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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67375605 |
|---|---|
| 쪽수 | 42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 예술 > 미술
AI추천 이유

“조선백자는 세계 도자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선의 미학이다.
이 책은 조선백자 명품에 대한 섬세한 해설서다.” - 유홍준
조선백자 절정기의 주역들과 함께 떠나는
매혹적인 고미술 기행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성화대의 모델이자, 2023년 미국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약 60억 원에 낙찰돼 큰 관심을 끈 달항아리는 조선백자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중국과 일본, 유럽이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도자기에 열중할 때, 조선백자는 그와 정반대로 군더더기는 모두 버리고 핵심만 남겨 깊이를 더하는 순백자를 선택했다. 달항아리의 원래 이름은 ‘백자대호白磁大壺’로,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하는 마중물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조선백자의 범주가 결코 달항아리와 같은 순백자에만 머물러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고려청자의 기법을 물려받은 상감백자에서부터 최고급 안료를 사용해 주로 왕실과 사대부들에게 각광받았던 청화백자, 단지 청화백자의 대용품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철화·동화백자에 이르기까지, 조선백자는 다양한 색과 문양, 형태로 제작되어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했다. 2023년 리움미술관 전시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전은 조선백자 국보 10점과 보물 21점, 그외 일본 등 해외에 소재한 수준급 백자 34점을 포함해 총 184점을 소개한 역대급 규모인 것은 물론 관람인원만 10만 명에 육박, ‘오픈런’과 ‘N차관람’까지 이어져 고미술 전시로는 이례적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 초입에서부터 조선백자 최고의 명품들을 우주처럼 연출된 매트릭스 공간 속에 배치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이후 화려함의 극치인 관요 청화백자를 지나 파격과 해학으로 꽃피운 지방 조선백자에 숨은 면모에도 시선을 고르게 배분한 전시의 묘미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를 책임 기획하며 ‘리움미술관의 BTS’라는 별명을 얻은 이준광 큐레이터가 직접 쓴 이 책은 전시를 기반으로 한 것은 물론 미공개 작품까지 포함해 현존하는 조선백자 최고의 명품들을 한 권의 책 안에 충실히 담아냈다. 무엇보다도 전시 중 관람객들과 직접 나누지 못한 조선백자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들 그리고 애정이 이 책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조선의 정신이자 이상적 인간상, ‘군자’
파격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백자의 기풍
하나의 미술품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마음이, 더 나아가 한 시대의 정신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조선백자 한 점 한 점에 깃든 조선의 정신이자 이상적 인간상이었던 ‘군자君子’에 주목한다. 유교라는 철학적 이념 위에 세워진 국가였던 조선. 그 시대를 살아간 조선 사람들은 공자가 말한 최고의 인간인 군자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 오늘의 공부와 내일의 수양을 더해가던 이들이었다. 조선백자에는 이러한 군자의 정신이 반영되어 있는데, 일단 고결한 흰빛과 반듯한 형태미, 매란국죽과 같은 문양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특징들이 모든 백자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조선 중후기 중앙이 아닌 지방과 민간에서 만들어 사용한 백자들은 보다 다양한 형태와 특징들을 보인다. 이에 저자는 새로운 시선으로 백자 안에 담긴 군자를 읽어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전통과 변화’, ‘기품과 해학’, ‘응축과 확장’같이 서로 대칭되는 특징들이 결국 군자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수렴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즉, 전통이라는 하나의 이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이며 질적· 양적으로 모두 풍부해진 모습으로 서민생활 깊숙이 침투한 조선백자의 모습에서 군자의 기풍을 발견한 것이다.
건국과 함께 때 이른 절정을 맞이했던 조선백자
시대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문화적 산물
저자는 고려시대부터 도자기의 부침浮沈이 줄곧 국가의 흥망과 궤를 같이 해왔으며, 이것이 15세기 조선백자의 상황과도 꼭 들어맞는다고 말한다. 조선 건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460년대에 왕실 백자를 전적으로 생산하는 관요가 만들어지고 이후 15~16세기에 걸쳐 조선백자 최고의 명품들이 탄생한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도 잠시, 왜란과 호란,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뒤이은 대기근으로 말미암아 17세기 조선의 국운이 곤두박질치면서 조선백자 역시 난관에 봉착하고 만다. 조선의 곤궁함은 청화안료 수급의 어려움으로 이어졌고 철화와 동화 안료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청화백자의 대체품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독특한, 또 다른 미의 세계를 창출해낸다. 용과 같이 왕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문양을 개성적으로 변형하여 희화화하거나 사군자의 식물을 단순한 몇 개의 선으로 표현하는 과감한 추상성을 드러내는 등 참신하고 개성 넘치는 멋과 웃음이 백자 속에 담기며 조선백자는 또 한 번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이처럼 조선의 역사와 함께 숨쉬며 발전해온 조선백자를 통해 그간 미처 알지 못했던 고미술의 아름다움에 눈뜨고 옛 선조들의 정신을 마음 속에 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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