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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 홍은주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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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88954675987
쪽수23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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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노르웨이의 숲』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의 작품으로 세대와 국경을 넘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과 감성적인 필치, 일인칭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단편들을 모았다. 누군가의 삶을 스쳐가는 짧고 긴 만남을 그려낸 여덟 작품 속에서 유일무이의 하루키 월드를 구성하는 다채로운 요소들을 한데 만나볼 수 있다.

목차

돌베개에 7
크림 27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51
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 73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123
사육제(Carnaval) 149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183
일인칭 단수 215

 

[본문]

 

P. 9~10

열아홉 살 무렵의 나는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거의 알지 못했고, 당연히 타인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도 기쁨이나 슬픔이 뭔지는 대충 알고 있다고 내 딴은 생각했었다. 다만 기쁨과 슬픔 사이에 있는 수많은 현상을, 그것들의 위치관계를 아직 잘 분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종종 나를 몹시 불안하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_「돌베개에」

 

P. 24

우리의 육체는 돌이킬 수 없이 시시각각 소멸을 향해 나아간다.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떠보면 많은 것이 이미 사라져버렸음을 깨닫는다. 강한 밤바람에 휩쓸려, 그것들은?확실한 이름이 있는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것이나?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어딘가로 날아가버렸다. 뒤에 남는 것은 사소한 기억뿐이다. _「돌베개에」

 

P. 48~49

“우리 인생에는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 설명이 안 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그렇지만 마음만은 지독히 흐트러지는 사건이. 그런 때는 아무 생각 말고, 고민도 하지 말고, 그저 눈을 감고 지나가게 두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커다란 파도 밑을 빠져나갈 때처럼.” _「크림」

 

P. 67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이 영혼 깊숙한 곳의 핵심까지 가닿는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듣기 전과 들은 후에 몸의 구조가 조금은 달라진 듯 느껴지는 음악-그런 음악이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법이다. _「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P. 87

팝송이 가장 깊숙이, 착실하고 자연스럽게 마음에 스미는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로 그런지도 모른다. 혹은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팝송은 그래봐야 그저 팝송일 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결국, 그저 요란하게 꾸민 소모품일 뿐인지도 모른다. _「위드 더 비틀스」

 

P. 131

그렇다, 인생은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더 많다.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상대를 이기는가’가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잘 지는가’하는 데서 나온다. _「『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P. 181

그것들은 사사로운 내 인생에서 일어난 한 쌍의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와서 보면 약간 길을 돌아간 정도의 에피소드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내 인생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어느 날, 아마도 멀고 긴 통로를 지나, 내가 있는 곳을 찾아온다. 그리고 내 마음을 신기할 정도로 강하게 뒤흔든다. 숲의 나뭇잎을 휘감아올리고, 억새밭을 한꺼번에 눕혀버리고, 집집의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지나가는 가을 끄트머리의 밤바람처럼. _「사육제」

 

P. 203

“하지만 설령 사랑이 사라져도,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해도,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다, 연모했다는 기억은 변함없이 간직할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우리에게 귀중한 열원이 됩니다. 만약 그런 열원이 없다면 사람의 마음은-그리고 원숭이의 마음도-풀 한 포기 없는 혹한의 황야가 되고 말겠지요. 그 대지에는 온종일 해가 비치지 않고, 안녕安寧이라는 풀꽃도, 희망이라는 수목도 자라지 않겠지요.” _「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P. 223~224

지금까지 내 인생에는-아마 대개의 인생이 그러하듯이-중요한 분기점이 몇 곳 있었다.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오른쪽을 선택하거나 왼쪽을 선택했다. (……)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여기 이렇게, 일인칭 단수의 나로서 실재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다른 방향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마 여기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거울에 비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_「일인칭 단수」

출판사 서평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소설집


가장 개인적인, 가장 보편적인 기억과 기록의 주인공
‘나’라는 소우주를 탐색하는 여덟 갈래의 이야기


첫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최근작 『기사단장 죽이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인칭 화자의 정체성과 그 역할이다. 일정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루키 월드 속의 ‘나’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한편으로 비현실적인 매개체를 통해 저도 모르는 사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와 함께 읽는 이들을 깊은 우물과도 같은 내면으로 끌어들인다. 학생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재즈와 클래식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온 작가의 라이프스타일을 익히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몇몇 작품은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고, 취미생활에 대한 애정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글은 단편소설이라기보다 에세이에 가깝게 읽힌다. 『여자 없는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듯 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아우르며 책을 끝맺는 표제작은 짧고도 강렬하다.

「돌베개에」 대학교 2학년의 ‘나’는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자와 우연찮게 하룻밤을 보낸다.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던 그녀는 직접 지은 가집을 나중에 보내주었고, ‘나’는 그중 몇 편을 세월이 지나서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다.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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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 Haruki Murakami / 村上春樹 / むらかみ はるき )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82년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1987년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하고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1996년 『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당시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09년 『1Q84』가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하며 또다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2023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등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큰 화제를 일으키며 독보적인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50여 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06년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 상, 2009년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 201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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