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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개정판(명청 교체기 사대부 연구 1)

  • 자오위안
  • 홍상훈
  • 글항아리
  • 2024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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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69093309
쪽수6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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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청 교체기에 대한 기념비적 연구

 

명대 유민遺民은 어떻게 청대를 통과해갔는가

스스로에 대한, 사태를 이렇게 만든 모든 것에 대한 증오가 들끓었던 시대!

지식인들의 가장 사적인 문집과 편지 기록을 통해 복원하고

다양한 생존방식과 그 삶의 기록을 해부하다

이 책은 명·청 교체기 사대부들의 심리와 그들의 활동과 생존방식을 방대하게 다룬 저작으로, 사대부들 사이의 서찰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이 분야 연구의 초석을 닦은 기념비적 연구다.

이 책의 원제는 『명청 교체기 사대부 연구明淸之際士大夫硏究』(1999)로 한국어판은 『증오의 시대』와 『생존의 시대』로 분권해서 펴냈다. 분권의 이유는 원저의 분량에 더해 엄청난 역주로 인해 도합 1500쪽 가까이 페이지가 늘어난 데 있으며, 제목을 바꾼 이유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증오생존이라는 두 단어는 그 시대를 매우 강렬하게 요약하는 방식이다.

『증오의 시대』는 대략 명에서 청으로 넘어가기 직전과 직후를 다루며, 『생존의 시대』는 청나라 초기 사대부들의 다양한 생존모색을 다루고 있다. 알다시피 중국 명나라 말엽은 당···명을 거쳐 오며 중화문명이 절정에 이른 시기며, 여기엔 난숙한 사대부들의 문화가 뒷받침되고 있었다. 과거제도를 통해 엄청난 엘리트들이 배출되었고, 세분화된 직급의 방대한 피라미드를 이뤘다. 넘쳐나는 인재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은 지식인 집단이 펼쳐내는 아우라는 실로 비할 데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명나라 말엽은 정치의 포학함이 절정에 이른 시기이기도 했다. 아무리 역사적으로 집적된 문명적 난숙함이 있더라도 봉건전제주의가 위에서 찍어 누르며 가차 없이 숙청하고 겁박하는 시스템에서는 사회가 온전할 수 없다. 그리고 온전하지 않은 사회는 망할 수밖에 없다. 안으로 곪은 상처와 국체의 약화는 서로 음의 상승작용 속에서 증오라는 거대한 시대정신으로 골인한다. 『증오의 시대』는 바로 이러한 시대분위기의 묘사 속에서 출발한다. 왕부지王夫之는 사대부들의 조급한 경쟁躁競’ ‘기세氣矜’ ‘격분氣激에 대해 반복적으로 비판하며 이것을 지독한 미움戾氣이라고 불렀다. 전겸익錢謙益은 보편적인 살기殺氣를 언급했으며, 주학령朱鶴齡은 온 나라 백성이 모두 굶주린 승냥이 같아서 호랑이보다 더 사나운 듯하다라고 썼다. 명말의 유종주劉宗周는 부녀들 사이에 주먹다짐이 생기고, 관리들에 대한 평가가 저자를 좌우하고, 헛된 소문들이 길에 횡행하는 것을 지적했다. 저자는 이것들이 포학한 정치가 조성한 정신적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런 상황에서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가 목을 매 자살하고 명나라가 망하는 형국에 도달했다. 증오의 시대정신은 폭발했고 급속하게 재편되었다. 그 과정이 이 책의 본론이다. 저자는 『증오의 시대』를 제1왕조 교체기 사대부의 경험과 반성’, 2왕조 교체기의 문화 현상’, 3화제가 된 건문제 사건’, 4언론에 관한 언론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저자는 왕조 교체기 사대부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특히 어떤 부분을 반성했는지 주요 인물별로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 또한 왕조 교체기의 문화 현상으로 중국의 남과 북이 어떻게 차이를 보였는지, 난세의 세족들은 어떤 방식으로 닥쳐오는 위기에 대처해나갔는지, 사회적 계급의 혼돈과 이에 대한 지식인들의 담론은 어땠는지 등을 연이어 추적해 들어간다. 그러면서 혼란의 전체상과 통제하려는 노력들의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또한 건문제-방효유 사건 등 유명한 문자옥의 구조를 파헤쳤으며 청나라 정부의 언론에 대한 생각과 사대부들의 생각이 부딪히는 부분들도 정교하게 살펴본다. 무엇보다 이 책은 유민遺民’(나라 잃은 백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유통되었는지를 살피고 있으며, 유민들의 생존방식을 불교로 도피하기, 삶과 죽음에 대한 재인식 등으로 논의하다가 유민들의 의고擬古나, 교유, 생계, 장례제도 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아울러 유민으로서 지식인들이 보여준 삶의 절조와 그들의 학술적 업적까지 경학과 사학으로 나눠 조명하고 있다.

목차

[목 차]

1장 왕조 교체기 사대부의 경험과 반성

1절 지독한 미움

폭정과 대항 | 학대와 자학 | 어짊仁과 포악함暴 | 에필로그

2절 삶과 죽음

죽음: 사직을 위해, 국경에서, 군주의 치욕 때문에, 성이 무너졌을 때 | 죽음의 각오들 | 절개를 지켜 죽지 못함을 한탄하다 | 죽음의 도리

부록 진확의 절의론

3절 혼자의 뜻을 따름

선비 기질에 대한 논의 | ‘의병義軍에 대한 논의 | ‘백성의 칭송세속의 유행

 

2장 왕조 교체기의 문화 현상

1절 남과 북

남북과 조정의 정치 | 북경 천도에 대한 비판: 동남-서북 | 서북-동남·서북 | 동남: ·| ·월 이외의 남방 | 학자와 남북의 관계

2절 세족世族

난세의 세족 | 세족: 종법의 재건 | 세족과 문화 전승 | 벼슬아치와 민간 정치

3절 품류品流

사회적 지위: 계급론 및 등급론 | 사회적 지위: 도덕론, 군자·소인론 | 사회적 지위: 인성론,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문화적 품위

 

3장 화제가 된 건문제 사건

1절 사건에서 빌린 주장

화제의 해금 | 영락제에 대한 비평 | 방효유에 대한 논의

2삭제이후의 역사

4언론에 관한 언론

1절 언로

언관의 강직한 품격’ | 제도에 대한 평가

2절 청의

3일괄론한 선생의 말씀

부록 사대부들의 경험에 나타난 명·청 교체기 언론 환경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명말·청초의 중요성에 대하여

 

명말·청초는 역사뿐만 아니라 학술과 문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시기다. 동림당東林黨과 엄당閹黨 사이에 벌어진 오랜 진흙탕 싸움의 여파로 숭정제崇禎帝의 조정은 여전히 조용할 날이 없었고, 명나라 조정을 특징짓는 가혹한 조옥詔獄과 정장廷杖으로 군신 간의 관계도 껄끄러웠다. 민간에는 강남을 중심으로 양명학 좌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도시화와 상업화에 가속도가 붙은 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 관념적이고 형식화된 도학道學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커져가고 있었다. 물론 이 와중에 도시 시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소설과 희곡 같은 새로운 장르의 문학예술은 ‘4대 기서奇書의 등장을 신호로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나, 200년 가까운 복고주의에 매몰된 사대부 문화는 거의 전방위적으로 쇠락하고 있었다. 게다가 대외적으로는 남쪽 왜구의 노략질과 북쪽 만주족의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결국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노쇠한 왕조는 무너지고 말았고 중국인들, 특히 사대부들은 200년 만의 이민족 통치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온 몸으로 감당해야 했다.

군부君父에 대한 충효忠孝를 국가를 지탱하는 기본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던 유가 전제정권 사회에서 이성異姓, 심지어 민족마저 다른 이들이 황실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선뜻 실감하기 어려운 충격이었을 터다. 황궁 뒷동산에 올라가 목을 맨 황제의 비극적인 종말이 유가 사대부들에게는 그야말로 아버지의 상실과 마찬가지로 인식되었을 테고, 게다가 이민족 황실을 섬긴다는 것은 오랑캐를 새 아버지로 모시게 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이다. 정신적 공황상태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취의就義’, 즉 순절殉節은 어쩌면 사대부들이 취할 수 있는 당연한 결단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 세상이 어찌 그리 단순하겠는가? 그 혼란의 와중에 대의를 저버리고 도적을 따르는從賊부류가 생겨나고, 청나라 군대가 남명南明마저 멸망시켜서 강남까지 완전히 청 정부의 판도 아래 들어가면서 드디어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과 고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부분 연로한 어버이老親때문에 순절을 포기해야 했던 그들은 불가피하게 유민遺民이 되어야 했지만,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도덕적 수치심과 복종을 강요하는 청 정부의 외적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이에 비하면 경제적 궁핍은 차라리 감내할 만한 것이었을 터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민들은 생존의 합리화를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승려나 도사로 출가하여 세속을 버림棄世으로써 충효를 포함한 세속의 논리에서 벗어나려고 하기도 하고, 순절을 가로막은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어버이군주사이의 차별화된 명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명나라의 멸망 원인을 규명하고 한족 왕조의 회복을 위해 학술과 운동의 여러 측면에서 분투하기도 하는 등 갖가지 시도가 각자의 취향과 특성에 따라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이

모든 시도는 결국 언론의 한계를 넘어 실천으로 승화되지 못했고, 세월에 따른 청 왕조의 안정화와 그들 자신의 마모로 인해 자연스럽게소멸되고 말았다.

 

사대부들 간의 서찰위주 고찰

 

자오위안趙園의 이 책은 바로 그 공간에서 벌어진 유민 현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춰본 역작이다. 특히 저자 후기에서 그 자신도 이야기했듯이 이러한 고찰은 역사가나 철학 등의 다른 학술 분야에서는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 당시 사대부들의 문집’, 특히 역자가 보기에 사대부들 사이에 오간 서찰들을 위주로 고찰하여 정리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어쩌면 이것은 언론화제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소통의 네트워크를 고찰하는 데 중점을 둔 저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효율적인 선택이었던 듯하다. 특히 문학 연구의 경험을 십분 살려서 사람들의 세상을 앞뒤와 안팎으로 두루 살피며 유민 개개인의 심리와 어쩔 수 없는 선택등을 설명하는 부분들은 매우 설득력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중국에서 이 책을 명말·청초 연구자들의 필독서로 만들었다.

 

번역의 난관과 극복기

 

그러나 이 책의 번역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중국의 다른 학술서들이 관행적으로 그러하듯이 이 책도 옛 문헌을 인용하면서 내용에 대한 주석을 거의 달아놓지 않았고, ‘문집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은 탓인지 저자의 문체는 고문과 현대문 사이에서 그네를 탔고, 어떤 경우는 영어의 어순까지 뒤섞은 듯이 그야말로 독특한 풍격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심지어 상당한 수준의 학력을 가진 중국인이라 할지라도 이 책의 페이지를 결코 쉽게 넘길 수 없으리라고 역자 홍상훈 교수는 거의 확신한다고 말한다. 참고문헌 목록만 보더라도 이 책에 인용된 엄청난 고전 문헌들을 금방 이해하기 힘들 것임을 즉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역자도 인용문의 번역에서 역량의 한계로 인해 충분히 고전했으며, 심지어 한 구절은 지금까지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여러 군데 도움을 청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해결되지 않아 소수이지만 번역 포기 의사를 주석에 밝히고 말았다. 그 외의 부분들은 어떻게든 해석을 해냈는데, 원서의 분량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인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충분한 주석을 붙이지 못한 점은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도 했다.

 

유민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책의 핵심 키워드 유민遺民에 대하여, 사대부들이 고심하여 만들어낸 자기 모습이고 태도에 대한 자각적인 설계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유민은 일련의 방식(내지 기호)을 빌려 자신을 확인하고 또 다른 이들에게 변별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연구에서 저자는 유민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는 사대부로서 그들의 일반적 품성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유민은 특수한 역사적 기회와 인연 속을 살았던 사대부에 지나지 않는다. ‘유민은 사대부가 당시 세상과 맺는 관계 형식의 일종이며, 역사의 변동 속에서 사대부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형식이었다. 사대부는 역사의 비정상적 상태에 반응할 때 종종 사대부의 보편적인 생존 처지와 생존 전략을 바탕으로 삼는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필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명나라 유민의 서술과 관련된 상대적으로 넓게 열린 배경을 제시하려고 시도했다.

저자 소개
저자 : 자오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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