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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61043939 |
|---|---|
| 쪽수 | 12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시
AI추천 이유
가슴을 흔드는 앵강만의 빛이 때로는 기억처럼 밀려왔다. 다락방 창을 열면 무당벌레가 숨 쉬던 작은 텃밭, 시간이 멈춘 어린 날의 오후. 풀과 벌레와 꽃과 바다, 이름 없이 친밀했던 것들. 그 투명한 형상들이 아직도 나를 흔들고, 눈부신 바다는 오늘도 나를 껴안는다.
정수월의 시는 색채 이미지로 가득하다. 붉고 검고 어둡고 떨어지고 솟구치며 다양한 빛깔들이 시 전편에 넘실댄다. “소리 없이 채색되는 문장”으로 가득하여 시를 읽으면서 보게 되고 감각하게 된다. 특히 시인이 구가하는 붉은 이미지는 강렬한 색감으로, 뜨거운 감각으로, 때론 본질적 인식으로, 살아 있는 생명력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내며 발산한다.
정수월 시인은 “피 묻은 입술은 말의 출구”라는 감각적 진술을 전했다. 시인의 입술은 통각의 감각과 붉게 서린 이미지로 남아 있지만, 그 감각과 이어지는 인식은 원형으로 남아 시의 언어가 되었다. 그래서 시인의 말은 굳세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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