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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1178391 |
|---|---|
| 쪽수 | 85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 인문/역사 > 동양철학
AI추천 이유
“임금이 무위(無爲)하면 신하는 유위(有爲)하게 되고
백성은 자연(自然)스럽게 교화된다!”
노자의 제왕학 교과서, 『도덕경』
“우주 만상의 비밀을 담은 고준담론” 혹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자연주의”라는 신비주의적 접근으로는 『도덕경』의 실체와 본질에 접근할 수 없다. 노자 사상은 천지를 우주로 보고 우주 창조나 우주 탐구를 논하는 학설과는 무관하다. 이 점은 유학도 마찬가지다. 두 사상은 모두 인간사, 특히 다스림을 주제로 삼았다. 공(公)과 사(私) 중에서 오직 공(公)을 정립하는 데 힘썼다. 물론 그 공(公)을 정립하는 방법은 서로 달랐다.
노자는 공자처럼 ‘부부자자(父父子子)’에서 ‘군군신신(君君臣臣)’으로 나아가는 ‘친친현현(親親賢賢)’을 유추해내지 않는다. 그 대신 ‘군군(君君)-신신(臣臣)-민민(民民)’의 구조를 가진다. 임금에게는 하지 말 것[無爲]을, 신하에게는 사사로움이 아니라 도에 따라 뭔가를 할 것[有爲]을 각각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백성은 저절로 혹은 스스로[自] 백성다워진다[民民]고 보았다. 『도덕경』이 제왕의 치술보다는 제왕의 심술에 집중한 이유는 자명하다. 무위를 강조한 것이다. 임금은 뭔가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뭔가를 하지 않는 자리이다. 이때 구체적인 정치인 통치술은 신하의 몫이 된다.
후학들도 노자 사상과 『도덕경』을 제왕학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여러 문헌에 드러난다. 특히, 사마천은 『사기』 열전을 쓸 때 「노자 한비 열전」으로 노자와 한비자를 한 데 묶었다. 무위자연을 내세우는 노자와 법치를 내세우는 한비자를 왜 같은 부류로 본 것일까? “한비의 학문은 황제와 노자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는 언급이 있듯, 한비자는 노자에게서 제왕학의 근본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계승하고자 했다. 『한비자』 「주도(主道)」편을 보면 신하의 법가와 임금의 무위자연이 연결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치술이 약한 노자 사상을 한비자의 법가가 보완하는 방식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여불위도 『여씨춘추』 「불이(不二)」편에서 “노자는 부드러움[柔]을 중요하게 여기고 공자는 어짊[仁]을 중요하게 여기고 묵자는 몸을 다 갈아서라도 천하에 봉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언급하며 통치의 핵심을 제시한 대표적인 제왕학자로서 노자를 바라봤다.
『도덕경』으로 『도덕경』을 풀다!
왕필본 『도덕경』과 『노자 도덕경 주』 기반의 입체적 해석
오래된 고전의 경우, 고전 그 자체보다 후대의 해석이 더 큰 권위를 갖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공자가 아닌 주희의 관점에 따라 『논어』가 재해석되어 전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고전이 추구했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고 전혀 다른 내용의 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주역』이 점성술책으로 오해받은 과정이 그렇다. 따라서 그 텍스트 그 자체에 집중하며, 해당 텍스트로 그 텍스트를 해석하는 과정이 긴요하다. 이른바 해석학적 순환(解釋學的 循環)이다.
이미 『논어』로 『논어』를 풀어내는 작업을 경험한 이한우는 『이한우의 노자 강의』에서도 ‘이노해노(以老解老)’를 시도했다. 가능한 한 『도덕경』이라는 텍스트로 『도덕경』이라는 텍스트를 풀어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노자와 이한우의 해석학적 순환의 결과물임과 동시에 노자의 의미 지평과 이한우의 의미 지평의 만남’이 되도록 추구했다.
『이한우의 노자 강의』는 왕필본 『도덕경』을 기본으로 삼았고 동시에 왕필의 『노자 도덕경 주(老子道德經注)』를 활용했다. 장마다 문장을 왕필 주(王弼注)에 입각해 나눠서 풀이했다. 하지만 왕필 주를 무조건 따르지 않았다. 논쟁의 동반자로 왕필을 불러온 형식이다. 저자 나름대로 ‘번역 비평’과 ‘풀이’를 별도로 달고 ‘이노해노’라는 독특한 부분을 통해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찰의 여지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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