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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순간들(캐비넷 장르소설 프로젝트 CABINET 99)

  • 김광민
  • CABINET
  • 2025년 0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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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88660636
쪽수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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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SF와 휴먼드라마의 만남

인간과 휴먼 AI 로봇 사이에서 벌어지는 따듯한 3편의 SF 휴먼 드라마

외로움이 수치화될 만큼 사회적 질병으로 만연한 세계. 가족과 친구의 역할을 대리해줄 수 있는 AI로봇들이 상용화되었고 인간은 어느덧 인간 대신 각자의 AI로봇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 여기 자신의 가족 로봇 수명이 다 되어간다는 것을 눈치 챈 한 남자가 있다. 남자는 로봇의 손을 잡고 폐기 서비스를 받으러 길을 떠난다. 〈저는 당신의 무엇입니까〉

 

한 남자가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를 선고 받는다. 남자는 근미래의 기술이라면 이 병을 치료할 수 있으리라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냉동인간이 되어 7년 후에 깨어나기로 한다. 시간이 흘러 남자가 다시 깨어난 세상에서 AI로봇들은 쓰임이 달라져있다. 한때 친구처럼 지내던 로봇들이 AI 칩이 뽑힌 채 거리에서 돌아다니고, 남루한 복장으로 길거리에서 고물을 뒤져 고물상에 파는 일들을 하고 있다. Stairway to heaven

 

한 여자는 반복된 죽음을 겪고 있다. 아무리 방법을 찾아보고, 도움을 청해봐도 결국 결말은 같다. 사이코 패스 살인마에게 쫓기다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경험이 반복될 뿐이다. 그렇게 죽음을 당하고 다시 깨어난 어느 날.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이 반복 죽음으로부터 탈출 할 계획을 세운다. 〈내 머릿속 함무라비〉

목차

[목 차]

저는 당신의 무엇입니까? - 9p

Stairway to heaven - 55p

내 머릿속 함무라비 - 105p

[본 문]

언제부터 몸을 갖고 싶었던 거야?”

언제부터가 아니라 언제나 갖고 싶었습니다.”

언제나라고? AI가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이지.

그럼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정민 씨가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라는 말이 내 가슴을 찔렀다. 내가 필요한 건 천 번쯤 물었으니 너도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한 번쯤 물어봐야 했나? 그러나 가정용 AI에게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인간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러니 너무 깊이 자책하지는 말자.

좋아. 그런데 굳이 이걸 원하는 이유는?”

버려졌기 때문입니다.”

제니가 보여 준 유니야는 AI 기능이 모두 정지된 상태로 겨우 움직일 수만 있는 마네킹 상태였다. 찬찬히 살펴보니 군데군데 피부가 벗겨지고 부식된 부분이 있었고 팔은 골절된 것 같았다. 몇몇 인간들은 유니야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폭력의 대상으로 사용했는데 제니가 보여 준 유니야도 그중 하나인 것 같았다.

중고 시장에 거의 무료로 등록돼 있습니다. 폐기 비용을 절감하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히 유니야를 중고 시장에 내놓은 주인의 집이 멀지 않았다. 한 끼 식사 비용 정도를 지불하고 집 밖에 우두커니 세워져 있던 유니야를 구매했다. 유니야는 165센티미터의 키, 하얀 피부, 긴 생머리, 갸름하고 오뚝한 콧날, 짙은 눈썹, 원피스에 낡은 운동화 차림이었다. 주인의 취향대로 만들어진 외모 같았다. 어떤 제품이든 옵션이라는 게 있으니까. 옷은 고급이었다. 다만 낡았을 뿐.

주인은 유니야를 넘기자마자 신상 안드로이드 아프로디아와 함께 외출했다. 아프로디아의 외모도 나에게 넘긴 유니야와 비슷해 보였다.

아프로디아에는 다양한 체위의 섹스와 페이크 감정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안 궁금해. 유니야에 페어링 가능한지 시도해 봐.”

제니의 목소리가 유니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구매 전에 이미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인종과 성별, 나이별로 다양한 안드로이드가 출시됐지만 한 번도 구매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진짜가 아니니까. 그것들이 하는 짓은 프로그램이고 알고리즘이니까. 그런 것들에 속아서 감정 낭비를 할 수는 없으니까. 심지어 신상품 아프로디아에는 페이크 감정까지 추가 됐다. 페이크 감정은 주인의 상태에 맞춰 안드로이드가 적절한 감정을 드러내도록 설계됐다. 한마디로 주인 눈치 보고 기분을 맞춰 주는 프로그램이다.

워킹과 핸들링은 무난합니다. 다만 그 이상의 복잡한 동작은 제한적입니다. 유니야 모델의 한계이기도 하고 상당 부분에서 고장이 진단됩니다.”

그거면 됐어. 하루는 버틸 수 있지?”

물론입니다. 그런데 하루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 〈저는 당신의 무엇입니까?37

 

죄송합니다. 저의 신경 회로에 문제가 있어서 인간들의 교통에 불편을 드렸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였어? 그런데 안드로이드가 언제부터 파지를 주웠지?

그럼 조금만 도와주시겠습니까? , 제 이름은 에드워드입니다.”

에드워드가 고물상 주인에게 파지와 잡동사니를 파는 동안, 몇 대의 안드로이드가 리어카와 카트에 버려진 가전제품과 파지, 빈 병을 싣고 들어왔다. 물에 젖은 파지는 전체 무게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꼼꼼하게 뺐고 가전제품도 기능 대신 무게로 가격을 정했다. 고물상 주인이 에드워드에게 천 원짜리 세 장과 조금 전에 들어온 가전제품을 건넸다. 그러자 에드워드가 가전제품을 분해해서 부품별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고물상 주인이 그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몇 년 됐어요. 안드로이드들이 고물상을 들락거린 지.”

그렇군요.”

예전에는 유기견이나 유기묘들이 문제였는데 가정용 안드로이드, 성인용 안드로이드, 의료용 안드로이드 또 뭐가 있더라? 하여튼 집집마다 안드로이드 하나씩은 있잖아요. 신제품은 계속 나오지, 새 걸 사자니 쓰던 것들은 처치 곤란이지 그러다 보니 히포콤에서 구입자에 대한 메모리만 싹 지우고 갖다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히포콤(hippocom)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변연계 해마(hippocampus)와 컴퓨터(computer)의 합성어로 AI의 메모리와 CPU의 통합 기능을 하는 부위다.

내가 잠든 사이에 그런 일들이 있었구나. 그런데 아내는 왜 안드로이드 사자는 말을 안 했지? 비용 때문일까?

그렇게 많은 안드로이드가 버려졌다면 정부에서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닐까요?”

당연히 대책을 세워서 수거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유야무야 방치하더군요.”

왜요?”

, 그거야 당연히…….”

고물상 주인이 말을 멈추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 정말 몰라서 묻는 겁니까? 아이스큐브에라도 들어갔다 나왔어요?”

, 맞습니다. 나온 지 1년 됐습니다. 7년 동안 잠들어 있었죠.”

그럼 모를 수도 있겠네요. 하이고, 그나저나 남은 기간 동안 생돈 나가게 생겼네요. 요새 아이스큐브 시세가 바닥이라서.”

열심히 벌어야죠.”

하긴 사람이나 안드로이드나 벌어야 사는 세상이니…….”

 

- Stairway to heaven77

출판사 서평

웅장하고 거대한 SF적 상상력이 가미된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휩쓸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과학기술이 해결해주지 못한 그리움과 관계맺음에 관한 이야기.

 

그리움은 지나간 것에 대한 감정이고 재회와 상관없이 여전히 살아 있는 감정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물리적 현상은 일상다반사이지만 그런 관계 속에서도 만남을 전제로 하지 못하는 그리움이 사람들에게 존재한다.

단 한 번의 찬란한 만남이었든 원치 않은 만남이었든 혹은 조작된 만남이 었든, 단절할 수 없는 타인과의 관계와 그로 인해 삶을 지배해버린 그리 움이라는 감정은 절연하지 못하는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좋은 관계든 나쁜 관계든 사람들에게 끝날 수 있는 관계가 있을까?

UFO의 외계 기술 덕분에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03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세 개의 단편에는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온 가정용 AI를 버리지 못하는 남자와 자신의 삶이 조작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가장'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이 온 복제인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녀를 살해한 연쇄 살인범을 지켜봐야 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세 편의 단편 속에서 주인공들은 중요한 뭔가를 잃은듯한 공허함을 품고 미래를 헤맨다. 그렇게 그들은 절연하지 못한 관계와 그리움을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간다.

 

아직 100이 되지 못한 이야기들의 모음집, ’캐비넷99 프로젝트

 

캐비넷99100이 아닌, 아직 100이 되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분량은 짧고 묘사는 앙상합니다.

하지만 품고 있는 세계관, 도발적인 캐릭터의 가능성을 부글부글 품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1이 더해지면 완성으로 폭발할 수 있는 이야기를 툭툭 가볍게 세상에 내놓고자 합니다.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웹콘텐츠 시장에서 이야기는 높은 완결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예전의 미디어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정한 포뮬라와 컨벤션이 생겼습니다. 작가의 발상으로부터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짧지 않다 보니 발칙한 뾰족함이 원만한 곡선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캐비넷99]는 그 무거움을 벗어 던지고 친구의 어젯밤 꿈처럼, 막내 삼촌이 어릴 때부터 꿈꿨던 끝내주는 이야깃거리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뾰족한 그대로 세상에 내놓고자 합니다.

1을 더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첫 스텝 [캐비넷99]입니다.

저자 소개
저자 : 김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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