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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 윤은주
  • 세창출판사
  • 2025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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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66844041
쪽수15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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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서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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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기의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름,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는 지금이야말로 아렌트를 읽어야 할 때라고 종용하는 책이다.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가짜뉴스와 혐오의 홍수, 정치적 무력감과 공동체의 붕괴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저자 윤은주는 아렌트의 사상을 경유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인간의 회복을 이야기하며, 사라진 공론장의 부활과 시민적 상상력을 촉구한다. 철학적이지만 단단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상실한 정치적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목차

[목 차]
  

차 례

 

 

희망을 그리다

 

1. 한나 아렌트가 필요한 시대

2.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의 자리: 최상위 포식자이자 먹잇감으로

인간은 무엇인가?

자유의 실현으로서 정치

정치적 인간zōon politikon으로서 시민

3.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내가 나누는 이야기

정치적인 철학으로 돌아가는 길

소크라테스적 사유 1: 산고 끝에 얻은 아이, 지혜

소크라테스적 사유 2: 하나 속의 둘two-in-one

의견doxa으로 만들어진 정치철학

동굴에 갇힌 정치철학

관조적 삶vita contemplativa과 활동적 삶vita acitiva

4. 사회적인 것에서 정치적인 것으로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활동, 노동과 작업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행위

경제적 안정, 행위의 필요조건

정치를 넘어선 불안한 경제

정치와 경제의 경계에 선 혁명

5. 전체주의의 폭력과 정치적 행위의 무능력함

양립할 수 없는 권력과 폭력

인간이 사라진 전체주의라는 폭력

예루살렘에서 만난 보통 사람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



[본 문]
  

p.12

2024년 12월 3일 늦은 저녁,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 이유는 국회가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담을 넘는 의원들, 본회의 개최를 저지하려고 국회에 난입하는 군·경찰들, 그리고 이들을 막기 위해 몸으로 저지선을 만든 시민들, 긴박하게 돌아가는 여의도에 전운이 감돌며 온갖 힘들이 부딪쳤다. 삐걱거리는 불안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 참석 인원의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사태는 6시간 만에 일단락되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어설픈 하룻밤의 악몽이 되었다.

 

p.34-35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정치적으로 시작은 인간의 자유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아렌트에게 자유는 태어나는 모든 존재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능력이다. 새로움은 다른 사람에게서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것, 자유로운 무엇이다. 탄생과 더불어 ‘나’가 세계에 등장하고, 세계는 다양한 ‘나’로 가득 찬다. 그리고 그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말함을 통해 세계가 구성되고 발전된다. 인간의 자유는 다양성의 토대이며, 정치는 자유를 드러내는 행위다. 따라서 자유는 생각하고 표현하며 판단하고 실천하는 것이며, 정치는 그것의 현실화다.

 

p.58-59

대화는 서로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공동체에 내가 있음을 확인한다. 공동체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달라야 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신체적으로 다른 것도 있지만, 의견의 다름은 명확하게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해준다. 다른 의견은 자유로운 자기 생각에서 나온다. 특히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나 사이의 관계가 명확할수록 자기 의견은 분명해진다. 아렌트는 『고르기아스』에 등장하는 사유의 두 존재인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나의 관계를 “하나 속의 둘two-in-one”이라 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나 사이의 일치가 우선해야 한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강조한다.

 

p.83-84

자유의 실현을 위해 아렌트는 노동과 작업을 사적 영역의 활동에 묶어둔다. 공적 영역에서 개인의 이익을 취하려는 순간 행위의 정당성은 사라진다. 공적 영역에서 공적 문제에 집중하려면 개인적인 욕심이 없어야 한다. 노예 계급의 노동으로 다져진 경제적 안정이 없다면 폴리스의 자유로운 정치적 삶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먹고사는 문제가 삶의 기본이 되긴 하지만,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노동하는 인간이기보다 언어적 인간이며, 인간 삶의 터전은 생각하며 소통하는 행위의 관계망이기 때문에, 인간은 공적 행위를 해야 인간다워질 수 있다.

 

p.115

권력과 폭력은 함께 나타나지만, 우선적인 지배 요소는 권력이다. 마오쩌둥은 권력이 총구로부터 나온다고 했지만, 아렌트는 총구로부터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 권력이라고 반박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복종시키지만, 저항의 의지가 틈새를 파고든다. 폭력에 의한 복종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않는다. 폭력은 저항을 불러오고, 다른 파괴를 준비한다. 파괴하는 동안 폭력은 새로운 권력을 준비한다. 그리고 새로운 권력이 시작되는 순간, 폭력은 사라진다.

출판사 서평

생각하지 않는 시대,

생각하는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위기의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름,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는 지금이야말로 아렌트를 읽어야 할 때라고 종용하는 책이다.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가짜뉴스와 혐오의 홍수, 정치적 무력감과 공동체의 붕괴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저자 윤은주는 아렌트의 사상을 경유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인간의 회복을 이야기하며, 사라진 공론장의 부활과 시민적 상상력을 촉구한다. 철학적이지만 단단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상실한 정치적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이 책은 “정치는 누구의 몫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거창한 이념이나 영웅을 소환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론장에서 말하고, 의견을 나누고,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을 회복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을 주목한다. 저자는 아렌트의 언어를 빌려 말하지만, 아렌트의 말에 기대지 않고 자기 언어로 다시 생각한다. 덕분에 이 책은 철학 해설서가 아니라, 정치적 인간으로서 독자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생생한 목소리로 다가온다.

 

아렌트를 ‘지나’

아렌트를 다시 부르는 이유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는 자유와 사유, 정치와 행위, 공동체와 인간 됨에 대한 아렌트의 핵심 개념들을 오늘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다. 동시에 이 책은 아렌트의 철학을 학문적 이론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나’라는 주체가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며 살아갈 것인지, 질문하고 사유하는 한 인간의 기록이다.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라는 제목은 도발적이다. 그러나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묻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 정말 아렌트가 필요 없는가?

“정치적 인간은 시민의 자격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강조하는 아렌트의 사상은, 자유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말함’과 ‘행동’ 속에서 실현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더 나은 시민이 되기 위해, 먼저 더 좋은 이야기의 동료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말하고 듣고 논쟁하는 삶이야말로, 전체주의의 유혹과 디지털 침묵의 유령에 맞서는 유일한 길이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을 함께 내딛자고 손을 내민다.

저자 소개
저자 : 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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