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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완역본(세계교양전집 29)

  • 헤르만 헤세
  • 정다은
  • 올리버
  • 2024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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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93130766
쪽수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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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두가 관여한 한 소년의 인생.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한 소년의 죽음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한스 기벤라트는 남다른 총명함으로 아버지와 학교,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출난 아이들만 입학할 수 있는 신학교에 차석으로 합격한 한스는 점점 더 버거운 기대를 받게 되지만, 그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포기한 채 더욱 공부에 매진한다.

신학교에서 만난 자유분방한 친구 헤르만 하일너의 영향을 받은 한스는 점점 성적이 떨어지고, 하일너의 퇴학 이후 신경쇠약으로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스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기대 어린 눈빛은 낙오자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변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계공으로의 삶을 시작하게 된 한스는 어느 날, 자살인지 사고인지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목차

[목 차]

 

1

2

3

4

5

6

7

 

작가 연보

 

[본 문]

 

한스 기벤라트의 재능을 두고는 모든 이가 한목소리를 냈다. 선생과 교장, 이웃 주민과 마을 목사, 동급생뿐 아니라 모두가 한스는 눈에 띄게 총명하며 특출난 아이라고 선뜻 인정했다. 따라서 한스의 미래 계획은 촘촘히 짜여 있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면 슈바벤 지역에서 뛰어난 남학생에게 허락된 진로는 좁다란 길뿐이었다. 주州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한 다음, 튀빙겐 신학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후에는 성직자가 되어 설교단에 오르거나 학자로서 강단에 설 수 있었다. 해마다 사십에서 오십 명 남짓한 남학생이 이처럼 평온하며 안전한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야위고 학업에 지쳐 있으며 최근에 입교식을 마친 소년들은 주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인문학 과정을 밟아 나갔다. 8년에서 9년 후에는 두 번째 발걸음을 떼고 더욱 기나긴 삶의 여정에 나서야 했다.

_p.8~9

 

10시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 한스는 머리와 팔다리가 기분 좋게 노곤했다.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아름답고 근심 걱정 없는 여름날이 눈앞에 줄줄이 펼쳐져 있었다. 한스는 빈둥거리고, 수영하고, 낚시하고, 꿈을 꾸면서 고요하며 황홀한 나날을 한가로이 보낼 생각이었다. 단지 거슬렸던 건 딱 한 가지. 시험에서 수석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_p.46

 

한스는 신학교에서 새로운 학생들을 앞지르려면 더 큰 야심을 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친구들을 뛰어넘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한스는 왜 그들을 뛰어넘길 바랐을까? 본인조차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했다. 한스는 지금까지 3년간 유난히도 주목받아 왔다. 선생들과 목사, 아버지와 특히 교장은 한스를 부추기며 숨 한 번 돌리지 못하게 했다. 한스는 학년이 올라가는 내내 반에서 1등을 했다. 1등을 하는 데 서서히 자부심을 품으며 누가 자신을 따라잡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_p.49

 

교장은 맨 앞에 서서 죽은 힌딩거를 기다렸다. 선생들은 늘 세상을 떠난 학생을 살아 숨 쉬는 학생과는 확연히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 평소에 자신들이 무심코 힘들게 했던 학생들의 생명과 청춘이 돌이킬 수 없으며, 유일무이하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깨닫는 것이다.

_p.103

 

한스는 몇 주를 보내면서야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지난 2년간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몇몇 동창은 마을을 완전히 떠나 버렸다. 다른 동창들은 수습생이 되었다. 한스는 그 누구와도 공통분모가 없었다. 그들에게 바라는 것도 전혀 없었다. 그들 역시 한스에게 관심이 없었다. 예전 학교 교장은 한스에게 다정한 말을 두 번이나 해 주었다. 라틴어 선생과 목사는 길에서 한스를 마주치면 고개를 까딱하며 친절하게 인사했지만, 더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이제 한스는 온갖 것을 꽉꽉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었다. 여러 씨앗을 심을 만큼 비옥한 땅이 아니었다. 이제는 한스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없었다.

_p.138

출판사 서평

어른들의 비뚤어진 기대와 권위적인 교육제도

그 커다란 수레바퀴 아래 침잠해버린 영혼

 

예민하면서 심약한 면이 있는 한스 기벤라트는 마을에서 처음으로 배출하게 된 수재이다. 그만큼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들, 온 마을 사람들이 갖는 한스에 대한 기대는 무척이나 크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는 이 특출난 아이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아닌, 한스를 통해 자신들이 함께 얻게 될 명예욕과 성취욕에 다름 아니다.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한스 역시 낚시하고 수영하며 놀고 싶지만, 한스에게는 그런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 행복을 찾는 것이며, 남들보다 우월해지는 것이라는 압박감이 가득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점점 잊어가다 마침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 한스. 그런 한스에게 점점 냉담해지는 어른들. 촉망받던 한스는 자신의 의지와, 지금까지 해오던 공부와 상관없이 기계공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다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헤세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담아낸 자전적 소설로도 잘 알려진 《수레바퀴 아래서》는 당시의 경쟁 위주 주입식 교육과 그 폐해에 관하여 담아냈지만, 소설이 쓰인 지 백 년이 훌쩍 넘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도 여실히 보이는 교육의 행태이다. 어른들의 기대와 압박 속, 보이지 않는 창살 속에 살았던 한 소년의 피폐해져 가는 영혼을 지켜보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청소년들에게도 묵직한 슬픔과 반성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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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헤르만 헤세
(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칼브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시인이 되고자 수도원 학교에서 도망친 뒤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했으며, 열다섯 살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십 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인도에서』, 『크눌프』 등을 발표했다. 스위스 몬타뇰라로 이사한 1919년을 전후로 헤세는 개인적인 삶에서 커다란 위기를 겪고, 이로 인해 그의 작품 세계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술과 여인, 그림을 사랑한 어느 열정적인 화가의 마지막 여름을 그린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과『데미안』이 바로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헤세는 이 작품들과 더불어 소위 ‘내면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헤세가 그림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 무렵이며, 이후 그림은 음악과 더불어 헤세의 평생지기가 되었다. 그는 이어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동방순례』, 『유리알 유희』 등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1946년에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제2의 고향인 스위스의 몬타뇰라에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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