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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DAGIO

  • 박상순
  • 민음사
  • 2004년 0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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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88937407260
쪽수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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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집 『Love Adagio』에는 시인이 지난 8년 동안 계간지에 발표했던 시들 가운데 선별한 시들, 제목만 같은 시, 한 연 혹은 한 행만 바뀐 시, 발표하지 않고 간직한 시, 새로 쓴 시들, 그리고 오직 이 시집만을 위해 쓰인 시까지 다양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긴 시간을 건너온 시들을 시인은 그저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일반적으로 시집은 시인이 몇 년에 걸쳐 쓴 시들을 모아 이런저런 구성으로 재배치하며, 이때 시의 배열은 시인의 시적 감수성은 물론 시인의 예술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런데 가나다순이라면 이러한 모든 인위적 혹은 의식적 배열을 거부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무의식적 전체’를 하나의 예술 세계로 성립시킨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것은 어떠한 장치도 거부하는 시인의 자의식에 대한 의지이자 예술적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다.
시인은 자신이 쓴 시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주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런 옷(장치)도 없이, 그냥 무대 위로 올려 보낸다. 시들은 스스로가 가진 배경을 지우고, 모든 연관성의 고리를 끊고, 그냥 차례대로 무대 위로 올라온다. 그런데 관람하는 우리들은 여기에서 분명 하나의 전체, 하나의 긴 노래 혹은 하나의 이야기를 본다-듣는다. 그리고 시인은 우리가 감지하는 어떤 예술적 형태에 제목을 붙여준다. Love Adagio. 그러고 보니 시들은 틀림없이 연애시다. 그것도 매우 비극적이고 절망적으로 아름다운 노래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속임수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어떠한 덧붙임도, 장치도 없이 순연한 무의식의 산물처럼 보이는 시들을 시인이 Love Adagio라고 규정하는 순간부터 또다시 의미론적인 추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적 화자와, 시의 등장인물들과, 시를 읽는 우리들과 유희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박상순 시의 본질, 그의 난해성을 일거에 와해시키고 그 안으로 곧장 들어가 시인의 내부와 만날 수 있는 비밀의 열쇠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저 하나의 책, 그 어떤 이름도 필요 없는 책 그 자체, 결국 모든 예술가들이 꿈꾸는 하나의 ‘완전한 책’이다.

복사한 나. 움직이는 나. 내게는 없는 나.
박상순의 시는 변신한다. 시의 내부에서, 시의 외부에서, 시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얼굴을 바꾼다. 그 어떤 존재의 규정으로부터도 벗어나고자 한다. ‘박상순의 시는 이렇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것은 ‘그렇지 않은 다른 것’이 된다. 그래서 박상순은 “리좀적 존재”(오형엽)다.

미니멀한 것으로 한 곡 들려줄까? 하지만 뒤틀 줄도 알아야 해. 내 비극의 컬러를 모르면 마라톤 경주를 관람할 수 없단다. 본능이라고 생각하진 마! 눈을 감으면 잘 들리니? 귀를 막으면 더 크게 들리지? 그 사람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빵공장, 마라나, 그런 시를 쓴 사람 있잖아. 사실은 내 시야. 새우 한 마리. 바다에서 잡혀온 새우 한 마리.
- '가수 김윤아' 부분

변신. 은신. 폭로. 자기 부정과 새로운 탄생을 욕망하기 혹은 말하기. 변형하고 전이하고 대치시키고 자리 바꾸기……. 박상순은 모든 예술적 방법을 동원해 끊임없이 ‘정체성’의 올가미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어떤 규정이나 특징을 부여받기를 거부한다. 시인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정신적”이고 “즉물적”이며, “인상적”이고 “사실적”이다. “표현적”이고 “대면적(對面的)”이다. 그리고 이처럼 지속적으로 변형하는 운동성이 바로 박상순 시의 핵심이다. '남태평양의 붉은 고래', '두 번째 다리의 정복자', '봄비', '생의 시간, 사랑의 속도', '의사 K와 함께', '철근 한 묶음', '택시', '푸르른 사람 1' 등 일련의 시들은 이러한 운동성을 매우 잘 구현하고 있다.
이 시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끊임없이 되풀이해 무언가를 말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구체적인 사건(혹은 경험한 사건 자체)은 사라지고, 말소리는 잦아들고, ‘말하는 자가 존재함’만이 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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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박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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