치를 끝까지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 후에 이어지는 율곡의 지적은 마치 오늘날의 우리를 질책하는 듯 날카롭다.
요즘 사람들은 배움이 나날의 생활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까마득히 높고 멀어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행하지 못할 일이라고 헛되이 생각한다. 그리하여 학문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스스로는 포기해 버리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30쪽)
이어 율곡은 제1 「입지장(立志章, 뜻을 세우다)」을 통해 좀 더 명확히 방향을 제시한다. 학문을 하는 자가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뜻을 세워 반드시 성인(聖人)이 될 것을 스스로 기약하는 일이다. 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든 인간은 선한 본성을 똑같이 타고난다. 그러나 성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그 뜻이 확고하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치 못하며 행실이 독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용모나 신체는 이미 정해진 것이기에 어찌할 수 없지만, 마음과 뜻은 내 의지에 따라 지혜롭게도 어질게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한 터럭이라도 자기 스스로를 하찮게 여겨 핑곗거리나 대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37쪽)며 뜻을 굳게 세우고 곧장 나아가야 한다.
결국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거나 성현의 가르침을 배우는 차원의 일이 아니다. 타성에 젖어 잃어버린 본연의 나를 되찾고 충만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서는 과정인 것이다. 하여 율곡은 주저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독려한다. “머뭇거리며 날을 보내면 해를 다하여 세상을 마칠 때까지 어찌 성취하는 것이 있겠는가?”(41~42쪽)
참된 나를 찾아가는 10가지 길
『격몽요결』은 서문 외에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서문에서 책을 짓게 된 동기와 취지를 밝히고 제1 「입지장」을 통해 학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목표를 세우는 일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이어서 개인, 가정, 사회의 차원으로 넓혀 가며 초학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지침을 주제별로 설명한다.
제2 「혁구습장(革舊習章, 낡은 습관을 개혁하라)」에서는 뜻을 세우고 난 다음의 할 일로서 여덟 가지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게으르고 방종한 몸가짐, 시류에의 영합, 어설픈 지식으로 글이나 꾸미는 지적 놀음, 노름 등을 버려야 할 습관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다음 제3 「지신장(持身章, 몸가짐)」에서는 나쁜 습관을 버린 후 지녀야 할 경건한 몸가짐에 대해서 말한다. 대체로 구용(九容, 아홉 가지 용모)과 구사(九思, 아홉 가지 생각)를 구체적으로 풀어 설명해 주고 있다. 제4 「독서장(讀書章, 책을 읽다)」에서는 『소학』부터 시작해 『춘추』에 이르는 독서 목록을 제시하고 각각의 책을 읽는 의의를 밝혀 독서의 방향을 알려 주었다.
5장에서 8장까지는 가정에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율곡이 서문에서도 말했듯 학문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날의 삶 속에서 맺게 되는 여러 관계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도리를 제대로 알고 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5 「사친장(事親章, 어버이를 섬기다)」에서는 부모를 섬기는 도리에 대해, 제6 「상제장(喪制章, 장사 제도)」에서는 상례 제도에 대해, 제7 「제례장(祭禮章, 제사 의례)」에서는 제사의 규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절차나 법식보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다. “만일 정성과 효성이 지극하지 못하고 억지로 힘써서 예에 따르려고 한다면 이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고, 자기 부모를 속이는 일이 되는 것이니 확실하게 삼가야 할 것이다.”(118쪽) 그리고 제8 「거가장(居家章, 집 안에서의 생활)」에서는 집안을 이끌어 가는 방법과 원칙 등을 두루 다루면서 배우자, 자녀, 하인 등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말한다.
9장과 10장은 사회생활에서의 법도에 대해 설명한다. 제9 「접인장(接人章, 사람 대하는 법)」에서는 사람을 대하는 예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장자나 친구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를 강조하면서 소인처럼 굴지 말고 인(仁)을 베풀 것을 가르친다. 맨 마지막 제10 「처세장(處世章, 세상에 처하는 법)」에서는 과거 시험을 위한 공부에 얽매여 학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벼슬살이를 하게 되더라도 청렴과 성실의 자세를 잃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모두가 그 유익함을 얻게 되는 책”
이렇듯 『격몽요결』은 어린아이만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 참사람이 되기 위한 기본 소양을 말하는 책이다. 하여 명재 윤증은 “현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 노인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그 유익함을 얻게 되니 배우는 자들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 했고, 동춘당 송준길은 『격몽요결』에서 격언을 뽑아 앉는 자리 옆에 써 붙여 놓고 늘 새겨보면서 「독서장」의 독서 목록에 따라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격몽요결』이 더러 고루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포용과 조화를 중시하는 율곡의 통찰은 여전히 형형하다. 『격몽요결』은 비단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든든한 지주(支柱)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