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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391272 |
|---|---|
| 쪽수 | 17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상처받고 버려진 이들에게서 배운 사랑,
그 ‘사랑’의 깊이를 말하다
지구에서 가장 강한 종족의 ‘반려’ 임무를 맡은 동물들, 그러나 인간은 그들에게 결코 관대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았다. 인간이 동물들에게 행한 온갖 못된 짓을 떠올리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주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의 지은이 김현진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20여 년간 그의 품을 거쳐 간 수십 마리의 동물은 예쁘지 않다거나 나이가 들었다거나 몸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반려’된 이들이었다. 누군가에게 거부당해 길 한복판으로 내몰린 동물들, 마음 깊은 상처를 안고 안락사를 기다리는 동물들은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겨 처리되어야만 하는 쓸모없는 개체가 아니었다. 김현진은 말한다. 상처받고 버려진 그들로부터 진짜 ‘사랑’을 배웠다고. 그리고 그들에게 배운, 깨달은 ‘사랑’ 때문에 결코 쉽지 않았던, 아니 혹독했던 삶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이다.
“돌아보니 개를 특히 사랑하게 된 것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을 구걸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유 없이 나를 사랑했다. 받을 자격이 없는 애정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개 같은 인간’이라는 말로 누군가를 욕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개들이 그나마 나를 인간의 꼴로 만들어주었다. 그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어찌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택시에 치여 앞다리가 잘려나간 모란이, 엽총탄이 척추에 박혀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되었지만 앞다리로 몸을 끌고 다니며 씩씩하게 컹컹거리던 로렌초, 누구에게 무슨 짓을 당했는지 다리와 꼬리가 직각으로 부러져 굳어진 채 방치되었던 줄리아노, 휴가철 해수욕장에서 버려진, 안락사 위기에서 두 번이나 도망쳐 생을 쟁취한 검둥이….
기구한 운명을 지닌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럼에도 하나같이 천진하고 따뜻하다. 사람에게 상처받았으면서도 또다시 사람에게 다가가 사랑을 외친다. 김현진은 이들을 보면서 “그렇게 사람에게 치이고도 또 사람을 믿고 어리석게 다시 사랑하는 근성을 사람도 배울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조금 덜 괴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들 속에는 이 사회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담겨 있다.
“개체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이 사회에는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자기계발을 통해 그 자유와 특권을 획득하라고 외치는 신자유주의 안에서 애초에 잡종으로 타고난 것들은 도무지 설 곳이 없다. 이 안에서는 당연히 개도 소비재가 되었기에 옆에 데리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폼 나는 개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김현진은 이 땅에 살다 ‘반려’된 수많은 반려동물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받은 사랑, 곧 변함없는 사랑을 되돌려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라고 이야기한다.
“개들은 나에게 더 나은 인간이 되라고 짖지 않았다. 더 비싼 사료를 달라고 한 적도 없다. 비싼 개집이나 마약방석을 바라지도 않았다. 개들이 원한 건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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