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추천사
프롤로그
Story 01 축복을 받지 못한 가정
01 축복을 받지 못한 사람들
02 아! 어머니…
03 하늘의 부르심
04 첫사랑의 아픔
05 장애인은 안 돼!
06 기적 (1)
07 부모님의 삶의 방식
Story 02 갈림길
08 기적 (2)
09 신학교 아닌 법과대학으로
10 사법 고시는 뒷전으로
11 뿌리째 흔들린 신앙
12 세 번째로 찾아온 저주의 불청객
13 두 호칭: 황 전도사와 황 사장
Story 03 주님의 노예
14 준비되지 않은 결혼
15 고통받는 제2의 롯!
16 모(母)교회로 부르신 하나님
17 교회 리더십이 바뀌다
18 목사 안수: 공식적으로 그분의 노예가 되다
19 유학을 결심하다
20 유학을 받아 준 고마운 학교
21 학문의 최고 경지를 향해
Story 04 죽기 살기
22 첫 이민 목회
23 나와 죽음 사이는 한 걸음뿐!
24 꿈을 이루다
25 죽고 싶으면 오라는 데도
26 목사가 아닌 신학교 교수로
27 학사 업무의 책임자로
28 신학 논쟁
29 교무 행정의 책임자로
30 대학원의 책임자로
31 오기로 나간 총장 선거
Story 05 끝까지 충성
32 교수의 Side Job (1) - 설교 목사
33 교수의 Side Job (2) - 협동 목사
34 은퇴 – 교수 생활을 정리하면서
35 Little Giant!
36 은퇴의 명암(明暗)
37 은퇴자 마을에서
에필로그
[본 문]
황혼의 때에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나는 외아들(only child)로서 부모님께 어떤 자녀였나?’, ‘아내에게 어떤 남편이었나?’, ‘자녀들에게는 어떤 아버지였나?’, ‘신대원 학생들에게는 어떤 교수였나?’, ‘목사로서는 어땠나?’ 등 간단치 않은 물음들에 마음을 열어야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분을 만나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80의 나이에 지나온 삶을 진솔하게 회고해 본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분을 뵙기 전에 ‘나’라는 인간을 미리 점검해 볼 수 있어서다.
장애의 몸으로 76년을 살아온 삶을 내보인다는 것은 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외아들로서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에다,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루어 두 딸을 두었지만 자녀 앞에서 두 번씩이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했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지켜본 아내는 결국 어느 날 이런 천둥 같은 말을 내뱉었다.
“목사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목사가 되었어요.”
맞는 말이었다. 목회에서마저 많은 시행착오를 했고, 심지어 어느 교인에게 ‘양치기 소년 같다’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런 나를 공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것은 그분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주인님 때문이다.
장애로 인한 수치심과 열등감 때문에 죽음의 언덕을 수없이 오르내리던 나를, 그분은 두 번씩이나 찾아오셨다. 한번은 긍휼을 한 바구니 들고, 또 한 번은 소명(召命)의 큰 바구니를 들고 나를 만나 주셨다. 이때 나는 십자가의 사랑을 통곡 속에서 깨닫고 비로소 거듭난 새사람이 되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이 나의 고백이 되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그러나 거듭난다는 것, 새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말같이 쉬운 게 아니다. 적어도 생활 속에서, 그것도 가정에서 말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진정으로 거듭난 사람인지 여부는 그의 가정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지금도 아내가 했던 말을 가끔씩 떠올리면서 이런 중얼거림을 한다. ‘그때 그 말은 아내의 입을 통해서 내게 하신 그분의 말씀이야!’ 나는 한순간, 일분일초도 그분의 은혜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분의 말할 수 없는 사랑과 긍휼은 내 삶에 강물처럼 흐른다. 그래서 감격과 감사가 있다. 그분의 긍휼과 사랑, 그리고 용서가 지금도 계속해서 나를 아름답게 다듬고 계신다. 다듬는 소리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교향곡 5번(Symphony No.5) 〈운명〉(Fate)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그런 웅장한 소리로 매일 내 삶 속에서 들리고 있다. 나의 남은 날에 더욱 힘써야 할 일이 있다면 주인님께 최상의 충성과 헌신으로 삶을 곱게 마무리하여 드리는 일이다. 지금도 나 때문에 노래하시고 춤추시는 나의 주인님께 최상의 감사를 드린다.
뜻밖에도 생애 말년에 나를 진솔하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신 주인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이어 세움북스의 강인구 장로님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글을 쓰면서 한평생 정돈되지 않았던 나의 삶을 정리하게 된 것은 무엇으로도 그 값을 지불할 수 없을 만큼 내게 큰 가치와 의미를 가진다. 주인님 만날 때를 이렇게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마치 샤워를 하고 나서 개운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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