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프롤로그 MZ세대가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이병철과 정주영의 ‘2인 비교 스토리’
이병철과 정주영의 ‘삶의 여정’ 합쳐보기
제1부 내가 되다
숲속의 여우 VS 숲속의 고슴도치
여우형 리더의 ‘견고한 고독’
고슴도치형 리더의 ‘무조건 나를 따르라’
조용한 외톨이 VS 시끌벅적한 대가족
간결한 말씨 VS 구수한 이야기
강렬한 개성 VS 불같은 열정
빈틈없는 톱니바퀴 VS 마카로니 웨스턴
장인정신 VS 벼룩의 교훈
미는 경영 VS 끄는 경영
마이 시크릿 VS 정치권력
이병철과 정주영의 재와 평의 사이
생각그물로 ‘2인 비교 스토리’ 간추려보기
제2부 삼성이 되다, 현대가 되다
자본도 경험도 없이 역사 앞에 서다
첫 시련 속에 힐끗 엿본 가능성
대륙 기차여행 VS 운명처럼 만난 자동차
삼성물산공사 VS 현대토건사
전쟁의 혼란 속에 달빛을 밟다
한겨울의 ‘푸른 잔디’ VS ‘20배 성장’
길이 끝난 곳에서 새 길을 열다
제3부 그 이상이 되다
정벌에 나선 자동차와 조선
허허벌판에서 탄생한 삼성전자
‘절대로 못한다’ VS ‘히기 단디이 해래이’
정치권력을 기웃거린 정주영
반도체를 눈여겨본 이병철
여든 노구의 정치 패배는 참혹했다
건곤일척의 명운을 건 반도체 사업
제4부 못다 이룬 미완
승률 96%의 직관력 & 인재 제일주의
작은 경험을 큰 현실로 확대시키다
뼈아픈 2패, 토지사업 & 한국비료 사건
끝내 못다 이룬 2인의 프로젝트
제5부 그들의 마지막 나날
이병철과 정주영, 당 태종에게 묻다
정주영, 자신을 빼닮은 둘째
이병철, 장남도 차남도 아닌 셋째
93.6%를 몰아준 것은 공평한 상속이다
‘왕자의 난’으로 서로 갈라선 현대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포근하겠다’
‘이 가슴엔 꿈도 열정도 많았지’
정주영을 찾아가 손을 내민 이병철
에필로그 숲속의 여우와 숲속의 고슴도치가 보여준 마지막 사업 창작 문법
참고문헌
[본 문]
그에 비해 이병철은 보잘것없는 풋내기였다. 남쪽 바다가 넘실대는 지방의 작은 항구 도시에서 이제 막 정미소를 시작한 햇병아리에 불과했다. 게다가 혼자도 아닌 세 사람의 동업으로 이뤄진 합자회사였다.
다시 말해 이병철 또한 상계에 처음 뛰어든 동시대의 여느 사업가와 조금도 형편이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결코 명망 있는 사업가와 어깨를 견줄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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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에 걸쳐 현대왕국을 일으켜오는 동안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때마다 정주영은 언제나 일선 현장에 있었다. 어느 때나 앞장 서 돌파해나갔다. 모두가 두려워 멈칫거릴 적마다 홀로 뛰어들며 이처럼 소리쳤다.
“모든 것은 나에게 맡겨라! 그렇게 겁이 나거든 집에 가서 내가 다시 부를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라!”
어떤가? 이쯤 되면 짐 콜린스가 말한 ‘숲속의 진정한 사냥꾼’이라고 한 고슴도치를 연상케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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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문에 따르면 정주영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4〜5시간이었다. 매일 새벽 4시면 눈을 떠서 5시부터는 현장 상황을 보고 받기 시작했다. 현장을 한눈에 꿰차고 있어야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특히 ‘현장 직원들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현장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같이 밥을 먹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가 하면, 이따금 씨름판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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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는 의사 결정권자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이병철의 생전엔 이런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리고 모두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2세 이건희에 이어 이미 3세 이재용의 경영으로 들어간 지금이야 크게 달라졌다지만, 그가 왕국을 이끌던 시절(1938〜1987)에 삼성의 모습은 오직 한 사람, 다름 아닌 그의 의사 결정에 따라 거대 왕국이 굴러갔었던 것만은 확실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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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대도 그의 결의는 바위 같았다. 제조업에 대한 열망을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제조업을 할 것인가…?’
조심성 많고 신중한 성격의 이병철은 과연 어떤 생산 공장을 지을 것인가부터 결정하기 위해 예의 사전조사에 임했다. 그 결과 제지, 제약, 설탕의 국내 생산 능력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국민 생활이나 산업 활동에 당장 요긴한 중요 물자이면서도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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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당초 목표를 크게 웃도는 고도성장으로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수송 화물이 엄청나게 팽창하며 자동차공업의 육성을 필연적으로 만들었다.
정주영이 나섰다. 청년 시절 자동차 수리 공장 아도서비스로 운명처럼 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던 그는 쉰을 갓 넘긴 나이에 자본금 1억 원으로 현대자동차를 창립했다(1967). 회장은 자신이 맡고, 사장은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동생 정세영을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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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도 불구하고 전자 산업에 승부수를 던져야 했던 건 너무도 분명했다. 삼성은 정치권력에 직접 참여치 않는다는, 그런 만큼 오직 ‘첨단기술만이 살 길’이라는 철벽의 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곧 지금의 삼성전자를 탄생케 한 밑돌이었다.
반면에 정주영은 이병철과 또 다른 선택의 길을 걸었다. 숲속의 고슴도치형 리더답게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하지 않았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듯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자신이 직접 정치권력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정벌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정주영식 뚝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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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용인에 자리한 이병철의 거처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후계 구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어 언급했다.
“앞으로 삼성은 건희가 이끌어가도록 하겠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장남 이맹희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차남 이창희는 물론 그의 누이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도 그럴 만했다. 비록 아버지와의 사이에 상당한 틈새가 벌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벌써 10여 년이 넘도록 아버지 곁에서 후계자 수업을 쌓아왔던 장남 이맹희였다. 왕국의 대권이 마땅히 자신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데 추호도 의심치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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