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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3024713 |
|---|---|
| 쪽수 | 22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 한국소설
AI추천 이유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에게 건네는 일상으로의 초대
《첫사랑의 침공》에 수록된 네 작품은 모두 서두에서부터 눈길을 잡아끈다. 로맨스 소설 주인공이라기엔 몹시도 강렬한 존재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침공〉의 서고 누나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성윤에게 “우리 종족은 언젠가 지구의 모든 것을 빼앗으러 올 거야.”라고 선언한다. 선천적으로 노란색을 보지 못하는 〈세상 모든 노랑〉의 영은 어느 날 노란색의 신을 만나 처음 보는 색채의 향연에 휩싸인다. 〈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의 서현은 중고로 산 컴퓨터를 켰다가 “카뎀 48 핸성 이요. 는나는 외계ㅖㅖㅖ종 족의. 지구 인 응답 은? 바라라 다다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오타가 아니다.) 〈하와이안 오징어볶음〉의 민정은 결혼한 지 6년 만에 남편 정훈에게 본인이 북에서 온 특수 요원, 즉 ‘남조선 아새끼들 말로 하면 간첩’이라고 밝힌다.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저 지구인이고 인간이고 국정원과 무관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이 사람들 또한 다른 의미로 비범하다. 상대의 파격적인 정체를 처음 알게 된 순간에는 놀라고 당황했을지언정 곧 빠르게 납득하고 본인의 감정에 집중한다. 어차피 정체를 모르는 채로 사랑에 빠졌으니 이제 와서 마음이 바뀔 일은 없으며,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는 정보쯤은 그의 다종다양한 매력 가운데 하나로 넣으면 된다는 식이다. 현실 세계에 뿌리를 깊이 내린 인물들은 낯선 세계에서 온 존재를 자신의 일상으로 부드럽게 이끈다.
사랑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는 따스한 연애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 주인공들의 삶에는 불안과 고독과 결핍이 있었다. 연애가 한창 무르익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그 어둑한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고통은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정이 그러한 고통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첫사랑의 침공》이 그리는 사랑이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니다. 이 작품집 속의 연인들은 영원을 쉽게 약속하지도 않는다.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작품에는 사랑의 끝이 묘사된다. 주인공들은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현실에 기반을 두었기에 작중의 모든 사랑은 자연스럽다. 상대에게 매료되는 순간은 물론이고 상대에게 이별을 고하는 순간까지도 설득력을 갖는다. 사랑해도 괜찮고 헤어져도 괜찮다는 메시지다. 마음의 결을 촘촘하게 묘사하는 감성적인 언어가 단순한 미사여구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소중했던 관계가 부서져 내리는 장면마저 감싸면서 실패한 사랑은 없다고 나직하게 다독이기 때문이다. 실패하지 않은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언제든 다시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다는 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경험 중 최고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작가가 쓴 연애담은 이토록 품이 넓다.
줄거리
〈첫사랑의 침공〉
대학생 성윤은 첫사랑 상대인 서고 누나에게 고백을 받는다. 본인은 외계인이며 자신의 종족이 머잖아 지구를 침략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서고 누나가 믿기 힘든 말을 남기고 떠난 날로부터 6년이 흐른 뒤, 전 세계는 갑작스러운 외계인의 침공으로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최전방에 배치된 예비군 성윤은 서고 누나를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비무장 지대 전투에 자원한다.
〈세상 모든 노랑〉
미대생 영은 노란색을 보지 못한다. 선천적 색각 이상 증세 때문에 평생토록 노란색을 갈색으로 인식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영의 눈앞에 밝은 노란색 머리칼을 지닌 사람이 나타나고, 그는 자신이 노란색의 신이라고 소개한다. 노란색의 신은 신들의 세계에서 임무 평가 꼴찌를 도맡는 처지지만 영은 자신에게 찬란한 빛깔을 보여 주는 신의 능력에 진심으로 감탄한다. 둘은 여러 계절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마음속 빈 곳을 채워 주는 한편, 서로가 다른 세계에 속해 있기에 겪어야만 하는 괴로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
서현은 여섯 살에 아빠와 헤어졌다. 아빠는 서현을 보육원에 맡기면서 열 살 생일날에 광화문으로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남겼고, 서현은 열 살 때부터 열아홉 살 때까지 생일날마다 아빠가 약속을 지켜 주기를 빌었다.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서현은 스무 살 생일에 지구가 멸망하게 해 달라고 비는데, 그 소원은 불과 3일 만에 이루어진다. 서현은 지난 1년간 알고 지내던 외계인이 일러 준 대로 피신한 덕분에 지구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고, 서현을 소중하게 여겨 온 외계인은 홀로 남은 서현을 만나기 위해 시간선을 타고 날아온다.
〈하와이안 오징어볶음〉
간첩 생활을 청산하려는 북한 출신 요원 민정에게 ‘정체가 발각되었으니 도주하라’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민정은 6년간의 위장 결혼 생활을 끝내고 혼자 달아나려 하지만, 상황도 모르고 눈치도 없는 남편 정훈은 ‘당신을 사랑하니까 우주 끝까지라도 함께 가겠다’며 따라붙는다. 배신한 민정을 쫓는 인민군들과 인생을 걸고 도주하는 민정 사이에서는 총알이 날고 핏물이 흐르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정훈은 온몸을 떨고 기절해 가면서도 민정의 옆을 지킨다. 정훈의 그런 점 때문에, 남조선을 떠나 새 삶을 찾으려던 민정의 미래 계획은 자꾸만 어그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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