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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9022911 |
|---|---|
| 쪽수 | 23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거듭 넘어질 나를 위한 99번의 충실한 기록
“연패에도 끝은 있다. 그 사실이 매번 새삼스럽고 놀랍다.”
장편소설 『단 한 사람』을 쓰는 과정이 집중적으로 담긴 이 창작 노트에는 최진영이 소설을 구상하는 동안 보아온 서울과 제주의 풍경, 소설의 첫 장면을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를 달래고 나아가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담겼다. 특히나 이 창작 노트에는 주요한 작품을 다섯 권이나 펴내고 굵직한 상을 받기도 한 제주에서의 삼 년이라는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작가로서의 궤적에서 중요한 공간과 장면이 기록으로 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더없이 소중해진다. 창작 노트라 이름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최진영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과 눈부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 한 권의 장편소설을 완성하는 과정을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최진영이라는 소설’을 읽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 안에 흐르는 소설가의 시간 역시 또 한 편의 소설같이 꽉 찬 서사로 읽히는 까닭이다.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 99개의 창작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소설의 집필을 앞두고 시작된 노트에는 글을 쓰거나 쓰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때로는 덤덤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담겨 있다.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의 열렬한 팬으로서 연패를 이어가는 야구팀을 응원하면서도 작가는 ‘야구하기’와 ‘글쓰기’를 나란히 놓고 ‘연패를 끊자’ ‘반드시 새 소설을 시작하자’ 자주 다짐한다. 그리고 야구팀이 지고 있더라고 절대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은 소설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잘 쓸 수 있”(17면)기를 바라는 작가로서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연패에도 끝은 있”(207면)듯 진전이 없던 소설은 어느덧 흐름을 타고, ‘창작 노트 1’이 시작하기 전 ‘0’으로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장편소설은 ‘창작 노트 99’를 쓰고 난 뒤 100으로 채워진다. 창작이란 어쩌면 이러한 0부터 100까지의 시간을 무한히 반복하는 과정인지 모른다. 그 무한 안에서 최진영은 글을 쓴다. 글을 쓰다가 가끔 넘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거뜬히 일어서 다시 쓸 것이다. 주머니 속에 이토록 푸르른 창작 노트가 있기에.
여기 노트와 펜이 있다.
오늘을 쓸 수 있다.
하루를 살 수 있다.
언젠가 내가 쓴 글이 나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겠지만, 이제 다시 걸어보자고 말을 걸진 않겠지만, 늘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일어나도록 만들 것이다.
거듭 넘어질 나를 위해 매일 글을 쓴다.(프롤로그, 8∼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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