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제1장 ‘나’는 어디에 있는가
우주에서 바라본 ‘나’
‘나’라는 수수께끼
존재에 대한 질문
불교의 세계관
생각대로 되는 일은 없다
‘공空’의 개념
제2장 《반야심경》의 세계
《반야심경》의 성립
노래하듯 스며드는 경전
자유와 부자유
《반야심경》을 읽다
260자의 기도
제3장 현대 우주론으로 본 《반야심경》
밤은 왜 존재하는가
빛에서 태어나는 것
물질의 생성과 ‘진동’
구체적이지도 않고 추상적이지도 않은
타고르(T)와 아인슈타인(E)의 대화에서
바람에서 태어난 우주
우주의 공정함 속에서
아름다움의 본질
현실과 인식의 경계에서
‘환영’ 속의 현실
《반야심경》의 진수
제4장 인생과 우주 시간
우주 달력
삶이라는 장대한 체험
1ㆍ2ㆍ3의 숫자 감각
뇌는 소리로 깨어났다
종교의 기원
인류의 시작
남녀라는 개성
사랑하고, 믿고, 기다리기
자신의 얼굴
적령기는 존재하는가
시간의 신비
‘이제 와서’를 ‘이제부터’로
제5장 인생의 목적지
플라네타륨
별을 바라보는 삶
사람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
일본 문화에 숨겨진 √2
사람과 사람의 관계
미래를 바꿀 자유
언어가 지닌 신비한 이중성
달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들
365일과 108번뇌
예수의 탄생
1인칭의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평화를 위한 지침서
마치며
부록
한문본 《반야심경》
우리말 《반야심경》
영문본 《반야심경》
산스크리트본 《반야심경》
[본 문]
별은 빛을 발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만드는 물질을 포함한 수많은 원소를 합성하는데, 에너지가 고갈되면 균형을 잃고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파편 형태로 우주 공간에 흩뿌려집니다. 그 파편이 모여 태양계가 탄생하고, 지구가 탄생하고, 우리를 포함한 모든 존재가 태어났습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근원적으로 동일하며, 독립적인 존재는 있을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 의존적인 존재일 뿐입니다._7쪽
인간의 몸은 별 조각,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십조 개의 세포가 모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즉,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분 이외의 것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이 여러분 몸의 본질입니다. 따라서 ‘나=몸’이 아닙니다._17쪽
사람은 혼자만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확립할 수 없습니다. ‘나 아닌 것’이 있어야 비로소 ‘나’라는 존재가 확립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감정적인 논리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물질의 상호 의존성으로 우주가 구성되어 있다는 냉엄한 과학적 관점입니다._18쪽
어쩌면 진정한 우주의 시작은 하나의 아주 작은 근원적 물질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근원과 연결되어 있으며, 근원에서 갈라져 나온 물질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 형태가 지금의 우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_22쪽
“양손을 치면 소리가 나지만, 한 손으로는 어떤 소리가 나는가?”
이 말의 의미는 소리가 난다거나 나지 않는다거나, 양손이나 한 손이라는 구분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가령, 한 손으로 박수치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포착하고 그 장면에서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어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_56쪽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라 존재하지 않고, 미래도 아직 오지 않았으니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있다면 이 순간뿐일 것입니다. 그런데 ‘순간’이라는 시간은 있을 틈이 없습니다. 순식간에 과거가 되어 존재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끊이지 않고 나에게 다가오는 지금 이 ‘순간의 끝’이야말로 영원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이 순간을 100%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깨달음의 상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_84쪽
《반야심경》에서는 왜 그렇게 되는지에 관한 언급은 없고, 단지 외우라고만 합니다. 그렇지만, 외우는 것과 외우지 않는 것은 여러분의 선택이며, 어떤 강제도 없습니다. 이는 타 종교와 달리 불교의 너그러운 면이기도 합니다._96쪽
허블의 법칙이 성립하는 세계에서는 어디가 팽창의 중심인지 특정할 수 없으며 어디가 우주의 끝인지도 특정할 수 없습니다. 팽창을 관측하고 있는 지점 자체가 팽창의 중심이며 동시에 세계의 끝이라고 생각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고정된 중심적 자아란 없으며 모든 것이 서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불교에서 말하는 ‘제법무아諸法無我’와 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_105쪽
E 나는 인간을 초월한 객관성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인간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진리입니다.
T 과학은 달도 수많은 원자가 모여서 이루어진 현상임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그 천체에 빛과 어둠의 신비를 볼지, 아니면 수많은 원자를 볼지는 인간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만약 인간의 의식이 달이라고 느끼지 않게 되면, 그것은 달이 아닌 게 됩니다._115~116쪽
절반은 예측 가능하고 절반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은 삶에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내일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면 두려워서 살 수 없겠지만, 반대로 내일 일어날 모든 일을 알게 된다면 그 역시 두려워서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돈이 없더라도 내일이 월급날이라면 힘을 낼 수 있지만, 내일 몇 시 몇 분에 큰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안다면 두려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고 생명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절반은 예측 가능하고 절반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자연계가 마련한 중요한 속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_128쪽
이렇게 생명의 진화 과정을 되돌아보면 지금 여기에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태어날 때까지의 과정은 우주 진화의 과정을 다시 한번 경험하는 일과도 같습니다. 그렇게 갓 태어난 무력한 인간은 부모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양육됩니다. 우리 인간은 다른 존재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포유류 중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하게 줄 수 있는 존재는 우리 인간뿐입니다. 놀랍게도 진화는 우리에게 그러한 능력을 주었습니다. 어쩌면 여기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해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_149쪽
이제 물리학이 바라보는 시간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을 수직으로 던지면 처음엔 빠르게 상승하다가 최고점에서 잠시 멈춘 후 낙하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낙하하지만, 서서히 속도가 빨라지며 지상에 도달할 때의 속도는 위로 던졌을 때의 속도와 똑같습니다. 이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후 거꾸로 재생해 보면, 상승과 낙하가 완전히 똑같아서 시간순으로 재생한 영상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물리학, 특히 운동과 힘을 연구하는 역학 분야에서 시간은 과거와 미래의 절대적 구분이 없습니다._174쪽
우리는 별을 ‘본다’, ‘바라본다’라고 말하지만, 별을 볼 때는 꽃이나 풍경을 보는 것과는 다른 뇌 작용이 일어납니다. 꽃을 볼 때는 시각으로 전체를 포착하는 반면, 별을 보는 행위는 먼 과거에 그 별에서 출발한 빛과 당신의 눈동자가 정확히 맞닿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광대한 우주와 우주의 산물인 여러분이 직접 접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_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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