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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55251720 |
|---|---|
| 쪽수 | 256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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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뜻하고 쌉싸름한 맛은 뭐지?
잠든 정신을 일깨우는 카페인 같은 문장들이 찰랑인다.”
- 《해방의 밤》 은유 작가 추천!
“일단 커피 한잔해”
숨 고를 시간이자 숨구멍이 되어 주었던
작은 음료에 관하여
“저는 지금 한 번 사는 인생 잘 살아 보려고 몸부림치는 게 아니에요. 더 활기차게 살려고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저는 숨 한번 들이마시고 내려가려는 거예요. 다시 가라앉을 걸 알고도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위해 열심히 발길질하는 거라고요.”
_〈프롤로그〉에서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는 곧장 중환자실로 옮겨져 이삼 주에 한 번씩 수술을 반복하며 7개월 반을 그곳에서 살았다. 그 후 네 살 때 원인 불명의 뇌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되고 시력이 상실됐다.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기도와 병원비 결제뿐”임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에 울부짖고 싶은 마음이” 될 때마다 저자를 구한 건 커피였다. 커피는 “삶에 허락된 단 하나의 자유”였다. “일단 커피부터 한잔해” 속삭이며, 코드 블루가 울려 퍼지는 대학 병원에서 숨 고를 시간을,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한 마음에 숨구멍을 내주었다. 느닷없이 삶을 덮친 혼돈과 슬픔을 커피 한 모금에 깃든 환상과 배합하여 독자를 끌어당기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는 내가 직전까지 어디서 무얼 하던 사람인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는 그 산뜻한 장면 전환이 좋다. 내 앞에 놓인 고작 커피 한 잔이 나의 호흡을 한 템포 느리게 만들어 주는 것도, 뜨거운 김이 조금 식는 동안 숨 고를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좋다. 내가 있는 곳의 안과 밖 그 무엇 하나 바꿀 수 없어도, 안과 밖 그 너머에서 내 삶을 잠시 관조할 수 있게 시간을 멈춰 주는 커피가, 나를 살렸다.”
_본문에서
“모든 간절함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언제까지고 아플 아이의 엄마”가 어떻게든 커피 한 잔의 시간을 확보하려는 분투가 생생하고도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이 에세이는 비단 저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망망대해 조난자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시간을 겪어본(혹은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만히 고개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 여럿이다. “결국엔 무언가를 끌어안았고 끝내 흘려보냈거나 넘어선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 어떤 시간이 한 사람을, 혹은 한 사람이 어떤 시간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이야기”들이 주는 감동을 모르지 않지만, 저자는 “기록되거나 증명될 수 없는” 이야기, “전달할 언어를 알지 못해 아직 입속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에 더 마음이 기우는 사람이다.
“누군가 온몸으로 견뎌 낸 시절을 두고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잖아’라고 간단히 정리해 버리는 건 무례하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가진 힘을 모조리 써서 겨우 살아 있다. 남들이 보기엔 숨만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도, 가라앉지 않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로터리 킥을 하고 있다.”
_본문에서
그것이 아름답든 끔찍하든, 허무맹랑하든 가치 있든 그 덕에 누군가가 어느 시절을 살아냈다면, 그것은 사람 목숨을 살린 무엇이 된다. “고작 커피 한 잔”이 어떤 이에게는 문자 그대로 “목숨”이자 “구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살아볼 수 있었을 미래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현재를 교차시키며 “모든 간절함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음을 뭉클하면서도 산뜻하게 납득시킨다. 에세이 읽기가 만들어내는 작은 경이가 저자의 날숨이 독자의 들숨이 되는 공명이라고 한다면, 이 한 사람의 간절한 이야기가 독자들 저마다 지닌 간절함을 애틋하게 어루만져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