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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65251651 |
|---|---|
| 쪽수 | 480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반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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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간행 후 저자가 10년에 걸쳐 수정 보완한 성과를 담았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주역』이라는 책이 가진 묘한 정체성에 대한 저자 개인의 근본적 물음이 자리하고 있다. ‘어리석은 생각의 창고’(엥겔스의 말)로 불리는 점(占)과 ‘지혜를 추구하는 학문(愛智學)’인 철학이 어떻게 같은 지평에서 만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책이 ‘점에서 철학으로’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어서 마치 『주역』에서 점의 부분은 무시하고 철학적인 내용만 다루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주역』에서 점과 철학, 이 둘을 완전히 분리하거나 어느 하나를 완전히 버리는 것은 어렵다. 『주역』 속에는 점과 철학이 여전히 함께 공존하고 있다. 다만 철학적인 내용이 새롭게 부가되고 점의 내용들도 철학이란 옷으로 새롭게 치장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이런 문제들을 다루었다.
△ 점서로부터의 출발, 유교 경전에 오르다
이 책은 점서에서 출발하여 한대에 유교의 최고 경전에 오른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주역』이 과연 점서인가 철학서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주역』의 발생적 기원은 인간의 운명을 주재하는 어떤 초월적 존재의 의지를 묻기 위해 점을 치고 희생을 바치는 귀복점(龜卜占)에서 출발하였다. 하지만 『주역』의 발생적 기원이 점서라고 할지라도 많은 철학적 관점을 담고 있다. 『주역』을 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책들과 함께 봐야 의미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역』은 크게 『역경』과 『역전』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역경』 부분을 『주역고경(周易古經)』 또는 『고경(古經)』이라고 말한다. 『고경』 부분은 『주역』의 본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점복과 관련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전』의 해석이나 설명이 없었다면 『고경』 부분은 영원히 풀기 어려운 암호문 같았을 것이다. 『역전』은 바로 『역경』에 대한 철학적 해석 혹은 주석이다. 따라서 『주역』의 본문은 『역경』이기 때문에 『주역』 연구의 출발은 『역경』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 인문주의적 해석의 『주역』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면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주역』과 점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 이르면 천명이나 귀신의 관점들은 그 본질로부터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유가의 인문적 정신을 대표하는 공자는 귀신이나 괴이한 일들을 억지로 알려고 하거나 섬기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았다. 이 때문에 공자는 『주역』을 인간사의 길흉을 결정하는 책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인격 수양을 가능하게 이끌어 주는 책으로 간주한다.
전국시대의 순자에게 공자의 관점이 전달되었다. 순자의 ‘부점(不占)’은 공자의 ‘부점(不占)’ 사상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공자의 관점이 순자에게서는 “역을 잘하는 사람은 점을 치지 않는다.”라는 관점으로 나타난다. 순자의 입장은 『주역』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주역』은 다름 아닌 도덕적 교훈을 말하는 철학적 경전이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즉, 이것은 순자 자신이 개인의 길흉을 귀신에게 물어보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공자의 이런 인문주의적 점서관의 영향은 매우 크다. 후대의 유가들이 『주역』 해석을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전』이다. 비록 『역전』이 서점과 서법에 대해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지만 결코 공자가 제시한 『주역』에 대한 인문주의적 해석의 전통을 위배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