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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목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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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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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30666143
쪽수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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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신비로운 찻집, 책방, 산장, 소품숍…

잘 이별하고, 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마을

상처 입은 이들을 끌어당기는 목화마을. 번아웃을 겪은 ‘재경’은, 오랜 친구 ‘도연’의 초대로 목화마을로 향한다. 그러나 도착한 마을에서 마주한 건 도연의 부재였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친구의 집에 머물게 된 재경은 이 마을의 정체를 알아간다. 구미호, 마녀, 외계인, AI, 흡혈귀, 이무기, 인어 등 정체를 숨긴 존재들이 운영하는 환상적인 가게들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찾아온 주민들을 위해 열려 있다. 부모와의 가치관 충돌, 친구와의 이별, 삶을 놓고 싶은 마음 등 저마다의 고통을 지닌 이들이 온기 속에서 상처를 마주하고 천천히 회복한다.

재경은 마을의 임시 터주가 되어 각각의 가게를 도우며, 상처가 아문 이들이 남기고 떠나는 ‘염원’을 하나씩 모은다. 도연을 되살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치유는 아픔을 함께 껴안는 일임을 깨달아가는 여정 속에서 재경은 묻는다. 친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되살려야 할까, 놓아주어야 할까.

『안녕, 목화마을』은 상실, 망가진 관계, 지워버리고 싶던 기억을 지나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도달하게 하는 이야기다. 상처를 입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상처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헌사다.

 

목차

[목 차]

0. 안녕, 목화마을

1. 즈믄산장

2. 안젤라의 찻집

3. 취중책방

4. 플레이센터

5. 레트로스쿱

6. 말빚터널

0. 안녕, 목화마을

작가의 말



[본 문]

결국 인생의 고난은 언제나 똑같은 얼굴로 닥쳐온다. 자신은 항상 똑같은 지점에서 넘어진다. 한두 번이면 이겨내 보려는 시늉이라도 하지. 몇 번이나 반복된 고통은 마음을 꺾는다.

25쪽

 

“그럼요. 이 마을은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끌어당기지요. 까마득한 옛날부터 그래왔어요.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비범한 주인들은 상처 입은 사람을 손님으로 받아 그들이 가진 능력으로 보살펴 줍니다.”

“상처가 다 나은 사람은 여길 떠나야 하고요.”

53쪽

 

‘느끼고 싶은 감정: 후련함’

테이블 위 작은 종을 울리자, 찻집 주인이 아무 말 없이 주문서만 가져갔다. 곧 얼음 컵에 담긴 냉침차가 나왔다. 언뜻 맹물처럼 보일 정도로 옅게 우린 녹차 같았다.

“얼음까지 깨물어 먹어.”

자잘한 얼음 안에는 말린 꽃잎이 들어 있었다. 찻집 주인이 떠나자마자 인하는 찻물을 들이켰다. 감태 향이 나는 찻물에 섞여 얼음 하나가 흘러들어 왔다. 입안에서 얼음 조각을 굴리다가 우두둑 깨물었다. 어금니가 꽃잎을 짓이기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55쪽

 

인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소신 있게 밀어붙였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하지만 어머니의 옳음은 인하와 같지 않았다. 같을 수도 없었다. 이 다툼에서는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각자의 상황이 불러일으킨 감정이 너무 짙었으니까.

91쪽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깊숙이 연결될 필요는 없어. 때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분리되어야 할 필요도 있으니까. 그래야 한쪽이 비틀거릴 때, 나머지 한쪽이 멀쩡히 서서 부축해 줄 수 있거든.”

103쪽

 

목화마을 가게 주인은 치료하는 사람이 아닌 치유하는 사람. 결국 손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손님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제일 중요한 주인의 역할은 손님이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세상을 대신해서.

104쪽

 

“이 정도면 잘 헤어지는 건가 싶기도 하네.”

“그래, 내가 맞고 네가 틀렸어.”

“어휴, 진짜 끝까지 안 맞아.”

학을 떼며 현주는 뒷좌석 차창을 올렸다. 서로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드는 그런 ‘우정’에 가까운 행위는 두 사람 다 생략했다. 가로등 아래에서 하고 싶은 말은 실컷 했으니, 더 지체할 것도 없었다. 비로소 깔끔한 이별이었다.

174쪽

 

“그래서 죽을 거야. 죽으면 계속 이러고 살지 않아도 되니까.”

“무슨 그런 말을 해. 진짜 이상해. 죽는 게 쉬워?”

“살 이유를 못 찾겠는데 그럼 어떡해.”

“사는 데 무슨 이유가 있어. 다들 그냥 태어난 거야. 그리고 이유를 갖다 붙이는 거지. 원래부터 이유는 없어. 그러니까 이유를 찾으려고 하면 죽고 싶어지는 거야. 처음부터 살아야 하는 이유 같은 건, 없었으니까!”

204쪽

 

“어떻게 이런 거짓말투성이 책들이 매번 베스트셀러인 거지? 사람들은 표지만 보고 책을 사서 내용은 안 읽는 걸까? 하긴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 대다수라는데. 아니면, 설마. 그래, 설마. 설마 다들 요 정도 내용에도 위로받을 수 있는 작디작은 불행만 느끼며 사는 건가?”

230쪽

 

“의미나 이유는 없어도, 기회는 있잖아. 우리에겐 매 순간 무한한 기회가 주어지니까 그걸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거야. 천천히 연습하자. 곁에 내가 있을게. 함께 싸워줄게.”

235쪽

 

자기 힘든 것만 얘기하는 손님들이 너무 미워서 친절히 대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거예요. 약간, 너만 힘든 줄 알아? 세상에 그보다 심각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251쪽

 

“어쩌면 마을 사람 중에 가게 주인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심한 상처를 입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상처도 얼마나 아픈지 이해할 수 있잖아요.”

277쪽

 

어떤 사람은 치유를 ‘받는’ 게 아니라 치유를 ‘하면서’ 회복되기도 한다.

279쪽





출판사 서평





★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 대상 수상 작가!

★ 밀리의 서재 사전 연재 화제작!

★ 출간 전 해외 판권 수출!

 

“잘 헤어지고 싶다는 말.

어쩌면 인생에서 되게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요.”

상처 입은 이들을 끌어당기는 목화마을. 마녀, 외계인, AI, 이무기, 흡혈귀, 인어 같은 존재들이 정체를 숨긴 가게 주인들은 마을을 찾은 이들의 상처를 치유한다. 상처가 아물면 이곳의 기억을 모두 잊고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소설은 ‘재경’이 둘도 없는 친구 ‘도연’의 초대로 목화마을로 이사 오며 시작된다. 그러나 곧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도연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재경은 이를 부정한 채 그의 집으로 온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도연을 돌보았던 구미호 ‘호정’ 역시 세상을 등진다. 호정은 재경에게 세상의 이치를 알게 해준다는 보배구슬을 넘기고 떠난다.

마침 마을의 터주를 새로 정해야 했던 두꺼비 할머니는 재경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목화마을의 임시 터주가 되어,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이 두고 간 ‘염원’을 모아 돌탑을 완성하면 도연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재경은 이 마을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품어 나가기 시작한다.

 

목화마을의 가게들은 단순한 회복의 공간이 아니라, ‘좋은 이별’을 배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안젤라의 찻집>을 운영하는 마녀 ‘경란’은 감정을 우려낸 차를 통해 ‘인하’가 부모와 감정적으로 독립하도록 돕는다. “자기 연민 한 방울, 죄책감 다섯 방울, 슬픔 두 방울, 억울함 세 방울, 분노 두 방울….” 상담하듯 만들어지는 ‘감정 레시피’는 판타지와 심리학이 절묘하게 결합된 방식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취중서점>의 주인 ‘정현’은 아르바이트생 ‘유민’의 친구 관계에서의 문제를 마주하게 한다. 달라진 가치관과 생활 방식으로 오래된 친구 ‘현주’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관계를 놓지 못해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정현은 유민을 ‘꿈과 현실의 틈’으로 데려가고, 유민은 그곳에서 자신의 기억을 다시 읽고 써 내려가며 진정한 이별을 선택한다. “현주야, 우리 헤어지자.” 이 짧은 한마디는, 때로 이별이 가장 건강한 선택이자 새로운 시작임을 일깨운다.

 

 

“심한 상처를 입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상처도 얼마나 아픈지 이해할 수 있잖아요.”

<플레이센터>는 외계인 ‘나담’의 우주선을 개조해 만든 복합 오락 공간이다. 손님 ‘이수’는 이유 없는 삶을 견디는 데 지쳐 우울증을 겪고 있다. 나담은 인간의 감정을 데이터로 분석하려 한다. 그러나 이수의 자살 시도를 겪은 뒤, 그는 비로소 깨닫는다. 사람을 살리는 데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연결’이라는 사실을.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치유의 본질임을.

<레트로스쿱>의 주인 ‘송태영’은 평범한 인간이다. 그는 다른 가게 주인들의 초자연적 정체를 알게 되고, “요즘 사람들이 나약해진 건 다 당신들 탓이야!”라며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정기 휴일의 파티에서 인하, 유민, 이수 등 손님들이 건네는 진심 어린 말들은 태영을 변화시킨다. 그 파티는 오히려 주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가 됐다. 이는 힐링의 주체가 더 이상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마법도 외계 기술도 필요 없다. 단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한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안녕, 목화마을』은 ‘치유는 오직 받는 것만이 아니라, 하면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을을 떠난 손님들은 자신이 간직했던 염원을 재경에게 두고 떠난다. 재경은 그것들을 ‘영감’으로 변환해 바깥세상에 흘려보낸다. 음악이 되고, 그림이 되고, 소설이 되어, 또 다른 위태로운 이들에게 닿는다. 흥미로운 건, 작가가 구조를 마치 이 책의 탄생 서사처럼 만들었다는 점이다. 목화마을은 직접 갈 수 없는 장소지만, 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닿는다. 그러니 이 소설이 우리에게 도달한 것이다.

무엇보다 결말은 뭉클함 이상의 무게감을 가진다. 결국 재경은 도연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망설인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심은 아닐까. 구원이라 믿는 것이 타인의 고통을 반복하게 하는 건 아닐까. 이 질문 앞에 작가는 쉽게 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선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는 안다. 도연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시도해 봐야 한다는 것. 단 한 번이라도 손을 붙잡고 진심을 들어줄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 소개
저자 : 본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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