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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7902412 |
|---|---|
| 쪽수 | 21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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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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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가 아무리 달콤하다 한들, 누군가는 죽는다.”
어떤 죽음이 곧 나의 생존과 연결되는 기묘한 세계
빛과 그림자, 불행과 행복 사이에서
단요 작가가 그려내는 지금 이 시대의 방정식
『케이크 손』의 “세상은 악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고통뿐만 아니라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고통으로도 가득 차 있다.” 업소에 나가는 엄마를 둔 나(한수영)는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채 열여섯 해를 살아왔다. 나를 조종하는 안혜리의 뜻에 따라 같은 반 학생들을 ‘개’라고 부르며 투견처럼 싸움을 붙이고 또 싸움으로 상대를 폭행한다. 나는 ‘악인’ 혹은 ‘기인’이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탈선을 막으려는 사람들에게 ‘배제당하는’ 존재다. 그런 나를 안혜리는 아름다운 눈동자와 막대한 애정으로 품어준다. 나뿐만이 아니다. 미성숙하고 외로운 아이들이 안혜리가 창조한 비좁고 기묘한 세계 속에서 갇혀 산다. 나는 안혜리의 다양한 쓸모 중 하나일 뿐이지만 그것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 남자는 ‘외부’의 기준으로 정상의 범위에 속해 있었지만 맨손으로 만지는 모든 생물이 케이크로 변하는 저주에 걸렸고 나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다. 남자는 주기적으로 케이크를 만들지 않으면 신체적인 고통에 휩싸인다. 그런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쥐와 길고양이를 케이크로 만들면서 혼자 고립되어 살아간다. 어떤 죽음이 곧 생존과 연결되는 이율배반의 세계 속에서 그 남자의 인생은 그렇게 ‘추락했다’. 나는 그 남자의 곁에 머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질서정연한’ 세상의 흐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의 고통과 선택을 지켜본다. 그리고 달궈진 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남자에게 스스로를 내민다. 하지만 남자는 나를 케이크로 만들지 않는다. 그 순간, 숭고한 눈을 가진 안혜리 대신 남자가 새로운 신으로 자리 잡으며 나는 조금씩 바뀐다. 안혜리에게서 벗어나, 세상의 바깥에서 세상의 일부가 되기를 선택하며 모두를 포용하고, 미래를 생각한다.
“『케이크 손』은 명백히 가해자들의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제각기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입장에 서 있다. 그러한 가해자성은 ‘인간의 악함’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태어난 순간부터 무자비하게 주어지는 ‘조건의 악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이 소설은 말한다. 타인의 고통과 괴로움을 양분 삼아야만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조건에 처했을 때, 다시 말해 타인의 고통과 스스로의 고통을 저울질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인간은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그런 상황에서 자의적인 선택이라는 게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러한 불가피성을 우리에게 다만 보여줄 뿐, 면죄의 가능성을 섣불리 설파하지는 않는다. “악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고통”과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고통”은 그 결과만 놓고 봤을 때 그리 다르지 않다는 불편한 사실까지도『케이크 손』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듯 단요 작가는 “매끄러운 세상의 피부를 손수 벗겨내고 그 아래의 흉측한 레일들을 누구보다 세심히, 오래 들여다본다.”(조예은) 모두가 “좋은 것을 원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것은 불가능”하기에, 누군가는 모두가 꺼려하는 지점에서 살아간다는 진실. 이러한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 『케이크 손』에 대하여 이기호 소설가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나는 지금 이 소설이 무섭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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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인 나, 한수영은 소위 업소에서 일하는 엄마와 줄곧 변두리 원룸촌에서 살아온 선머슴 같은 여자아이다. 엄마는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나를 낳았지만 엄마의 남자친구는 내가 태어난 후 1년 반이 지나자 잠적해버렸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나는 어릴 적부터 이렇다 할 보살핌이나 훈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어디에 있든, 어디에 가든 세상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가 됐다. 나는 또한 학교 친구 안혜리의 개이자 일종의 남편, 그리고 행동대장이다. 안혜리는 자신을 따르는 무수한 학생들을 거느린 ‘노는’ 세력의 우두머리다. 어느 날, 살아 있는 생물체를 손으로 만지면 그 생물체가 케이크로 변하는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가 살아가는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것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부정하고 낯설게 바라보는 전환점이 된다. 나는 케이크 손에게 비로소 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고 자신을 둘러싼 부조리한 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날갯짓을 시작한다. 힘들고 아프고 비참한 과정 속에서 그것을 딛고 일어선 세계는 더럽고 추한 것들에서 아름답고 평안한 것들로 나아간다.
작가의 말
세상은 악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고통뿐만 아니라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고통으로도 가득 차 있으며, 두 고통의 결과는 거의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케이크 손』은 명백하게도 가해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가해자들의 사정을 상상하는 작업은 대개 옹호론으로 흐르기 마련이고, 그래서 현실에서는 다소 터부시되기 마련입니다만, 픽션의 존재 의의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이 글에 비겁하거나 그른 면이 있다면, 그 비겁성은 아마도 남자가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선량하며 유능했다거나, 주인공이 눈에 띄게 영리하다거나 하는 대목에 숨어 있을 것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