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프롤로그: 출항
1장 런던: 도시의 창조
1.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2.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3.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
4. P. G. 우드하우스, 신선한 어떤 것
5. 아놀드 베넷, 라이시먼 계단
2장 파리: 작가들의 낙원
6.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 주나 반스, 나이트우드
8.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9. 훌리오 코르타사르, 게임의 끝
10. 조르주 페렉, W 또는 유년의 기억
3장 크라쿠프: 아우슈비츠 이후
11. 프리모 레비, 주기율표
12. 프란츠 카프카, 변신 외 단편들
13. 파울 첼란, 시들
14. 체스와프 미워시, 시선집과 후기 시들(1931~2004)
15.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4장 베니스-플로렌스: 보이지 않는 도시들
16. 마르코 폴로, 동방견문록
17.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18. 조반니 보카치오, 데카메론
19. 도나 레온, 겉으로 보기엔
20.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5장 카이로-이스탄불-무스카트: 이야기 속 이야기
21. 고대 이집트의 사랑 노래들
22. 천일야화
23. 나기브 마푸즈, 아라비아의 밤과 낮
24.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25. 조카 알하르티, 천체
6장 콩고-나이지리아: 식민지 시대 이후의 만남들
26. 조셉 콘래드, 어둠의 심연
27. 치누아 아체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28. 월레 소잉카, 죽음과 왕의 기병
29. 조르주 응갈, 지암바티스타 비코, 혹은 아프리카 담론에 대한 강간
30.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숨통
7장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낯선 땅의 이방인들
31. 히브리 성서
32. 신약 성서
33. D. A. 미샤니, 사라진 파일
34. 에밀 하비비, 비관 낙관론자 사이드 씨의 비밀 생활
35. 마흐무드 다르위시, 나비의 짐
8장 테헤란-시라즈: 장미 가득한 사막
36. 마르잔 사트라피, 페르세폴리스
37. 파리드 우-딘 아타르, 새들의 회의
38. 하피즈와 시라즈의 시인들, 사랑의 얼굴들
39. 갈리브, 장미 가득한 사막
40. 아그하 샤히드 알리, 오늘 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주오
9장 캘커타/콜카타: 다시 쓰는 제국
41. 러디어드 키플링, 킴
42.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집과 세상
43. 살만 루슈디, 이스트, 웨스트
44. 잠양 노르부, 셜록 홈즈의 만다라
45. 줌파 라히리, 축복받은 집
10장 상하이-베이징: 서역기행
46. 오승은, 서유기
47. 루쉰, 아Q정전과 그 밖의 이야기들
48. 장아이링, 경성지련
49. 모옌, 인생은 고달파
50. 베이다오, 시간의 장미
11장 도쿄-교토: 동양의 서양
51. 히구치 이치요, 봄 잎 그늘에서
52. 무라사키 시키부, 겐지 이야기
53. 마쓰오 바쇼, 깊은 북쪽으로 가는 좁은 길
54. 미시마 유키오, 풍요의 바다
55. 제임스 메릴, 출발의 산문
12장 브라질-콜롬비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헤테로토피아
56.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57.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58. 조아킹 마리아 마샤두 지 아시스,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
59.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가족의 유대
60.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 동안의 고독
13장 멕시코-과테말라: 교황의 화살통
61. 멕시코 칸타레스, 아즈텍 귀족의 노래
62. 마야의 키체족 작가들, 포폴 부
63.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즈 수녀, 작품 선집
64.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대통령 각하
65. 로사리오 카스텔라노스, 통한의 서
14장 앤틸리스 제도 너머: 서사적 기억의 파편들
66. 데릭 월컷, 오메로스
67.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68.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69. 마거릿 애트우드, 페넬로피아드
70. 유디트 샬란스키, 머나먼 섬들의 지도
15장 바 하버: 무인도라는 세계
71. 로버트 맥클로스키, 어느 날 아침
72. 세라 오언 주잇, 뾰족한 전나무의 고장
73.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74. 휴 로프팅, 두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
75. E. B. 화이트, 스튜어트 리틀
16장 뉴욕: 이민자들의 메트로폴리스
76. 매들렌 렝글, 시간의 주름
77. 사울 스타인버그, 미로
78. 제임스 볼드윈, 원주민 아들의 노트
79. 솔 벨로, 비의 왕 헨더슨
80. J.R.R. 톨킨, 반지의 제왕
에필로그: 여든한 번째 책
감사의 말
출처
주
[본 문]
내가 구성한 여행 일정은 ‘하나의 세계one-world’ 문학이라는 획일적인 순서가 아닌 세계문학 중 한 가지 버전을 제안한다. 각 장은 위대한 작품을 남긴 도시나 지역을 중심으로 하고, 나아가 특정한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들은 어떻게 도시를 창조하고 도시는 어떻게 작가를 창조하는지, 유럽의 전쟁 유산과 그 밖의 제국의 유산들, 이주와 디아스포라(팔레스타인을 떠나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 - 옮긴이)의 문제들, 호메로스의 서사시부터 일본의 하이쿠, 『천일야화』의 이야기 속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시적ㆍ서사적 전통의 살아 있는 유산들 등. (…) 이 80권의 작품들은 헤럴드 블룸의 『서양 문학 정전』의 부제를 다시 불러들여 ‘시대별 작품과 학파’의 목록을 영구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내가 선정한 책들은 세속적인 작품들로, 등장인물이 해외로 모험을 떠나거나 외부 세계의 침입을 받는 등 경계를 넘어선 더 큰 세계를 성찰했던 작가들이 쓴 것이다. 예상치 못한 만남, 놀라운 전환, 반전, 병치를 통해 독자들이 오랫동안 익숙했던 작품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과 함께 흥미진진한 새로운 발견들을 찾길 바란다.
_P.21~22
코난 도일은 영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 글을 쓰고 있었지만, 왓슨이 말하는 런던은 무너지는 제국의 저 먼 뒷골목처럼 들린다. 하지만 왓슨은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일부 후대 작가들이 상상한 것처럼 동성애자로서가 아니라 이야기꾼으로서) 홈즈와 함께 새로운 삶을 찾는다. 『보헤미아 왕국의 스캔들』에서 보헤미아의 왕이 그들의 방을 찾아와 개인적으로 상담을 요청할 때 왓슨은 방에서 나가려 하지만, 홈즈는 부상당한 의사에서 이제 작가가 된 그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그대로 있으세요. 나는 내 보즈웰(James Boswell, 영국의 전기 작가 - 옮긴이)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의학적ㆍ사회적ㆍ정치적 질서가 모두 붕괴 직전에 놓인 듯 보이는 세상에서 우리들도 이야기꾼들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_P.50
카프카의 작품에는 그가 품었던 반유대주의의 흔적이 뚜렷하지만, 이는 그의 가족 내 역학 관계와 자신의 심리 상태와 공존한다. 그가 『카프카의 일기』에서 통렬하게 언급한 것처럼, “내가 유대인과 어떤 공통점이 있단 말인가? 나는 나 자신과도 공통점이 거의 없는데.” 그러나 아우슈비츠 이후 유럽의 문화적ㆍ정치적 경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진지한 자각 없이는 그의 작품을 읽는 일이 불가능하다. 카프카의 누나들 엘리와 발리는 폴란드 우치 게토로 강제 이송되어 그곳에서 사망했다. 카프카가 가장 좋아했던 여동생 오틀라는 테레지엔슈타트로 보내졌고, 이후 1943년 10월 아우슈비츠로 이송되는 아이들과 자진해서 동행해 그곳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전원 살해되었다.
_P.107
미워시는 세상을 악마의 힘이 아닌 공정한 신이 다스린다고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신은 시를 사랑하는 존재임이 틀림없다는 믿음을 간직했다. 92세에 쓴 시 「천국처럼」에서 미워시는 이렇게 희망을 표현한다. 천국에서, 소크라테스처럼, 내가 세상에서 시작한 일을 계속할 수 있길. 즉, 끊임없이 노력하고, 노력 그 자체가 될 수 있길. 그리고 세상이라는 베틀 위에 희미하게 빛나는 직물을 어루만지는 것에 결코 싫증 내지 않길.
_P.123
파묵은 이스탄불 내부와 그 너머에, 소설의 페이지 안과 밖에 동시에 살고 있듯, 오스만 제국의 과거와 포스트모던의 현재에 동시에 살고 있다. 이중적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파묵은 소설에서 셰큐레의 아들 이름을 오르한으로 짓는다. 한편 셰큐레의 이름은 파묵의 어머니 이름이기도 하다. 소설의 마지막 구절에서 셰큐레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물려주면서 아들이 이를 삽화가 그려진 설화로 만들어주길 바라지만, 그녀는 독자에게 그 결과물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한다. “유쾌하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위해 오르한이 하지 못할 거짓말은 없답니다.”
_P.191
미시마는 불교를 실존주의적이고 심지어 허무주의적인 방향으로 가지고 와, 프루스트를 이용해 헤이안 시대의 세계를 새로운 측면에서 환생시켰고, 동시에 무라사키를 이용해 프루스트를 해체했다. 미시마는 이 이중의 과정을 통해 두 전통을 모두 깊숙이 끌어들이면서도 어느 한쪽을 모방하거나 의존하지 않는다. 미시마가 세계문학에 가장 야심 차게 기여한 것은 이 같은 고대와 현대, 아시아와 유럽 전통의 비교 불가능성이다.
_P.423
캉디드는 유럽으로 돌아와 늙은 철학자 마르탱에게 묻는다. 그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항상 그렇게 서로를 학살해왔느냐”고 묻는다. “인간은 늘 거짓말쟁이, 배신자, 배은망덕한 자, 도둑, 의지박약자, 고자질쟁이, 겁쟁이, 뒤통수치는 자, 식충이, 주정뱅이, 구두쇠, 출세주의자, 살인자, 중상모략가, 광신자, 위선자, 바보 멍청이들이었습니까?” 마르탱은 그에게 매가 비둘기를 보면 항상 잡아먹느냐고 묻는다. 캉디드는 대답한다. “물론이지요.” 그러자 마르탱이 쏘아붙인다. “매의 성격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면서, 왜 인간은 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_P.448~449
카스텔라노스의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녀의 인생 초기 기억 중 하나는 이모가 어머니에게 당신의 자식 둘 중 한 명이 어린 나이에 죽는 환영을 보았다고 말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겁에 질려 소리쳤다. “아들은 안 돼!” 카스텔라노스는 평생 소외감을 느꼈고, 훗날 쓴 글에서 부모님의 죽음조차 자신에게는 자연스럽게 여겨졌다고 밝혔다. “청소년 시기 내내 상상력이라는 자원 속에 버려졌던 터라, 갑자기 철저히 고아로 남겨지는 일이 나에게는 매우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한다. “나는 누군가와 사귀기 위해 다른 사람의 육체적인 존재가 사실상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_P.507
이제 유르스나르의 소설은 하드리아누스와 안티누스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고, 우리는 안티누스를 통해 유르스나르가 후기에 ‘G…’와 ‘G. F.’로만 이름을 남긴 그녀의 연인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나는 개인적인 내용을 완전히 지우려 애쓰고 있었지만, 작품의 앞부분에 개인적인 제사를 넣는 일이 불손한 행동 같은 것이 아니었다면” 그녀에게 이 책을 헌정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G. F에게 감동적인 구절을 바치고, “우리를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버려두며, 그러면서도 우리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가 되도록 강요하는 사람. 손님이며 반려인 그대여”라고 묘사하며 끝을 맺는다. 이 마지막 말은 책의 제사로 사용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시에서 인용한 것으로, 시에서 황제는 부드럽게 표류하는 자신의 영혼을 육체의 “손님이며 반려”로 묘사한다. 25년 후 유르스나르는 그레이스 프릭의 묘비에 이름 아래 이 구절을 새겼다.
_P.580~581
결국 악은 스스로 파멸을 자초하지만 가까스로 살아나고, 프로도와 그의 조력자 샘 겜지는 불굴의 용기로 모르도르의 어둠의 심연을 향해 결연히 여행을 떠나며, 골룸이 심연 속으로 추락해 반지가 파괴됨으로써 이야기는 절정에 달한다. 책의 두 번째 장 「과거의 그림자」에서 프로도는 불안해하면서 “우리 시대에는 제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단다.” 간달프가 대답한다. “그리고 살아서 그런 시대를 보아야 하는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 심정이겠지. 하지만 시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게 아니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어진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뿐이야.”
_P.63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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