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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가부장제 - 젠더 재생산 그리고 커먼즈(계명대학교 여성학연구소 전환의 시대와 젠더 번역총서 3)
- 실비아 페데리치
- 안숙영
- 에코리브르
- 2025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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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62633122 |
|---|---|
| 쪽수 | 240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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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한 7편의 논문은 1970년대 중반부터 2020년까지 폭넓은 시간대에 걸쳐 썼다. 그중 두 편은 1970년대 중반에, 나머지는 지난 20년 동안에 집필했다. 각각의 논문은 마르크스에 대한 페미니즘 담론의 발전 시점을 나타내는 동시에 샤흐르자드 모잡(Shahrzad Mojab)이 제기한 어떻게 우리는 “역사상 최초의 큰 분열”을 극복하고, “2개의 주요 해방 프로젝트인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을 결합해 우리 시대의 정치가 요구하는 “돌파구”를 제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다.
니콜 콕스(Nicole Cox)와 함께 쓴 〈부엌으로부터의 저항 계획〉과 〈자본과 좌파〉는 저자가 가사 노동 임금 캠페인에 몰두하던 시절의 논문이다. 당시 그들의 주요 임무는 한편으로 가사 노동을 전(前) 자본주의 세계의 잔여 요소로 정의하던 좌파의 비판에 대응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사 노동을 시장의 지배와 국가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족 관계 구성을 위한 마지막 전초 기지로서 목가적 방식으로 묘사하던 자유주의적 페미니스트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두 논문의 논쟁적 어조는 그들을 곧바로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재구성하도록 이끈 논쟁의 강도를 반영하며, 이는 부분적으로 사실상 가사 노동의 기원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차별의 구체적 특성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마르크스 《자본론》에서의 젠더와 재생산〉은 마르크스에 대한 페미니즘의 새로운 관심으로부터 일부 자극을 받았고, 부분적으로는 마르크스가 여성의 재생산 노동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젠더 차이를 노동 비용 차이로 환원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논문이다.
〈혁명은 집에서 시작된다〉에서는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임금 노동이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노동 형태가 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했다. 그러나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주장은 노동을 구성하는 게 무엇인지 정의하려면 페미니즘적 관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무급 노동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지, 자본주의가 여성의 몸과 삶의 모든 측면을 어떻게 생산력으로 변화시켰는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광범위한 노동 영역이 기계화로 환원될 수 없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화가 필요 노동을 대폭 줄임으로써,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우리의 시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믿음에 대한 도전이다.
〈마르크스, 페미니즘 그리고 커먼즈의 구성〉은 ‘인지자본주의’라는 자본주의 발전의 새로운 단계에 관한 자율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이론화에 대한 비판적 대응이다. (인지자본주의에서는 자본주의가 스스로 초월을 위한 조건을 창출한다는 마르크스의 예측이 실현된 것으로 가정한다.)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노동의 디지털화를 자본으로부터 노동자의 자율성을 증진하는 수단으로 본 반면, 여기서는 디지털 기술이 오늘날 전 세계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채굴주의적 충동을 부추겨 자연계에 남아 있는 것을 파괴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두 장 〈19세기 영국 가사 노동의 구성과 임금의 가부장제〉와 〈미국과 영국 성 노동의 기원과 발전〉에서는 자본의 계획과 계급 투쟁에 관한 마르크스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음을 확인한다. 두 논문 모두 20세기 전환기에 노동력 재생산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적 투자의 시작, 그리고 더 생산적인 노동 계급을 창출하기 위해 가족 관계와 섹슈얼리티 규제에 대한 새로운 국가의 관심을 살펴본다. 또 마르크스의 가정과 달리 노동력 재생산은 시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지 않으며, 계급 투쟁은 공장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도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계급 투쟁은 노동과 자본 사이에서는 물론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족과 더 폭넓은 공동체에서 국가의 대표자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프롤레타리아 내에서도 벌어진다는 점을 설명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심각한 초저출산·초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경제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이윤 중심 사회’를 향해 앞뒤 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결과다. 사람·자원·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지역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고, 좋은 삶을 위해서는 재생산과 돌봄 책임을 모든 시민이 함께 나누어야 함에도 여전히 여성의 값싼 노동에 기대려는 방식은 대한민국의 쇠퇴를 부추길 뿐이다.
이런 시대적 맥락에서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재생산과 돌봄이 갖는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바탕으로 삶·생활·생명이 중심이 되는 사회, 즉 ‘재생산 중심 사회’ 혹은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통해 ‘이윤의 생산’이나 ‘상품의 생산’이 아닌 ‘삶의 생산’이 우리 일상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페데리치가 강조하듯 노동이란 무엇이고 생산이란 무엇이며 경제란 무엇인지를 비롯해 지금까지 우리가 자명하다고 여겨온 개념들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윤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활동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