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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9281929 |
|---|---|
| 쪽수 | 136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시
AI추천 이유
박이현 시인의 디카시 58편,
시인을 따라가며 시인이 되어 가는 필사시집

봄빛 흐드러지던 4월, 일주일에 두 시간의 지역도서관 글쓰기 수업에서 박이현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자태로 토씨 하나 흐트러짐 없는 강의를 해 주시고, 수강생들의 작품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짚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오랫동안 시를 쓴 사람은 저렇게 맑고 화사한가 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 책을 만들고 싶다고 부탁드리니 흔쾌히 내주신 원고를 읽고는 먹먹함에 사로잡혀 잠시 동안 작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짧은 시에 등장하는 꽃, 사람, 일상 들이 빛나는 찰나의 아름다움으로 황홀하게 스러져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좀더 붙들어 돌에 새기고픈 언어의 안간힘으로 시인은 마주치는 존재를 향해 지그시 눈 맞추고 쓰다듬으며 저마다의 이름을 불러 준다. 그리고 그 엄연한 유한함을 애도하고 축복하며 담담하게 놓아보내고 있었다.
그 얘기를 들어 보고자 도시 언저리의 호젓한 밥집에서 시인을 만났을 때도 차를 세우고 출입문을 향하는 사이 계단 아래 옹기종기 피어 있는 한 움큼 채송화를 굽어보며 짦은 경탄과 함께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이었다. 넉넉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면서 사라지는 것들을 가슴 안으로 들여 꼿꼿한 언어로 되살리는 일이 시인의 소명인 것 같았다.
늘 정갈하고 유쾌하신 시인께서 곱고 연약한 것들의 시간을 차곡차곡 담아두는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문득 덧없이 널브러져 시나브로 바래 가는 내 작은 세상이 소중하고 가여워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사람에게 비추어 나의 삶으로 돌아오는 울림, 詩의 힘이다.
'사랑꽃' 전자책에 이어 종이책을 만들면서, 감상만 할 게 아니라 시인을 따라 함께 써 보면 좋겠다 싶어 종이책에는 필사 페이지를 추가했다. 필사도 하고,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적어 보기도 하고, 독자의 시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어 쓰기, 바꿔 쓰기, 새로 쓰기 등을 하면서 마지막에는 자신만의 작품을 적어 넣을 수 있게 구성했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재미있게 활용하면서 위안과 기쁨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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