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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9353312 |
|---|---|
| 쪽수 | 208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종교 > 기독교 > 신앙/간증/예화집
AI추천 이유
세상에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지만, 하늘에는 곧장 닿는 노래가 있다. 박수도, 조명도, 환호도 없는 빈 방에서 울려 퍼지는 그 소리. 낡은 기타를 품에 안은 한 사람의 고백, 그것이 곧 삶의 진실이었다. 그의 앞에 앉은 관객은 단 한 분, 그러나 그분의 눈길은 세상의 어떤 박수보다 따뜻했다.
기타의 몸통에는 깊은 흠집들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삶의 골짜기마다 새겨진 눈물과 절망의 봉인이었다. 아버지를 잃던 날의 균열, 가정이 무너져 내리던 현실, 이국의 하늘 아래서 견뎌야 했던 외로움, 교만의 끝에서 찾아온 어둠. 그러나 놀랍게도, 그 모든 상처는 소멸되지 않고 오히려 음악이 되어갔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떨림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영혼의 깊은 곳을 울리는 절정의 음이었다.
여섯 개의 줄은 여섯 번의 강물 같았다. 첫 번째 줄은 어린 시절의 맑은 신앙, 두 번째 줄은 아버지의 부재가 남긴 낮은 울음, 세 번째 줄은 외로움 속에서 피어난 새로운 언어, 네 번째 줄은 교만 속에 끊어진 소리, 다섯 번째 줄은 회복과 사랑의 만남, 여섯 번째 줄은 무겁고 낮은 섭리의 저음. 그 줄들이 모여 만들어낸 화음은, 불협화음마저 품어내는 더 큰 교향곡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음악을 넘어, 누구나 귀 기울이면 자신 안의 상처와도 이어질 수 있는 생명의 선율이었다. 그리고 다가온 ‘튜닝’의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인생의 조율은 능력이 아니라 항복의 기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눈을 잃고서야 열린 영혼의 귀, 실패 끝에서 다시 일어선 사랑의 소명. 남아공의 쓰레기장에서 굶주린 이들에게 건네진 따뜻한 스튜 한 그릇, 서툰 영어로 전하던 “God loves you, I love you”라는 두 마디는, 그 어떤 웅장한 음악보다도 더 완전한 화음이었다.
그제야 그는 알았다. 진정한 연주는 잘 다듬어진 기술이 아니라, 상한 심령에서 흘러나오는 고백임을. 흠집 난 기타의 거친 떨림이야말로, 하늘을 울리고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가장 깊은 진동임을. 이제 낮고 깊은 한 줄기 음이 울려 퍼진다. 두려움도, 실패의 그림자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사라지고, 삶이라는 낡은 기타는 온전히 맡겨졌다. 둥― 하고 퍼지는 그 소리. 그것은 더 이상 한 사람의 노래가 아니었다. 인간의 노래가 아니라, 사랑의 노래, 위로의 노래였다.
그 노래는 시작되었다. 마지막 날, 마지막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단 한 음도 헛되이 울려지지 않고, 오직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밝히는 선율로 흘러갈 것이다. 고통은 은혜의 진동으로, 상처는 치유의 화음으로 바뀌어, 이제 앞으로의 선교 현장마다 더 맑고 깊은 음으로 퍼져갈 것이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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