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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단편선(세계문학전집123)

  • F.스콧피츠제럴드
  • 김욱동
  • 민음사
  • 2005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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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88937461231
쪽수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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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의 단편 9편을 서강대 영어과 김욱동 교수가 고르고 번역했다. 피츠제럴드는 40년 남짓한 비교적 짧은 생애 동안 무려 160여 편의 단편소설을 집필했는데 그 중 가장 주옥같은 단편 9편을 엮었다.
피츠제럴드는 물질적 풍요와 성공에 대한 야망, 잃어버린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실망과 환멸, 삶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낭만과 환상 등의 주제에 천착하며 1920년대와 1930년대 미국이라는 시공간의 구체성과 특수성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목차

[목 차]

다시 찾아온 바빌론
겨울 꿈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광란의 일요일
기나긴 외출
컷글라스 그릇
'분별 있는 일'
부잣집 아이
오월제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본 문]

몽마르트에서 손님을 끄는 노력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것이 고작 이 정도 수준밖에는 되지 않았다. 악을 부추기고 낭비를 조장하는 취향이 꼭 어린애들 장난 같았다. 갑자기 그는 '방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 무엇인가 유(有)를 무(無)로 만들어버리는 것 말이다. 늦은 밤 시각에 이 술집에서 저 술집으로 옮겨 다닌다는 것은 하나같이 아주 힘이 드는 일이며, 따라서 동작이 점점 느려지는 특권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17쪽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나 지금 그 눈물은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었다. 그는 입이며 눈이며 움직이고 있는 손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는 멀리 사라졌으며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었던 것이다. 문들은 굳게 닫혀 있었고, 해가 졌으며, 모든 시간을 견뎌내는 강철의 잿빛 아름다움 말고는 이제 아름다움은 업었다. 심지어 그가 참을 수 있었던 슬픔조차 그의 겨울꿈이 활짝 날개를 펼치던 환상의 나라, 청춘의 나라, 풍요로운 삶의 나라 뒤쪽으로 멀리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오래전에," 그는 말했다. "오래전에 나에게는 무엇인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어. 이제 그건 사라져버렸어. 없어져 버렸단 말이지. 그런데도 나는 울 수가 없구나. 그것에 대해 마음 쓸 수도 없어. 이제 그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지." -89쪽  


도널드는 비행기를 갈아타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인생의 후반부란 여러 가지를 잃어가는 기나긴 과정인 탓에 이번의 경험도 어쩌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101쪽


삼십 대 초반에 이블린의 미모가 아직 망설이듯 머물러 있었다면, 얼마 뒤에는 갑자기 결심한 것처럼 완전히 그녀에게서 떠나가 버렸다. 얼굴에 희미하게 잡혀 있던 주름이 갑자기 깊어지고 급속하게 다리와 엉덩이 그리고 팔에 살이 붙었다.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의 버릇은 이제는 하나의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책을 읽고 있거나 누구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또는 잠을 자고 잇을 때에는 습관적으로 그런 표정이 나타났다. 그녀의 나이가 이제 마흔여섯이 되었던 것이다.

 

재산이 불어나기보다는 줄어드는 가정이 그러하듯이 그녀와 해럴드도 막연한 적의를 품게 되었다. 마음이 평온할 때 두 사람은 마치 부서진 헌 의자를 바라볼 때처럼 체념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남편이 아프면 이블린은 조금 걱정했고 되도록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을 했으며, 실망한 남편과 살아야 한다는 피곤하고 침울한 속에서 명랑해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177쪽  


이블린은 한 번 더 하품을 했다. 인생이라는 것은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야. 아아, 젊은 시절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179쪽


그래 갈 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랑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213쪽


"자네 주위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 말하자면 악(惡)의 분위기라고나 할까."

"걱정과 가난과 잠 못 이룬 밤의 분위기라네." 고든이 조금 도전적인 태도로 대꾸했다. -297쪽


사랑이란 부서지기 쉬운 거야.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부서진 파편은 다시 보관할 수 있지. 입술에서 맴돌았던 말,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말, 새로운 사랑의 말, 배워 얻은 달콤한 말은 다음 애인을 위해 소중하게 보관해 둬야 해 -333쪽


오래전에 나에게는 무엇인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어.

이제 그건 사라져버렸어.

없어져 버렸단 말이지.

그런데도 나는 울 수가 없구나.

그것에 대해 마음 쓸 수도 없어.

이제 그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지. -123-199쪽


그래, 갈 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랑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123-199쪽 

추천사

    그의 재능은 나비의 날개가 만들어 낸 먼지의 무늬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가)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건 그때의 나 자신을 사랑했다는 거야 - 성수선

출판사 서평

미국 작가, 아니 세계 작가를 통틀어서도 F. 스콧 피츠제럴드만큼 단편 소설을 많이 쓴 작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좁게는 현대 미국 문학, 더 넓게는 세계 문학에 이정표를 세워놓은 소설가로 흔히 평가받는 그는『위대한 개츠비』(1925)나 『밤은 부드러워』(1934) 같은 장편 소설을 쓴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장편 소설보다 단편 소설을 훨씬 더 많이 썼다. 대학 시절에 발표한 작품을 포함하여 그가 생전에 출간한 단편 작품은 모두 160여 편에 이른다.

모두 160여 편에 이르는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한 권의 단행본으로 모아놓은 책은 아직 없다. 작가가 살아 있을 때 출간되어 나온 개별적인 단편집 가운데 몇 권이 아직 절판되지 않고 시중에 나와 있다. 분량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렇게 양이 많고 작품의 질이 고르지 못한 작품을 단행본 한 권에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단편 전집보다는 단편 선집의 형태로 출간되었다. 그중에서도 맬컴 카울리가 편집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집』(1951)이 표준 텍스트로 인정을 받았고, 최근에는 피츠제럴드 학자 매슈 J. 브루콜리 교수가 편집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1989)과 『개츠비 이전』(2001)이라는 단편 선집이 출간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이 세 책에서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만한 작품 아홉 편을 고른 것이다. 이 아홉 편은 미국의 단편 소설을 굳건한 발판에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단편 소설 장르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훌륭한 작품들이다. 160여 편에 이르는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은 이 아홉 편의 작품에 축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피츠제럴드의 문학 세계와 가치관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특히 2004년 3월 영미문학연구회에서 실시한 번역평가사업에서 가장 우수한 번역으로 꼽힌 바 있는 『위대한 개츠비』의 역자 김욱동 선생님이 직접 작품을 고르고 번역하였기 때문에 원작을 읽는 재미 못지않은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F.스콧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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