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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41601829 |
|---|---|
| 쪽수 | 28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기술/공학 > 건축공학 > 건축공학일반/법규 / 사전
AI추천 이유
미술관, 학교, 놀이터, 식당…
일상의 건축에서 발견한 예술의 힘, 공간의 언어
단기 여행이 아닌 생활을 위해 떠난 1년간의 여정은 ‘집’이라는 베이스캠프부터 시작해 슈퍼마켓, 도서관, 공원 등 점차 넓은 세상으로 확장된다. 당장 장을 어디서 봐야 할지 같은, 생존에 필요한 장소를 하나씩 개척해가고 이방인으로 커뮤니티에 적응해가는 동안 조금씩 경계는 사라지고 감각은 점차 확장된다. 우리를 둘러싼 공간은 건축자재로 구성된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각각의 기능에 맞게 설계된, 사회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모든 날 모든 장소』는 도시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반영해가는지를 유명 건축가의 철학이 아닌 무명씨들의 배려와 사회적 합의로 이해한다.
‘집이란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에서는 고민해본 적 없었던 이 문제를 그는 낯선 미국 땅에서 적응해가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불완전한 영어를 쓰는 이방인이자 딸아이의 유일한 보호자로 어딜 가든 약간 방어적인 태세였던 그에게 집은 안식처이자 피난처였다. 어디서든 경계를 늦추지 않다가 집에 돌아오면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한국에서는 생각지 못한 집의 기능이었다. 꽃무늬 벽지나 체리색 몰딩 같은 취향에 맞지 않은 인테리어 대신에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내 마음대로 채워가면서 공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삶의 질에 의외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실감하게 된다. 우리의 생활 공간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접근하는 『모든 날 모든 장소』를 통해 우리의 일상은 좀더 소중하고 풍요로운 시간으로 완성된다.
동관에는 피카소 초기작만으로 꾸민 방도 있고 로스코 작품만 걸어놓은 전시실도 있으며 에드워드 호퍼도 칸딘스키도 있지만 관람하다보면 가장 중요한 작품은 미술관 건축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도 건축가의 손길이 묻어 있었다. 가령 복도에 깔린 이등변삼각형 타일 5장의 줄눈이 벽의 모서리와 오차 없이 한 점에서 만나는 모습이라든가, 내벽 마감재의 모듈이 유리창 너머 외벽 석재의 규격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장면을 보면 좋은 공간을 위해 타협하지 않았던 태도가 느껴졌다. 집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_243쪽
건축 기자와 아빠 사이, 아이와 어른 사이
경계를 넘나들며 ‘인생 공간’을 이해하다
미국 생활도 처음이었지만 그보다 더 낯선 세계는 싱글 대디의 세계였다. 한국에서는 아내와 함께였다면 1년 동안 육아는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살림과 양육, 연구원 생활까지 도맡은 상황에 적응해가며 그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의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양육자로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활 공간을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되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학교, 도서관, 놀이터 같은 시설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미국인들은 아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어떻게 대하는지를 경험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온 고정관념에서 조금씩 벗어나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철제 울타리와 철문으로 가로막힌 한국의 학교와 달리 주말에 농산물 장터가 열릴 정도로 지역 사회와 연결된 학교, 모세혈관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자리해 곳곳에 생기를 전달하는 놀이터, 책을 보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도서관, 인간의 편의보다 자연을 철저히 우선해 ‘통화권 이탈’이 당연한 옐로스톤 공원, 인류의 기원부터 먼 우주까지 미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시물로 채워진 여러 박물관 등등. 구체적인 생활 공간을 하나씩 짚어가다보면 미국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지가 명료해진다. 오늘날 미국 사회의 모습뿐 아니라 슈퍼마켓, 놀이공원, 다이너 등의 역사까지 아우르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짓고 비일상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험해간 1년간의 기록을 통해 ‘인생 공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 학교는 폐쇄적이다. 폐쇄적일수록 좋은 학교라고, 또는 좋은 학교일수록 폐쇄적이라고 여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좋은 아파트의 기준 중 하나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인데, 이 말을 뒤집어보면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야 좋은 초등학교라는 의미도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위에 아무 아파트나 많이 서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한 단지의 부속시설로 학교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다른 단지, 다른 동네 아이들과 섞이지 않고 우리 단지 아이들끼리만 어울릴 수 있어야 좋은 학교인 것이다. 건축을 취재하다보면 한국 학교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의외로 가장 보수적이고 획일적인 공간이 학교라고들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막사-사열대-연병장’으로 이루어진 병영과, ‘교사(校舍)-조회대-운동장’으로 이어지는 학교가 예나 지금이나 전국 어디를 가나 신기할 정도로 똑같다는 뜻이다. 운동장 넓이와 교실 수가 다를 뿐 학교를 짓는 방법은 동일하기 때문에 학교를 ‘디자인’한다는 생각은 우리에게 낯설다. 우리에게 익숙한 건 천막 교실에서도, 콩나물시루 교실에서도 잘만 공부했다는 형설지공의 서사다. _42~44쪽
나에게는 굉장히 놀라운 이야기였다. 보통은 아버지들은 그냥 일하러 가고 엄마가 아이를 보살피는 형태인데, 여기는 양쪽 다 맞벌이 부부고 아버지가 미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나간다...! 아무래도 아내분이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판단이였던 듯. 비록 1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외국에서 데리고 가서 같이 살 곳을 고르는데 역시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단독주택은 가격이 어마어마 하다고 ㅠㅠ 그리고 1년만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별 수 없이 한국처럼 아파트로 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뒤 또 모든 것들을 처분해야 해서 이케아 홈을 이용해서 집을 꾸몄다고. 좀 신기한 사실은 보통 우리나라 집들은 사람이 살던 안 살던 일단 조명이 한두개쯤은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두컴컴한 집에 놀라 급하게 조명을 사오기도 했다고. 아이와 함께 싱글대디가 되어서 생활하는 이야기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 같았다. 그리고 저렇게 미국의 도서관은 아무때나 열려있고 한참 오미크론 변이때에는 저기서 마스크와 키트를 나눠주기도 해서 매일 가서 줄서서 받았다고 한다. 마스크를 산다 해도 바로 총알처럼 배송해주는 시스템이 없어서 한참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게다가 도서관은 정말 아무때나 열려있어서 그냥 가고 싶으면 가면 되는데 그것도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린이 도서관은 저렇게 곰돌이가 반겨주기도 한다고 ㅋㅋㅋ 귀엽다 우리나라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에는 겉에만 보고 들어가보질 않아서 모르겠는데 저기 인형이 있는 자리에 아마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을까 생각을.. 저런 동심이나 상상력? 부분에서는 확실히 우리나라는 좀 덜한 것 같다. ㅠㅠㅋㅋㅋㅋㅋ 아무튼 싱글대디가 여기저기 미국에 있는 다양한 공간을 방문하며 딸아이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자세히 적혀져 있는 에세이다. 건축쪽을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 하다.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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