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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0402527 |
|---|---|
| 쪽수 | 28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이 책은 그동안 제가 관찰한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태초에 생명의 늪에서 우연치 않게 자기를 복제할 줄 알던 어떤 화학물질, 이게 DNA입니다.
지금 지구에 존재하는 이 많은 생물은 전부 하나의 조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거죠.
우리가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와 개미가, 나와 은행나무가 다 한 집안에서 왔다는 겁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우리 생명 가족 중에 제일 막둥이입니다. 거의 제일 나중에 탄생했습니다.
인간은 어쩌다보니 우연의 우연의 우연의 우연의 결과로 태어난 겁니다.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는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놈들이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꼬락서니를 못 봐줍니다.
자연계에서 우리처럼 배타적인 동물은 처음 봅니다. 주변에 있는 비슷한 놈들을 몽땅 다 제거해버리고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그래놓고 스스로 ‘현명한 인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처럼 한 종이 사라질 때 전체 생태계가 와해하는 현상이 벌어질지는,
지금 우리가 가진 자연에 대한 지식으로는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는 데이터도 우리한테는 없어요.
우리 인류의 불행의 근원은, 끊임없이 다양화하는 자연 속에 살면서
끊임없이 다양성을 말살하다가 자초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38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사회생물학자 최재천이 들려주는
2밀리미터의 작고 아름다운 사회
“저희 생물학자들의 걱정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생물다양성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 같다는 겁니다.
지구의 동식물 절반이 사라질 때 과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사회생물학자로서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융합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돌고래 야생 방류 운동, 호주제 폐지 운동 등 폭넓은 사회적 화두에 치열하고도 따뜻한 목소리를 내어온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거의 알려진 바 없던 ‘민벌레’를 최초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연구한 찰스 다윈의 성선택 이론부터 “곤충에서 시작하여 거미, 민물고기, 개구리를 거쳐 까치, 조랑말, 돌고래, 그리고 영장류까지” 전 생명의 진화사를 인문학과 함께 아우르는 최재천 교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과연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이 책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가 ‘곤충사회’를 비롯한 자연 생태계로부터 배워야 할 경쟁과 협력, 양심과 공정에 대한 힌트들, 그리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해 닥쳐오는 “어마어마한 일들”에 대한 전언을 두루 다룬 저자의 강연들과 2023년 열림원 편집부와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지금 지구에 존재하는 이 많은 생물은
전부 하나의 조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거죠.”
1부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는 한때 생명의 아름다움을 읊는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가 유학을 떠나 생태학을 공부하게 된 삶의 여정을 찬찬히 풀어낸다.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개미는 왜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사회를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지’ 의문을 품은 소설가 솔제니친의 일화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동물”인 인간을 고찰하기에 이른 최재천 교수의 통섭적 연구 이력을 관통한다. 그 속에는 사회생물학의 대가이자 그의 스승이 된 윌리엄 해밀턴,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알렉산더 등과의 만남뿐 아니라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정말 희귀한 곤충”이었던 ‘민벌레’를 처음으로 연구하며 한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방황”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연구와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면서도” 다른 이들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기꺼이 선택하고, 온갖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일에 참여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양심”이다. 1부에는 지금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는 화두인 ‘양심’과 ‘공정’ 그리고 경쟁과 협력의 합성어인 “coopetition”에 대한 최재천 교수의 사유와 함께, 2023년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 축사를 비롯하여 젊은 세대에게 자신만의 “인생의 길”을 찾아 나서기를 권하는 진심 어린 당부들이 아울러 담겼다.
“자연에서 우린 정말 많은 힌트를 얻습니다.”
2부 ‘이것이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는 본격적으로 사회성 곤충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본다. 최재천 교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인간과 비슷한 동물이 누구냐” 물으면 “잠시도 머뭇거림 없이” 개미라고 답한다. 이들은 때로 여러 종이 “서로 조율하면서 함께 진화”하고 때로는 “한 마리가 남을 때까지” 치열한 정쟁을 벌인다. “농사를 지을 줄 알고 낙농업을 하고 대규모 전쟁도 일으키고 (…) 아주 고차원의 분업 제도를 개발한 동물”이다. 이렇듯 인간과 가장 닮았으나 인간보다 기꺼이 희생하며 자가 조직 사회를 꾸리는 일개미들⎯‘아즈텍개미’ ‘거북이개미’ ‘꿀단지개미’ ‘베짜기개미’ ‘잎꾼개미’⎯의 치열하고 경이로운 세계부터, 다른 듯 닮은 흰개미와 꿀벌의 진사회성까지. 저자는 이들의 삶을 “열심히 베껴” 연구할 것을 강력하게 권하며 “의생학”이라는 개념을 다시금 소개하고 제언한다. “수천만 년의 자연선택이라는 혹독한 검증”을 거친 곤충사회, 자연의 탁월한 아이디어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것. 다른 모든 생명과 이 지구를 공유하는 공생인 ‘호모 심비우스symbious’로 거듭나는 길이 여기, 우리가 마음껏 모방할 수 있는 자연 곳곳에 심겨 있다.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저자는 3부 ‘자연은 순수를 혐오합니다’에 이르러 우리에게 “아주 불편한 진실”을 건넨다. 지구의 기반인 식물계가 무너지고 “드디어 곤충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생물다양성 절반 정도가” 사라지리라는 예측. 최재천 교수가 평생 관찰해온 자연은 결코 순수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이하며 새로운 종을 만들고 다양화한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이 고갈되는 지금, 생물학자들은 머지않은 미래를 역대 최대 규모의 “6차 대멸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느덧 일상에 깊이 새겨진 바이러스 팬데믹이나 각종 병원체는 절대 인류를 멸종시킬 수 없지만, 다름 아닌 인류가 자초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고갈은 “우리 인간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완벽하게” 위협하며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는 공장식 축산과 살처분 체제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유전자 다양성을 말살하고 있는지, 인간 없는 세상이 얼마나 균형 있고 건강한 생태계일 수 있는지 가감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1만여 년 만에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를 1퍼센트 남짓으로 줄여버리고” 지구를 차지한 인간에게 남은 오늘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전환은 생태적 전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2밀리미터의 작고 아름다운” 곤충사회의 경이로움에서 시작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다. 오랜 유전자의 역사 끄트머리에 우연의 확률로 생겨난 인간, 자신들을 최후의 위험으로 몰아넣은 인간. 그러나 동시에 유일하게 유전자의 존재를 알고 탐구하는 인간.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자연을 곁에 두고 배우며 삶의 방식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 동행이자 지침서로 『최재천의 곤충사회』를 건넨다.
● 프란츠 카프카 사후 1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시전집!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그리고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묶었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카프카는 괴테, 프리드리히 횔덜린, 월트 휘트먼을 좋아했다.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산문과 시를 서로 연결시키고 서로 침투시켰다.”고 말한다. 카프카는 “「선고」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시입니다, 따라서 「선고」가 효과를 거두려면 그 둘레에 여백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프카는 시와 산문을 구분하지 않고자 했다. 그는 동일한 텍스트를 산문으로도 쓰고 행과 연으로 구분해서 시로도 쓰곤 했다. 예를 들면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라는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로 썼다. 그래서 카프카의 시는 산문시로도 읽힐 수 있다.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79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가 시 형식을 사용한 건 “시가 아주 적은 단어들로 하나의 세계를 감정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 작품들에 들어 있는 시적 요소들에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 독자는 이 시전집을 통해 카프카의 시적 재능과 시인 카프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43번에서
● ‘허위의 세계’로부터 떠나는 ‘엄청난 여행’!
“모든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그 가능성을 입증하지 않는 것이 카프카 작품의 운명이며, 어쩌면 위대함이기도 하다.” ―알베르 카뮈
카프카의 목표는 ‘여기’에서 떠나는 것이다. ‘여기’는 이름 붙일 수 있는 모든 것(특정한 장소, 모든 장소, 외견상 정상적인 인간 집단)을 포함한다. “이 여행이 지닌 소름 끼치는 점은 주인이 굶어 죽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를 떠난다는 사실”이다. 카프카의 시적 자아는 결국 ‘엄청난 여행’을 위해 모든 종류의 소유를 포기한다.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끊임없이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그래야 내 목표에 도착할 수 있어.”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116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이 시가 문제 삼고 있는 ‘여기’는 오직 소유와 소유의 관계들만을 다루고 있는 ‘허위의 세계’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카프카가 떠나고자 하는 건 결국 ‘허위의 세계’다. 이 점이 지금의 독자들로부터 더욱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카프카의 시 세계일 것이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의 시를 ‘파편의 시’라고 설명한다. “카프카는 파편의 시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세계와 세계 질서의 도래하는 파괴를 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동하는 생명력을 보인다는 점이 카프카 시의 힘일 것이다.
작은 영혼이여,
그대는 춤을 추며
뛰어오르고,
따스한 공기 속에
머리를 드리우고,
바람에 거칠게 흔들리는
반짝이는 풀밭에서,
두 발을 쳐드는구나.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9번에서
● 최근 공개된 드로잉 포함 60점 수록!
카프카는 1913년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함께 산책하던 때를 회상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팔짱을 끼고 걸었던 모습을 묘사하려던 게 아니라 그 순간 그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졌음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는 그 신비를 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다가 편지에 드로잉을 그려 넣었다. 이처럼 카프카는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을 자주 드로잉으로 표현해 내곤 했다. 카프카는 “꿈같은 내적 삶을 묘사하는 것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꿈을 언어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해결책을 이미지에서 찾은 것이다.
카프카는 한때(1901~1906년) 화가가 되려고도 했었다. 그 시절에 카프카는 “드로잉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회상한다. 1902년에 카프카를 처음 만난 막스 브로트 역시 처음에는 카프카의 드로잉을 눈여겨보았고 카프카의 글을 읽기 시작한 건 몇 년 후부터다. 카프카는 주로 편지나 노트의 여백에 드로잉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막스 브로트가 그 부분들을 오려내서 카프카 컬렉션을 만들었다. 현재 약 150점 정도의 스케치가 살아남았다.
카프카의 낙서 형식의 드로잉들은 주로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를 단순한 터치들로 매우 동적으로 묘사해 낸다. 카프카가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현대 그래피티아트나 그래픽아트의 선구적인 자질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인물들은 전통적인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섬세하기보다 자유롭게 흐르고, 배경은 생략돼 있지만 축제, 펜싱, 승마 같은 상황과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불법으로 경매되던 카프카 드로잉들도 되찾아 공공재로서 2021년에 온라인전시 통해 공개한 적이 있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는 막스브로트재단 아카이브에 새롭게 포함된 카프카 드로잉들을 포함하여 60점이 수록돼 있다.
● 1973년 시작한 국내 최고(最古) 문학 시리즈!
‘카르페 디엠’의 시인 호라티우스로부터 영화 「패터슨」의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까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모더니즘의 대표 작품 『황무지』, 『악의 꽃』, 페르난두 페소아, 미국 시문학계의 이단아 찰스 부코스키, 19세기 대표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 반세기 동안 엄선된 시선집으로 가장 오랜 생명력을 이어 오고 있는 국내 최고 문학 시리즈 ‘세계시인선’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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