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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들은 상처로 말한다 - 자해 우울 등 고통받는 아이들과 나눈 회복의 대화
- 셰이팅
- 강수민,김영화
- 멀리깊이
- 2025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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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1439717 |
|---|---|
| 쪽수 | 276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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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고 싶어서 자해하는 아이들
외로움과 죄책감, 두려움 속에서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한 26개의 기록
‘자해’를 죽음이 아닌 삶의 신호로 읽은 대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치유 보고서
“진료실에 둘만 남자, 열대어 소년이 재빨리 일기장을 꺼냈다.
일기를 펼치자마자 역한 냄새가 진동했다.
한 줄 한 줄 붉은색으로 써 내려간 글은 뭔가를 호소하고 있었다.
…아이는 대답 없이 소매를 걷어 상처로 빼곡한 팔을 보여주었다.
일기를 무엇으로 썼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본문 21쪽 중에서
《자해하는 아이들》(2025년, 멀리깊이 刊)은 대만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 셰이팅이 저술한 청소년 자해와 문제행동에 대한 치유의 임상 르포이다. 셰이팅은 대만에 200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 중 한 명으로, 책에는 옹알이 단계의 영아에서 20대에 접어든 청소년까지 소아청소년 전 연령대가 겪고 있는 다양한 심리적 고통과 자해 행동의 양상이 드러난다. 2020년 출간되어 대만의 다양한 전문가와 부모들에게 지지를 받은 이 책이 2025년 한국에서 출간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책에는 차마 읽고 있기 미안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절박한 사연들이 등장한다. 성폭행의 기억을 잊기 위해 자신의 피로 일기를 쓰는 소년, 상담실에서 장난감 칼로 클레이 인형을 난도질한 네 살 성폭행 피해아동, 반복해서 바뀌는 엄마의 연인 수만큼 자해 자국이 있는 아이, 갑작스레 친구를 잃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한 채 자책하는 아이, 집단 따돌림 이후 학교를 거부한 아이, 그리고 상담 2년 만에 처음으로 꺼낸 말이 “태어나서 미안해요”였던 함구증 아이까지 모두가 ‘살고 싶어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냈다. 대만의 아동청소년이 겪는 이 모든 문제들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겪지 않을 도리는 없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저자 은유 작가는 추천사에서 “한 사람을 아는 건 그의 상처를 헤아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의미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자해하는 아이들》은 입시하는 거대한 가림막에 가려져 부정당해 왔던 청소년 자해라는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외로움과 구조 신호를 진심으로 듣는 책이다. 무엇보다 상담실과 학교, 가정에서 청소년과 함께 호흡하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실질적인 통찰을 선사한다. 대만 현지에서 “눈물로 읽는 임상 보고서”, “부모와 교사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평가를 받은 책은, 비단 ‘문제 아동’에게만 국한되는 책도 아니다. ADHD나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외로움의 문제 등 대한민국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고민할 문제의 해답도 안내하고 있다.
때로는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치유되는 일들
공부 외에는 어떤 문제도 없는 것처럼 구는 한국 사회에 고하는 경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 작가는 ‘입시가 치열한 지역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으며 주변 아이들은 성적이 인생과 직결된다고 믿으며 학창 시절을 보낸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병원은 세상과 불화하는 아이들로 넘쳐나고, 가끔은 안타까운 사연도 접하게 된다’고. 《자해하는 아이들》은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그 취지는 분명하다. 문제가 있으니, 덮지 말자는 것. 한국의 교육 환경과 많은 양육자들은 아이가 겪는 수많은 어려움에 “공부나 하라”고 대응한다. 만연한 성폭력 문제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고, 청소년의 약 10%가 겪는 성정체성 혼란 역시 사회 전체가 ‘없는 수치’처럼 외면한다. 이 책은 그 침묵을 깨고, 아이들의 신호를 정면에서 듣자고 제안한다.
“내면의 혼란을 스스로 해결할 힘이 약한 아이는 흔히
신경질적으로 굴며 타인과 자신을 상처 입힌다. 만약 이때
아이의 구조 신호를 무시하고 다그치기만 한다면
도와줄 기회를 영영 놓칠 수도 있다.”
본문 8쪽 중에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약을 먹기만 하면 낫는 병이 아니다. 삶을 정상궤도로 돌려놓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세상에 적응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면의 슬픔과 상처에 매달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감정의 수렁에 빠진 아이의 제 1방어선은 가족이다. 그리고 아이가 짙은 안개 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의무를 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나를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