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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당한 몸과 공존의 사유(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사업단 학술연구총서 12)
- 강미영,박승억,박지선,심귀연,예지숙,유수정,이지형,이행미,전혜은,정현규,하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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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46075689 |
|---|---|
| 쪽수 | 31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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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시대, ‘거부당한 몸’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책은 ‘정상’이라는 잣대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게 한다. 늙고, 병들고, 장애를 가진 몸을 사회가 어떻게 비정상화하고 타자화해 왔는지를 신랄하게 해부하며, 혐오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구조화된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잔혹해졌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은 ‘쓸모없는 소비자’로 낙인찍히고, 장애인은 ‘예산을 갉아먹는 존재’로 대상화되며, 아픈 몸은 ‘비생산적인 낙오자’로 추락한다. 이러한 혐오는 자본주의와 능력주의,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낸 서열화된 세계 속에서 누구든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을 반영한다. 이 책은 이 불안의 정체를 파헤치고, 우리가 외면해 온 타자의 고통을 마주보게 만든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불편한 몸을 불쌍하게 여기는 ‘연민’조차 혐오의 또 다른 얼굴임을 폭로한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돌봄과 지지를 시혜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책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공존’은 이타심이 아니라 윤리적 각성의 결과이다.
학제 간 접근도 인상적이다. 인문학자들은 문학, 철학, 영화, 사회학, 심리학을 넘나들며 고립된 몸의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복원한다. 〈플랜 75〉 같은 영화 분석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퍼포먼스에 담긴 저항까지, 이 책은 ‘거부된 신체’에 말할 권리를 돌려주는 작업이다.
한국 사회의 혐오는 더 이상 소수자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언젠가 ‘거부당한 몸’이 될 운명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혐오에 맞서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 전략이 된다. 이 책은 그 생존 전략의 첫 문장을 써내려간다. 나이 들고, 아프고, 손상된 몸도 공동체의 존엄한 일원이라는 명제를, 더는 감정이 아닌 이성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이 책은 단지 읽는 텍스트가 아니다.
혐오의 구조를 바꾸려는 선언이고, 연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