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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개정판)

  • 한강
  • 창비
  • 2022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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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88936434595
쪽수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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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터내셔널 부커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

전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역작을 다시 만나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라는 해외서평을 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다.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작가의 말]

이 책의 개정판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해 가을과 겨울 밤들의 감각이었다. 몸이 회복된다면 쓰고 싶은 소설들의 목록을 (희망 없이) 마음속으로 굴리던 밤들. 그때 『채식주의자』는 이미 3부로 구성된 장편소설이었고, 지금과 같거나 거의 비슷한 제목들이 붙어 있었다. 그후 삼년이 흐른 뒤 첫머리를 쓰기 시작해 다시 이태 뒤에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나무 불꽃」을 쓰면서 고통 3부작이라는 파일명을 붙였던 기억이 난다.

 

출간 후 십오년의 시간이 세찬 물살처럼 흐르는 동안, 고백하자면 이 책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세간의 관심도 오해도 뜨겁고 날카로워, 혼자서 이 소설을 써가던 순간들의 진실과 동떨어진 것이 되어버린 듯 느낀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을.

 

개정판을 만들어주신 분들께,

새롭게 만나게 될 독자들께 고맙고 반가운 인사를 드린다.

 

2022년 이른 봄에

한강

목차

[목 차]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본 문]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50~51)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 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한번만, 단 한번만 크게 소리치고 싶어. 캄캄한 창밖으로 달려나가고 싶어. 그러면 이 덩어리가 몸 밖으로 뛰쳐나갈까. 그럴 수 있을까.(72)

 

이 모든 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가 어떤 성스러운 것, 사람이라고도, 그렇다고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식물이며 동물이며 인간, 혹은 그 중간쯤의 낯선 존재처럼 느껴졌다.(128)

 

언니.

영혜의 낡은 검은 스웨터에서 희미한 나프탈렌 냄새가 났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영혜는 한번 더 언니, 하고 속삭였다.

언니. ……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210)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237)

출판사 서평


폭력과 아름다움의 처절한 공존
여전히 새롭게 읽히는 한강 소설의 힘

2007년 창비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돼왔으며 2015년 문학의 명문 출판사인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낸 뒤 영국 포일스(Foyles)서점에서 소설분야 톱10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2016년 미국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의 문학전문 임프린트 호가드(Hogarth)에서 미국판이 출간된 이후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라이브러리저널』 등을 비롯해 다수의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는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주목할 소설’ 중 첫째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하는 등 빠르게 화제의 중심에 올라선 바 있다. 그리고 드디어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품으로 자리했다.

『채식주의자』의 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나’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 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2부 「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나’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나’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나’는 결국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한 뒤 비디오작품을 촬영하고 다음 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3부 「나무 불꽃」은 가족들 모두 등 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각인된 폭력의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다른 생명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는 무해한 존재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 본질에 대해 쉼 없이 질문하며 ‘고통’에 대해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개정판을 출간하며 “고백하자면 이 책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 하지만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을”(새로 쓴 작가의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채식주의자』는 지금까지 40개국 이상에 판권이 수출됐다. 올해 9월에는 연극으로 제작되어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 뒤 12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해외 관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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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한강
( Han, Kang / 韓江)

    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도서리뷰(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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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nner***
    • 2024.10.30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흔히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영예를 안긴 작가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 개의 작품이 연작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을 읽고난 후 나는 이 작품을 인간 심리의 가장 날것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주인공인 영혜는 조용하고 무덤덤한 성격을 가진, 외모적으로도 별다른 특징이랄게 없는 여자로 그려진다. 그저 성실하게 일상 생활을 영위해나가던 그녀가 갑자기 채식주의자로 돌변하게 된다. 꿈 속에서 봤던 핏물 묻은 자신의 모습, 날고기를 먹는 모습, 핏물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뒤로 말이다. 이는 어릴 적부터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에게서 받은 핍박, 아내에 대해 무심하고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편. 그것들로부터 느꼈을 영혜의 분노가 나타낸 것이 아닐까. 더 이상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조용하고도 분명한 외침. 이는 채식주의자로 돌변하기 전 영혜의 한 가지 독특한 버릇과도 연관된다. 바로 평상시에도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래지어가 영혜에게는 자신을 옭아매는 아버지나 남편과 같은 존재로 느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채식주의자 말미에 입원해있던 병실을 탈출한 영혜가 토플리스 차림으로 병원 앞 정원에서 발견되었을 때 그녀의 손에서 발견된 새의 시체는 몸 군데군데 물어뜯긴 자국이 있었다. 자신이 혐오하던 것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아직 과거의 상처들을 모두 극복하는 단계까지 가는 길은 험난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몽고반점과 나무불꽃의 주인공들도 모두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자기 나름대로 극복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완전한 해결에는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남에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기억이 있을 수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그러한 기억이 어떤 감정으로 또는 어떤 행위로 표출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듯 하다. 당신에겐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가. 당신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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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njsthgml***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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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축하드립니다

        사용자 평점
        5
        • superio***
        •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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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어봤는데 의외로 짧아서 살짝 당황했다. 약간 어둡고 마이너한 감성을 무심한듯 섬세하게 풀어낸 문장들이 내용을 곱씹게된다.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무조건 이게 최고다라는 말은 못하겠으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갖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해보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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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아곰
          • 2024.10.25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좀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읽어 나갈수록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주인공 영혜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처음엔 이해가 안 갔어요. 하지만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그 변화가 사실은 오랫동안 쌓여온 무언가의 결과라는 걸 깨달았죠. 가족들의 반응, 특히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가부장적인 문화와 폭력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강 작가의 문체는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워요. 때로는 섬뜩하고 불편한 장면들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 필요한 것 같았어요. 특히 영혜의 꿈 장면들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 꿈을 통해 영혜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거든요. '몽고반점' 부분에서는 좀 놀랐어요. 형부와 영혜의 관계가 불편하면서도 묘하게 예술적으로 그려진 것 같아서요. 이 부분에서 한강 작가가 인간의 본능과 예술, 그리고 사회적 금기에 대해 던지는 질문들이 참 깊이 있다고 느꼈어요. 마지막 '나무 불꽃' 부분은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영혜가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개인의 선택을 인정하지 않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생각하게 됐어요.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채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폭력성, 자유, 그리고 사회의 압박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읽고 나서 며칠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쉽지 않은 책이지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면 많은 생각거리를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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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nner***
            • 2024.10.30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흔히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영예를 안긴 작가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 개의 작품이 연작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을 읽고난 후 나는 이 작품을 인간 심리의 가장 날것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주인공인 영혜는 조용하고 무덤덤한 성격을 가진, 외모적으로도 별다른 특징이랄게 없는 여자로 그려진다. 그저 성실하게 일상 생활을 영위해나가던 그녀가 갑자기 채식주의자로 돌변하게 된다. 꿈 속에서 봤던 핏물 묻은 자신의 모습, 날고기를 먹는 모습, 핏물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뒤로 말이다. 이는 어릴 적부터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에게서 받은 핍박, 아내에 대해 무심하고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편. 그것들로부터 느꼈을 영혜의 분노가 나타낸 것이 아닐까. 더 이상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조용하고도 분명한 외침. 이는 채식주의자로 돌변하기 전 영혜의 한 가지 독특한 버릇과도 연관된다. 바로 평상시에도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래지어가 영혜에게는 자신을 옭아매는 아버지나 남편과 같은 존재로 느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채식주의자 말미에 입원해있던 병실을 탈출한 영혜가 토플리스 차림으로 병원 앞 정원에서 발견되었을 때 그녀의 손에서 발견된 새의 시체는 몸 군데군데 물어뜯긴 자국이 있었다. 자신이 혐오하던 것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아직 과거의 상처들을 모두 극복하는 단계까지 가는 길은 험난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몽고반점과 나무불꽃의 주인공들도 모두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자기 나름대로 극복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완전한 해결에는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남에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기억이 있을 수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그러한 기억이 어떤 감정으로 또는 어떤 행위로 표출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듯 하다. 당신에겐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가. 당신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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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njsthgml***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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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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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perio***
                •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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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어봤는데 의외로 짧아서 살짝 당황했다. 약간 어둡고 마이너한 감성을 무심한듯 섬세하게 풀어낸 문장들이 내용을 곱씹게된다.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무조건 이게 최고다라는 말은 못하겠으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갖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해보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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