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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춤

  • 김임순
  • 세종출판사
  • 2025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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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59797965
쪽수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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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오랫동안 글을 썼다. 융통성 없는 내향적인 성격과 딱 맞았다. 서푼짜리도 안되는 걸 글이랍시고 언감생심 작가 흉내를 내며 살았다. 반거충이 글솜씨로 시나위 장단에 춤추듯 문학판에 뛰어들어 신나게 놀았다. 땟거리를 걱정해야 할 판에 재산증식에는 관심 없었다. 미전에조차 외상 긋고 매달 도서 구입비를 탕진한 탓에 가계부채만 늘어나게 했다. 금값이 천정부지인데 금덩이를 사두었더라면 칭찬받을 유산이라도 물려주련만, 처치 곤란인 책 무덤만 쌓아두었다. 그 무덤 속에 파묻혀 도낏자루 섞는 줄도 몰랐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짝짝이 외눈 시력으로 여전히 읽고 쓰는 게 좋다. 책 속에서 까막눈을 뜨게 해준 훌륭한 스승을 만났으니 금은보화가 무에 그리 부러우랴. 그것만으로도 화해와 같은 은공이요, 영광이었다.

해양문학에 관심이 많아 소설이든 수필이든 대체로 바다에 관한 작품을 많이 썼다. 대학 시절 은사님은 나이든 제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째서 당신은 바다에 맺힌 한이 그리도 많으냐고. 왜였을까. 흔쾌한 답변은 세 번째 수필집 표제인‘샤먼의 춤’에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샤머니즘이 영적인 세계라는 걸 무엇으로 증명할까. 백사장에서 진혼제가 거행되고 있었다. 제단 위에는 구미 당기는 온갖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너덧 살짜리 사내아이 둘이 코를 흘리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저런 녀석들을 두고 떠난 고인이 원망스럽고 야속하다. 무지개 색깔 과자처럼 아름답고 맛난 추억을 남겨주지도 못한 위인이 무슨 염치로 혼자만의 만찬을 즐긴단 말인가. “사랑은 내리고 이별은 태우고” 망자는 급행열차를 타고 흔적없이 떠나버렸는데 어쩌자고 생짜로 아이들만 걸신들리게 만드는가.

샤먼이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의 세계를 넘나들며 바라춤으로 지노귀 굿을 한다. 기별을 받고 홍련紅蓮에 내려앉는 혼령은 날개가 가벼운 나비일까. 수다스러운 새였을까. 안태본이 어촌이 아니었으면 그 누군가의 인생길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바다가 남긴 잔혹한 상처는 한 가정의 미래까지 용오름에 휘말리게 했다.

죽도록 바다가 싫었고 미웠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었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가 아니었다. 외려 섬마을에 들어와 삶의 둥지를 틀었다. 갈매기가 발 도장 찍은 모랫바닥에 나의 청춘을 묻었고 유배의 섬은 아이들의 고향이 되었다.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설 속의 인물들과 어울려 혼자만의 모노드라마에 울고 웃었다.

 

 

 

소설이 허구라면 수필은 자기 고백의 문학이다. 내면의 진솔함을 가식 없이 표현함으로써 성선설을 핑계 삼아 결 고운 수필을 쓰고 싶었다. 때로는 내 삶이 한 편의 소설이었고 나신을 드러낸 수필이었다. 안경 두께가 두꺼워질 때마다 흉잡히지 않을 글을 썼는지, 책을 출간할 때마다 남세스럽다.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평행한 두 직선이 멀리 가서 한 점의 소실점에서 만난 듯 오고 가는 삶 또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갈 것이다. 바다는 나에게 악력으로 짜내야만 하는 초유의 젖줄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게 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바다 위에 뜬 부표 같으리. 언젠가 버려질 쓸데없는 책을 엮어내며 저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유배의 섬에서 안부를 묻는다. 그동안 안녕하신지? 오래도록 건강히 잘 지내시라며…. 세종출판사 편집실 손동입, 디자인실 천현호 선생님, 두 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2025년 바다가 옥빛인 어느 여름날

거제도 미리내 창작실에서

목차

[목 차]

작가의 변자 ∙ 5

 

 

제1부

해조음 음악회

 

꽃밭 15

아버지의 노래 21

샤먼(shaman)의 춤 28

그 연가의 비망록 35

해조음 음악회 42

연姸과 선鮮을 잇다 49

조화도 향기를 피운다 55

국경을 넘으며 60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66

항구는 전당포다 72

제2부

유배의 변

 

용궁동龍宮洞 석화백石畫伯 전상서 81

쇠, 꽃을 피우다 89

홀씨의 역작 95

유배의 변 101

상생相生에 대한 소견서 107

앵무새, 솔숲에 잠들다 112

바람이 전하는 말 116

서시序詩 별곡 123

충녀忠女의 비애悲哀 129

제3부

아름다운 그 이름

 

스파이더맨(Spiderman) 137

소녀야! 아비랑 꽃놀이 가자꾸나 143

마음을 잇다 150

합숙 훈련 중 158

아름다운 그 이름 165

누우떼를 보았다 171

문패를 새기며 176

발효되는 시간 183

호미론 190

베란다 끝에 선 남자 196

제4부

생명의 꽃, 그 유래에 관하여

 

그곳으로 가고 싶다 205

7번 국도 천변 풍경 212

경남 길을 걷다 218

오래된 집 그 곳에는 224

들꽃처럼 살고 싶은 섬 231

훈장을 추서追敍함 240

늙어서 참, 곱다 246

주름 서책書冊을 읽다 252

하얀 거목을 보았다 259

생명의 꽃, 그 유래에 관하여 265

제5부

장승포항의 소야곡

| 연작수필 |

 

여기 어때? 장승포 279

장승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286

장승포항의 소야곡 294

 

낙동강은 말한다 300

<부재> 사하촌의 사계(四季)

저자 소개
저자 : 김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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