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추천사 놀랍도록 솔직하고 뼈아픈 대한민국 위기 처방전
최기영(전 과기정통부 장관ㆍ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명예교수), 조성준(서울대 교수ㆍ전 공 공데이터전략위원장), 이정동(서울대 교수ㆍ전 대통령비서실 경제과학특보), 한상기(테크프 론티어 대표), 윤대균(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박태웅(녹서포럼 의장), 이민석(국민 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이원태(아주대 연구교수ㆍ전 한국인터넷진흥원장), 하정우(네이 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서문 대한민국 최전성기는 디지털과 함께 온다
1부 정부가 일하는 방식, 이것만은 바꾸자
1장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민간에게 넘겨라
1. 적응하면 살아남고 뒤처지면 죽는다
2. 민간 주도 협업의 새로운 이정표
3. 마스크앱 사례에서 혁신을 배우다
4. 백신 사전 예약 시스템의 악몽
5. 2주간의 전쟁과 기적
2장 대통령 비서실의 명과 암
1. 대통령실 어공은 그립력이 세야 한다
2. 클라우드 가이드 라인의 함정
3. 리더십, 팔로어십, 스튜어드십
4. 계획 확정까지 1년 반이 걸리다
5. 디지털 정부혁신, 용두사미가 되어버리다
3장 공무원 KPI를 바꿔라
1. 버려지는 로그 파일
2. 잘못된 공무원 사회의 KPI
3. 아웃풋 관리에서 아웃컴 관리로
4. 과정 관리에서 결과 관리로
5. 공무원 갑질 문화의 실상
4장 대통령 직속 민간위원회의 한계를 보다
1. 4차위, 정체성의 위기에 빠지다
2. 스마트시티 사업은 어디로 갔는가?
3. 차라리 해커톤 활동에 집중했으면
4.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와 비교해보자
5장 미국 NSCAI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1. 행동의 필요성과 투명의 중요성
2. 중국의 ‘대국굴기’를 향한 선전포고
3. 전략적인, 너무나도 전략적인
4. 정권의 한계를 뛰어넘는 보고서
2부 정부에도 기술 스타트업 조직이 필요하다
6장 정부의 기술 리더십을 세우자
1. 10조 원이 넘는 국가정보화 예산
2. 정부의 기술 리더십 공백
3. 이명박 정부 시절이 변곡점이었다
4. 역할을 주고 역량을 쌓게 하라
5. 공공 영역의 스타트업처럼 작동해야 한다
7장 영국 GDS는 어떻게 탁월한 성과를 냈는가
1. GDS는 설립 자체가 혁신이었다
2. 두 명이 보여준 혁신적인 리더십
3. 설립 초기에 홈런을 날리다
4. GDS의 한계와 CDDO의 출범
5. 영국의 거버넌스 체계에서 배울 점
6. 린 스타트업 모델에 충실한 원칙과 철학
8장 미국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1. 대통령 주도 혁신 인재 프로그램, PIF
2. 실패를 통해 탄생한 혁신조직, 18F
3. 총무청 내에 TTS 조직을 신설하다
4. USDS, 긴급 대응팀 출신들이 모이다
5. 강남의 귤이 탱자가 되지 않으려면
3부 국가정보화, 개발에서 운영까지
9장 애자일 개발 방법론은 만능인가?
1. 좋은 말 대잔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2. 토스에는 차세대 프로젝트가 없다
3. 토스 뱅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
4. 폭포수 방식이 낳는 문제들
5. 공공에서 애자일 방식이 성공하려면
10장 정보화 사업, 다섯 가지 개선과제
1. 발주기관의 기획 및 관리 능력을 높이자
2. 수주업체의 사업 수행 능력을 높이자
3. 기술지원 체계를 강화하자
4. 품질관리 체계를 개선하자
5. 운영 관리 업무를 강화하자
11장 성공적인 정부 서비스를 위한 UX
1. 왜 정부 서비스의 UI와 UX는 개선이 되지 않을까
2.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 고객 경험
3. 사용자는 심플한 고객 경험을 원한다
4. 심플하지 않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8가지 이유
5. 성공적인 정부 서비스를 위한 7가지 제언
12장 데이터 플랫폼은 운영이 생명이다
1. 디지털 집현전 프로젝트의 사례
2. 종합 선물 세트는 그만 만들자
3. ‘목표 서비스 모델’을 버려라
4. 기술적 대안이 중요하다
4부 AI시대, 데이터 정책이 좌우한다
13장 문재인 정부, 데이터 정책의 돌파구를 열다
1. 1차 해커톤, 위치정보법을 바꾸다
2. 2차ㆍ3차 해커톤, 개보법을 바꾸다
3. 대통령, 데이터 경제 시대를 선언하다
4.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의 5대 원칙
5. 정책 지원이 어려운 두 가지 이유
14장 AI 정책·데이터 정책에서 바로잡을 것들
1. 조급증을 버려라
2. 데이터 경제와 데이터 산업은 다르다
3. 1등 전략을 세워라
4.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성과를 내려면
15장 공공데이터 3.0 시대를 준비하자
1. OECD 평가 4회 연속 1위의 의미
2. 10년 연속 1위의 두 가지 비결
3. 공공데이터 2.0 정책을 추진하다
4. AI 시대, 공공데이터 3.0 정책이 필요하다
5부 데이터 문제의 전략과제를 해결하라
16장 AI 시대의 정부문서, 근본을 바꾸자
1. MZ세대도 거부하는 문서 형식주의
2. 데이터 시대에 맞지 않은 문서 생산
3. 문서 생산의 혁신, 이상과 현실
4. 개방형 문서 관리 가이드를 마련하다
5. 전환점: 2020년 12월의 국무회의
6. 영국이 하는 일을 우리가 왜 못하겠는가
17장 데이터특위에서 배운다
1. 양수겸장의 묘수를 찾다
2. 일하는 위원회로 거듭나다
3. 데이터 생태계의 새로운 접근법
4. 기술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세워라
18장 판결문과 국세청 데이터, 어떻게 할 것인가
1. 정보 공개와 데이터 개방을 구별하자
2. 공직자 재산 정보 공개
3. 정치자금 내역의 공개
4. 업무추진비가 투명해지려면
5. 법조 카르텔 해체의 트리거, 판결문 개방
6. 국세청 데이터와 사업자등록번호
6부 디지털 선도국가, 갈림길에 서다
19장 디지털플랫폼 정부, 껍데기는 가라
1. 설마 저 공약대로 가겠어?
2. 플랫폼정부라는 껍데기
3. 플랫폼으로서의 정부, 참뜻을 찾아보자
4. IPTV 모델에서 넷플릭스 모델로
20장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무엇인가
1. 완벽하게 지워진 한국판 뉴딜
2. 전화 한 통화에서 시작하다
3. 비상시국에는 비상하게 대응해야
4. 디지털 르네상스 선도국가의 길
21장 디지털 뉴딜, AI 시대의 물꼬를 트다
1. 취하면서 동시에 버려라
2. 데이터댐, 디지털 뉴딜의 시그니처 사업
3. 인공지능 진입장벽을 확 낮추다
4. 1조 6천억 원의 무형자산, AI 학습용 데이터
5. 디지털 뉴딜이 가져온 세 가지 변화
6. 대통령이 원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었을까?
7부 결론은 거버넌스 개편이다
22장 레거시 시스템을 바꾸는 게 혁신의 출발이다
1. 공무원 조직만 빼고 다 바꿔!
2. 국가 대표 사이트가 멈춰 서다
3. 레거시, 승자의 저주가 되다
4. 행안부와 과기정통부 사이의 고질적인 알력
5. 수명을 다한 레거시 시스템
23장 부처 간 갈등의 현장으로 들어가다
1. 정부조직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2. 디지털 정부와 국가정보화의 이원화
3. 결코 밖에서는 알기 어려운 이야기
4. 클라우드 업무를 놓고 또 다시
5. 데이터 영역의 주도권 다툼
24장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의 새판을 짜자
1. 처음부터 이원화 구조는 아니었다
2. 최상위 국가전략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3. 국가정보화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자
4. 전담 조직의 핵심을 설계하자
5.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낼 때다
나오는 말 여긴 서울이야!
[본 문]
결국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우리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시기에 마스크 앱 개발 경험이다. 정부의 통상적인 SI 개발 프로세스대로 하면 서너 달 이상 걸릴 일을 민간 주도 방식으로 바꾸어 단 일주일 만에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약국을 통한 공적 마스크 유통과 함께 국민 손에 마스크 앱이 주어지자 마스크 대란은 봄눈 녹듯이 사라졌다. 정부가 데이터를 적시에 제대로 개방하고 시민 개발자(시빅 해커)와 민간 클라우드 기업 등과 협력하여 일하면 얼마나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 경험을 잘 살리면 대한민국 국가정보화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p. 39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을 진행했던 까닭은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전자정부 구축만으로도 국민은 편리함을 느꼈고 또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는 위기에 봉착하였다. 기존의 프로세스를 단순히 전산화하고, 용역 개발 위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부처 간 분절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국민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그동안 축적해놓은 자산stock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의 흐름flow이 정체되어버린 형국이었다.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자정부의 태생적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전자정부는 아날로그 시대의 행정체계와 종이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그대로 전산화하고 온라인화했다. 행정전산화를 통해 모든 정보를 전산시스템에 보관해두고서도 업무처리 절차는 모든 정보가 종이에만 보관되던 시절의 관행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 정보시스템을 조회하는 것만으로도 거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굳이 민원 구비서류를 온라인으로 발급하고 출력하여 제출하도록 한 관행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p. 64
공무원 사회의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잘못 설정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KPI는 조직이나 개인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데 핵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성과지표를 말한다. KPI가 외형적인 단기성과만 중요시하면 로그 파일 분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고객 불만 해소와 같은 실질적인 성과는 결코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정부가 수많은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민은 공공 서비스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무원이 중시하는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지표가 따로 놀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KPI는 조직의 방향성과 구성원의 행동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KPI를 ‘통화 처리 건수’라는 양적 숫자로 설정한다면 상담원들은 건수를 높이기 위해 빠른 통화 종료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고객 문제 해결률’과 ‘고객 만족도’를 KPI로 설정한다면 상담원들은 고객의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처럼 KPI 설정은 조직원들의 일상적인 업무수행 방식과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의 KPI는 일반적으로 업무처리의 신속성, 예산 집행률, 민원 처리 건수 등 양적 지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KPI 체계는 당연히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성과에 치중하는 경향을 낳는다. 반면 정책의 장기적 효과나 국민의 실질적인 만족도는 단기간에 측정하기 어려운 데다가 그 결과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저절로 소홀해진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장기적인 국민 이익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지표에 집중하게 된다.
-pp. 74~75
미국이 AI 국가전략 수립을 위해 운영했던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 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의 활동은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NSCAI 운영 방식과 우리 4차위의 활동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첫째, NSCAI의 설립 목적은 매우 명확하다.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 시대를 맞아 미국의 국가 안보 및 국방 역량을 높이도록 AI 기술 발전을 이룰 정책 수단과 방법을 조사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 4차위는 설립 목적이 매우 애매하다. 조사 연구에서부터 심의 의결까지 포괄적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 같다. 하지만 그런 미션은 애당초 달성할 수 없다. 어떤 미사여구로 수식해도 법적으로 자문기관일 뿐이다.
둘째, NSCAI는 위원의 선임 방안이 법에 따라 규정되어 있다. 의회가 위원 선임을 주도하고 여야를 뛰어넘는 초당적인 위원회 구성이 강제되어 있다. 4차위는 대통령령으로 설치되고 위원 선임은 대통령실의 의중에 따라 정파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차이 때문에 NSCAI의 최종 보고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승계되어 실행에 옮겨지지만, 4차위의 온갖 계획은 정권교체와 함께 폐기되었다.
셋째, NSCAI는 ‘자문과 권고’라는 위원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실행력 있는 최종 보고서의 작성에 위원회 활동의 모든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최종 보고서에 제출된 해법에는 성역이 없다. 정부의 리더십과 거버넌스 구조의 문제점에도 날카로운 수술 칼날을 들이댔다. AI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반면 4차위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여러 부처의 온갖 정책의 심의 조정에 역량을 소진했다. 4차위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생산하지 않는 정책 들을 마치 4차위의 활동 결과인 것처럼 발표했다. 4차위는 역할의 범 위를 과감히 축소하여 행정부 조직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사회적 이슈의 해결에 정면승부를 보아야 했다.
-pp. 95~96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들의 기술 전문성 부족이 낳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차세대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은 공무원들은 해당 업무 도메인의 전문가일망정 당연히 IT 개발 전문가들이 아니다. 이럴수록 조직 내부에서 조금이라도 IT 전문성이 있는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외부의 IT 관련 전문가와 안정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대규모 사업은 복잡성이 높아서 책임자들이 정보화전략계획ISP, Information Strategy Plan 수립 단계에서부터 발주, 설계, 구축, 검수, 개통 단계까지 전체 과정에 걸쳐 연속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게 거꾸로 가고 있다. 담당 공무원들의 IT 전문성도 부족하고 잦은 인사이동으로 업무의 연속성도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니 ISP 산출물은 단지 투입 예산 규모를 추정하는 형식적인 용도로 전락하고 시스템 설계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설계단계에서 사업 책임자의 의사결정이 잘못되거나 지연되면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설계 변경 요구가 발생한다. 과업 변경이 많아지면 시스템 안정성은 깨지고 사업은 무한히 지연되는 일이 벌어진다.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터져 나와도 감사와 인사 평가가 두려워서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해한다. 외부에서 사태를 알 길이 없을뿐더러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손 쳐도 외부에 지원을 요청할 기관도 없는 실정이다. 결국 충분한 테스트 없이 발주 부처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시스템 개통이 강행되고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는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우리 국민이 숱하게 경험하고 있는 불행한 현실이다.
-pp. 117~118
모든 일에는 정의를 정확히 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럴듯한 말 잔치가 아니라 실제로 일이 되기 위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게 정의 내리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4차위 산하 스마트시티 특위가 스마트시티에 관한 합의된 정의를 내리지 않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아마 DPG의 위원들조차도 ‘플랫폼정부’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공약을 제안한 걸로 알려진 김창경 교수는 “구글과 아마존처럼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정책 정보를 추천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PG가 2023년 4월에 위원회의 1호 안건으로 의결한 ‘디지털플랫폼 정부 실현 계획’에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기본 방향을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모든 데이터가 융합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
여기서 당연히 의문이 떠오른다. 정부의 현실적인 법과 제도적 기반을 놓고 볼 때 모든 데이터를 융합한다는 게 과연 실현할 수 있는 목표인가? 법 규정으로 인해 원시 데이터의 물리적인 융합이 불가능하다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는 무엇인가?
-p. 340
강고한 레거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할 때다. 예산편성의 안정성만 따지며 유연한 사업추진을 가로막는 기재부, 조직의 권한과 자리보전만 우선시하는 행안부, 시대착오적인 보안 규정으로 모든 혁신을 가로막는 국정원, 공공 영역에서는 겉으로만 빙빙 도는 정통부, 그리고 전혀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조율 기능을 상실한 대통령실 등등……. 정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술의 문제나 개발자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일하는 제도적 기반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거버넌스를 바꾸고, 공무원 인사와 평가를 바꾸고, 사업추진 방식을 바꾸고, 데이터 정책을 바꾸고, 디지털 혁신전략을 바꾸어야 비로소 실마리가 찾아진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정부가 일하는 제도적 기반을 바꾸는 게 혁신의 출발이다.
-p.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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