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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암의 역사 - ‘감추어진 암 왕국’에서 ‘암 퇴치 모범국’으로
- 황상익
- 한울아카데미
- 2025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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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46075740 |
|---|---|
| 쪽수 | 43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자연/과학 > 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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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나 자신의 문제가 되다
저자는 2012년 신장암 진단 후 수술을 받았다. 자신과 별 상관없는 듯했던 암이 나의 문제임을 자각했고, 한국인의 암에 관한 역사를 정리해야겠다는 연구자로서의 각오가 생겼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저자는 감염병의 역사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았다. 각종 자료들을 정리하던 차에 조선총독부통계연보의 통계 자료가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와 분석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선인구동태통계의 “사인(소분류)과 연령(계급별)에 따른 사망자 수”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망진단자의 직역(의사, 의생)을 기준으로 보정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로써 일제 강점기 말기 조선인의 주요 사망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고,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실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었다.
조선은 암의 청정지역이었을까?
일제 강점기 “암의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식민지 조선에도 암은 상당히 많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세기 전반 선진국에서 가장 중요한 암종으로 여겨졌던 위암과 자궁암의 조선인 연령표준화사망률은 현대 한국인과 비교했을 때 결코 낮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조선의 고령층 인구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암 사망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로 인해 암이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저자는 경성제국대학 병리학교실의 부검기록 자료를 분석하여,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실제 암 사망률이 당시 일본인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높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조선인들이 암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발견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약 100년 전, 조선에서 의사로 활동하던 러들로우, 필리핀에서 의료 사업을 하던 더들리와 베더 등은 조선인과 필리핀인들이 제대로 된 암 진단을 받지 못해 암의 유병률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의학이 발전하고 널리 보급되면 이들 지역에서도 선진국 못지않은 암 발생률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저자의 연구는 이러한 통찰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뒷받침하며, 과거 의사들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건강과 질병
― 암 사망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이전 한국의 암에 대한 인식의 부재를 강조한다. 저자는 암이 한반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람들이 암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암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암이 단순히 질병으로서의 존재를 넘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 준다.
현대 문명과 현대 의학의 발전은 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암이 단순히 ‘불치병’으로 여겨지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를 둘러싼 문화적, 사회적 이미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진단과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처럼 암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단순히 의학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암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며, 암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보다 나은 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