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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5010055 |
|---|---|
| 쪽수 | 24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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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라 박사와 함께 『키타비 데데 고르구드』라는 영웅서사시를 번역하기로 했을 때 내 마음은 이미 초원을 달리고 있었어요. 반가움과 호기심을 갈기처럼 휘날리며 말을 달려간 곳에선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새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나무 친구와 구름 친구와 양 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말 친구를 만나기도 해요. 뒷산에서 자라는 나뭇잎과 다른 빛깔의 나뭇잎을 주웠다고요? 엉덩이가 매우 커다란 양을 만났나요? 나와 비슷한 옷을 입은 친구와 마주치고 나와 조금 다른 말투를 쓰는 친구도 만나게 될 거예요.
『키타비 데데 고르구드』는 투르크 민족 중 오구즈족에게 전해지는 아주 오래된 영웅서사시예요. 우리 책은 ‘데데 고르구드의 책’으로도 알려진 『키타비 데데 고르구드』 아제르바이잔 판본을 한국어로 처음 번역한 책이에요. 유라시아 유목 민족 중 오구즈족에 전해지는 영웅서사시를 한국에 소개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여러 판본 중 가장 최신 판본을 찾는 일, 원문의 오류를 찾아 수정하는 절차, 어느 하나 쉬운 일은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특히 아제르바이잔 국립과학아카데미 아시아 연구소의 바디르칸 아흐마도브(Badirkhan Ahmadov)교수님의 도움이 매우 컸음을 밝히며 바디르칸 아흐마도브 교수님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와 시는 여러 사람의 노력과 품으로 전해지고 있어요.
레일라 박사와 나는 열두 이야기 중에서 여섯 이야기를 선정했어요. 고르구드 아버지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에요. 게다가 고르구드 아버지는 전통 악기인 고푸즈를 잘 연주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멋진 분이에요.
오구즈족 역사와 삶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이야기를 선정하고 그중에서도 우리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을 이야기를 골랐답니다. 이야기의 순서도 책의 구성에 어울리게 조금 다르게 배치했어요. 거기에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님의 자세한 검토와 번역 검수로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함께 작업해 주신 레일라 박사와 방민호 교수님, 고맙습니다. 또 아제르바이잔 구전 동화, 『태양의 사랑』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출판비를 지원해 준 아제르바이잔 디아스포라 재단(Fund for Support to Azerbaijani Diaspora)의 아크랍 압둘라예브(Akram Abdullayev)회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여섯 이야기 모두 인상적이지만 특히 「바사트가 외눈박이 테패괴쥐를 물리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외눈박이 테패괴쥐 이야기는 테패괴쥐가 어떻게 외눈을 가진 괴물 모습으로 태어났는지,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 자세하게 묘사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일이 벌어진 사정을 외면하지 않는 이야기 방식에 깊이 감명받았답니다.
여하간 이유는 궁금해하지 않고 일단 비난부터 시작하는 경우를 더러 목격했어요. 나도 모른 척, 못 본 척한 적이 있어요. 그때 왜 그랬을까 싶지만 돌이켜보니 그 하나하나에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외눈박이 테패괴쥐의 부적절하고 나쁜 행동들이 괜찮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세심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한 움큼의 용기를 낸다면 여러분은 이미 영웅입니다. 진실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모여서 역사가 되고 이야기가 되고 또 시가 된다고 생각해요. 고르구드 아버지가 들려주는 오구즈족 영웅서사시를 만나보세요. 초원을 달려 친구를 만나게 될 겁니다.
아, 저기, 초원에서 말 달리는 사람이 있어요.
손을 흔들고 있어요.
2025년 8월
유수진 작가
어린 독자 여러분.
나는 어린 시절 마음에 많은 꿈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꿈은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고 매일 작은 목표를 세워 한 걸음씩 전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제르바이잔의 작은 농촌 마을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어요. 조금 부족한 환경에서 공부했지만, 어쩐 일인지 배움에 대한 갈증만큼은 결코 메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중학교 때 처음 『키타비 데데 고르구드』라는 서사시를 접했습니다. 그 책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영웅들의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책에서 영웅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멋지게 세상을 구했습니다. 그때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으면 결국 나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 영웅서사시 속 영웅들은 강하고 힘이 세지만 그것만이 그들의 장점인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정의를 지키고 공동체를 생각하며 상대방을 도와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지,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나아가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 영웅인 건 아닙니다. 영웅은 용기와 사랑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도 이 책 속 영웅들처럼 어려운 상황에 맞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꿈은 언젠가 여러분의 힘으로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투르크계 나라들의 문화와 전통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이 책의 영웅들처럼 용기 있는 선택과 정의로운 행동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꿈꾸고 도전하고 그 꿈을 이루세요. 여러분의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끝으로, 지난해 출간된 『태양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 역시 아제르바이잔 디아스포라 재단의 후원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신 Akram Abdullayev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번역 과정에서 아제르바이잔어 자료를 아낌없이 제공해 주신 아제르바이잔 국립 아카데미의 Badirkhan Ahmadov 교수님, 바쿠 국립대학교의 Vagif Sultanli 교수님께도 마음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난해한 어휘와 구절을 헤아리는 데 교수님들의 친절한 설명과 조언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25년 8월
레일라 박사
감수자의 말
놀랍다. 기이하면서도,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처음 보는 진귀한 보물 같은 이야기들. 여기 이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나는 한국인들과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서로 통하는 사랑을 느낀다. 우리에게도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처럼 선녀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고, 잃어버린 아이의 이야기가 있지 않았던가. 사랑과 이별, 싸움과 용서, 떠나고 돌아오는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들 속에는 투르크 사람들과 한국인의 마음이 하나로 만나는 맑은 연못이 숨어 있는 것도 같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은 더 드넓고, 더 모험에 차 있고, 더 리드미컬한 노래를 품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초원을 잃어버린 우리가 이 이야기들을 지금 꼭 읽어 우리의 일부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2025년 8월
방민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