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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56122609 |
|---|---|
| 쪽수 | 368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AI추천 이유
역사-그루네발트역과 브란덴부르크 문의 콰드리가
1941년 10월 18일 1,000명이 넘는 유대인을 실은 첫 열차가 강제수용소로 향했던 그루네발트역 17번 선로 현장. 당시 수용소행의 참상을 보여주면서 그 덕분에 최대 호황을 누렸던 ‘독일철도’가 박물관을 세우고, 배상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선로 17’에 기념조형물을 기증하는 등 기억문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촘촘히 보여준다.
‘평화의 문’으로 예정됐던 브란데부르크 문이 ‘승리의 문’으로, 그 위에 세워진 사두마차 콰드리가의 기수가 ‘평화의 여신’에서 ‘승리의 여신’으로 바뀌는 등의 곡절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가. 지은이는 “권력의 상징정치를 위해 이보다 더 자주 오용된 기념물은 없었다”며 준엄하게 역사의 의미를 묻는다.
문화-〈브룬디바〉와 ‘문화마차’가 보여준 사미즈다트
체코 작곡가가 1938년 작곡해 나치 선전용 어린이 오페라 〈브룬디바〉를 본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순간의 자유였던 그러나 행복의 무대였던” 이 작품이 테레지엔트 게토에서의 공연이나 2020년 재연되기까지의 사연은 역설적으로 문화의 힘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옛 동베를린에 속했던 판코우 지역의 ‘빵공장’ 문화센터 또한 그렇다. “예술은 음식이다”란 건물 외벽의 구호처럼 지금은 어엿한 복합문화예술센터 노릇을 하는 현장을 살피면서, 여기서 운영하는 ‘문화마차’가 2019년 동독 시절 불법 지하 출판되었던 반정부 유인물 사미즈다트의 현실을 보여주어 통일 전 동독에서도 89평화혁명의 맹아가 싹텄음을 증언한다.
메시지-“자유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유”
지은이를 따라가다 보면 로자 룩셈부르크 광장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만난다. 독일제국은 물론사민당 지도부에게도 눈엣가시 같은 ‘붉은 장미’. “정부 지지자나 당원들만을 위한 자유는 그들의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결코 자유가 아니다” 등의 어록이 새겨진 조형물들을 찬찬히 접하노라면 절대 권력에 맞섰다가 우익 민병대원들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된 여성 사상가의 치열한 삶이 떠오른다.
1968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학생운동단체 SDS의 대표자회의에서 단상을 향해 토마토를 던진 베를린자유대학 여학생 지그리트 뤼거가 전한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남자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지만 여성 문제는 네 벽 안에 그대로 가두려 했다”고 비판한 그녀는 ‘반란자들 중의 반란자’로 꼽히지만 말이다.
독일과 베를린 그리고 독일의 과거사 정리에 관한 책자는 이미 많이 나왔다. 하지만, 나치 과거사와 냉전사 두 권으로 이뤄진 이 책은 역사가 잊히지 않도록 애쓴 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력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여기에 쉽고 유려한 서술과 지은이가 직접 찍은 귀한 사진들, 여기에 꼼꼼한 미주를 더해 대중성과 학술적 엄밀성의 균형을 확보한 점도 돋보인다.
재미와 의미를 겸비한 이 책은, 역사 전공자와 베를린을 여행하려는 이들뿐만 아니라 과거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꼭 한번은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꼭 100년 전 9월 1일 벌어졌던 관동대지진 학살을 기억하는 일본의 자세를 보면, 일본에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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