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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기하학(문학동네시인선 22)

  • 함기석
  • 문학동네
  • 2012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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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88954618366
쪽수15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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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죽음을 넘어 무한을 사고하는 황홀한 시적 모험!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 제22권 『오렌지 기하학』. 1992년 문예지 '작가세계'릍 통해 문단에 나온 후 문자와 의미, 존재와 무한뿐 아니라, 말의 한계와 가능성, 그의 소멸의 과정을 전개하여 온전히 담아내온 시인 함기석의 네 번째 시집이다. 한국 현대시의 최전선에서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적 실험을 감행해온 저자 특유의 정밀한 계산과 치밀한 검증을 바탕으로 미지의 세계를 펼쳐놓는 67편의 시를 엮었다. 냉철한 이성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황홀한 시적 모험을 떠나 수학적 사유에 의지해 언어가 가진 통념과 속성, 그리고 의미의 생성 경로를 신랄하게 파헤쳐 그의 허점을 짚어내간다. 특히 죽음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공리를 만들어내는 수학공식과도 같은 시를 읽을 수 있다. 언어와 비언어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죽음을 넘어 무한을 사고해나간다.

목차

[목 차]

시인의 말

 

오렌지 기하학

망막에 작도되는 피의 음계

오일러 공항

제목 1. 사물 ㄱ과 ㄴ으로 분해된 口

제목 2. 의자에서 태아의 형상으로 꿈꾸는 피보나치 달팽이

제목 3. 제로의 수렴과 코스모스 비례

제목 4. 나선을 따라 확장되는 사각형들의 무한집합

제목 5. 파괴된 눈동자

투명한 식사

변이

뒤집힌 눈/, 음악광 C의 소장품 3점이 발생시키는 트라이앵글 렌즈

4개의 회전체 眼球 사이에서 作圖되는 6개의 선과 4개의 면과 다면체 언어 큐브

인드라 주행 코스

빅뱅, 폭발하는 眼球 속에서 태어나는 늑대

正觀

수면에 비치는 소리聲나무

벽에 비친 그림자 악사 빙

지워지면서 지워지지 않는

아픈 방

무중력 회전체 큐브

글자들이 날아다니는 숲

북소리

유황이 타는 8각형 밤

대수학

몹시 절망한 남자의 몹시 이상한 보행법

아홉 개의 층이 있는 수학병동

제로 행성

없는 나라

오렌지가 구르는 휴대용 계단

고딕 계단을 공격하는 말개미들

글자族이 사는 무인도

지난여름 파도에 떠밀려온 이 시는

타임 호텔의 지그재그 25층엔 25, 복도를 따라 하이힐 소리 걸어간다 계단을 오르는 콜걸 나온다

행위 4

물침대

3×3 행렬

과거로 가는 택시

유의미孃 실종사건에 대한 현장검증

목격자를 찾는 스파이 소녀 한다

색채강박증 교사 소괄호의 바나나를 둘러싼 음모들

어떤 市의 사물함

어떤 市

ING 살인사건

컬러 킬러의 흑백 사체

탈옥수들

빨간 돼지를 잡아라

고고는 고고고 다다는 다다다

직선 트랙을 달리는 다섯 마리 경주 말

개미들을 위한 백지 모텔

왼손잡이 상상책

아프리카

북치는 아이들

알몸으로 계단을 오르는 투명한 여자

라자의 가시나무새는 왜 강변에서 우는가

언어는 무엇일까?

문장분열증 테스트

사과의 2차원 균등분할

제목

다음 중 김참 시인이 열대어를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어항은?

오렌지 행성

사랑

방향표시판 혹은 스텔스機

알파벳 형태로 가꾸어놓은 꽃밭

만다라 미궁

Happy Birthday to You

그리고 삶을 그리고

축소된 귀신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SOMA

Z는 사라진다

시작

 

해설| 무위(無爲)의 시학

| 조재룡(문학평론가)



[본 문]

오렌지 기하학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인간의 뇌혈관 실핏줄 같은 비

비의 발톱이 정원을 쥐새끼처럼 찢어놓는다

나는 3210층을 차례로 올라가

공중의 지하실에 도착한다

거기서 비의 공격성이

인체와 정신에 미치는 충격을 수량화한다

시 대신 기하학 문제를 풀며 오렌지랑 논다

3차원의 내가 1차원의 나를 초대해

2차원 마을에 사는 나를 찾아가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피로 물든 백지와 함께 나를 찾아온다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그래도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오렌지는 웃고

기하학은 기하학을 살해한다

출판사 서평

아름답고 비정한 원(Circle)의 우주

그것이 그대로 삶이고 죽음이고 사랑인 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또다시 출발하는 무한의 사유-

냉철한 이성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황홀한 시적 모험!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은 시인 함기석의 신작 시집 『오렌지 기하학』이 출간되었다. 전작 『뽈랑공원』 이후 4년 만에 나온 이번 시집은 따로 부가 나뉘지 않은 총 67편의 시가 엮였다. 한국 현대시의 최전선에서,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적 실험을 감행하는 함기석의 시는 독자들에게 그리 친절한 편이 되진 못한다. 하지만 그 시세계에 발을 담그면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이 우주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문학평론가이자 고려대학교 불문과 조재룡 교수가 그의 시세계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설을 써주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오렌지 기하학』 속으로 들어가본다.

 

문자와 의미, 존재와 무한, 말의 한계와 가능성, 그 소멸의 과정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진지하고도 고통스런 성찰을 전개해온 시인 함기석은 이번 시집에서도 정밀한 계산과 치밀한 검증을 바탕으로 미지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언어가 가진 통념과 속성, 그리고 의미의 생성 경로를 낱낱이 파헤치고 그 허점을 짚어내는 그의 시는 온갖 통념을 거부하는 그 짧은 순간을 수학적 사유에 의지해 적시한다. 의미에서 무한으로, 무한에서 무로 치닫는 이러한 언어적 실험을 통해 독자들은 시의 본령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무한을 사유하고, 거기서 무에 이르는 길을 쟁취해내는 데 바쳐지는 시. 그것은 시집 전반에서 복잡한 수학적 개념들을 연동시키고 여기에 온갖 언어 실험을 포개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글과 사유, 시 창작의 과정을 수학과 결부시켜 제반의 물음을 확장시켜나가는 일련의 작업은 그러나 피로 물든 백지와 함께 나를 찾아온다”(「오렌지 기하학」). 불가사의한 인간의 운명이나 우주와 시간과 같은 개념을 수학적 사유를 빌려 시의 중심으로 끌어오는 시인의 작업은 왜 인식의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모험인가. 함기석은 없음을 만들어가는 과정(무위)을 시 전반에서 녹여내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삶의 희로애락과 착란 속에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과 그 과정을 발음될 수 없는 낱말”(「제로 행성」)로 담아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함기석에게 시는 죽음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공리를 만들어내는 수학공식과도 같다. 무한을 사고하고, 그 사고의 구체적인 절차를 언어의 속성에 결부시켜 녹여내고, 세상을 그 주물 안에 담아보고자 하는 것. 죽음에 이르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인은 그 과정을 드러내고, 죽음을 넘어 무한을 사유한다.

 

애초에 없었던 것, 없다고 말해온 것, 언어나 문자로는 가닿을 수 없는 것들이 왜 존재하며,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고, 그 궁금증을 파고들어, 새로운 시적 세계를 개척한 함기석은 그 과정에서, 발견하면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무한수렴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끝이 없는 무한의 행렬과 결국에는 무한하게 지워지는 세상. 바로 이렇듯 무한으로의 거대한 순환이 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죽음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제로(0)너와 내가 결국 더 큰 제로(0)로 되돌아가는아름답고 비정한 원(Circle)의 우주"에서, ”그것이 그대로 삶이고 죽음이고 사랑인 시“(「시인의 말」)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오렌지 기하학』이 선사한다.

 

언어의 극한, 언어가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가능성을 한껏 밀어붙여, 언어와 비언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무한의 영역마저 파고들어 언어의 깃발을 꽂아놓은 시인이 있다. 그리하여 비로소 늘 생성 중인 상태의 시적 언어의 모험이 착수되었다. 삶의, 세계의, 우주의 공백을 채워나가면서, 공백을 만들기 위해 삶에, 세계에, 우주에 덧씌워진 관념들을 하나씩 탈색해내면서 힘겹게 무위의 세계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시인을 따라 그 황홀한 모험을 함께할 독자들을 기다린다.

저자 소개
저자 : 함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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