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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란 무엇인가 - 유럽에서의 철학적 논쟁(지구인문학총서 4)
- 클라이브 해밀턴, 크리스토프 보뇌이유, 프랑수아 주멘느
- 조성환, 허남진, 이원진
- 모시는사람들
- 2025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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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6292507 |
|---|---|
| 쪽수 | 440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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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인류세’를 이해해야 한다.”
“인류세 담론의 핵심 사상가 14인, 최초로 한 권에 모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세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인류세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한 질문이다.”
“기후위기 다음에 오는 질문 - 누가, 어떤 세계에, 어떻게 남을 것인가?”
“기후위기를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인류세’를 이해해야 한다.”
『인류세란 무엇인가』는 바로 이 명제를 가장 정교하게 사유하는 데서 출발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단순히 환경을 파괴하는 존재가 아니라, 대기 조성·빙하 용해·해양 산성화·종 멸종·기후 순환 등 지구 시스템의 작동 조건을 변화시키는 지질학적 행위자(geological agent)가 되었다. 이 변화는 “환경이 위기다”라는 차원을 넘어, 인간과 세계의 관계, 인간학·역사·정치·철학의 기반을 모두 다시 묻게 하는 근본적 전환을 요구한다.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개념은 그 전환을 가리키는 이름이며, 이 책은 그 개념을 가장 포괄적이고 다학문적으로 탐구한 최초의 인문학 연구서이다.
이미 유럽 학계에서는 “인류세 사유를 정립한 기준 텍스트”로 자리 잡았고, 한국어판 출간은 단순 번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에서도 기후위기, 탈성장, 기후정의, ESG, 생태문명 전환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정책·기술적 해결” 수준에 갇혀 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그보다 근본적이다. “기후위기는 무엇이 ‘망가졌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이라고 믿어 왔는가의 문제다.” 즉, 인류세는 지구의 위기가 아니라 근대 문명의 자기 이해가 무너진 사건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성취는, 인류세 논의를 주도해 온 핵심 사상가 14명이 한 권에 집결했다는 점이다. 브뤼노 라투르, 디페시 차크라바르티, 이자벨 스텡거스, 클라이브 해밀턴, 크리스토프 보뇌이유, 알프 호른보리, 프랑수아 주멘느 등 인문·사회과학·과학기술학·지구정치학을 대표하는 사상가들이 참여해, 기존에 흩어져 있던 논의들을 하나의 사유 지도 위에 집약했다. 따라서 이 책은 “인류세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개론서가 아니라, 인류세를 둘러싼 사유의 충돌과 논쟁, 서로 다른 미래 서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구조적 독서를 제공한다.
인류세: 과학 개념을 넘어 문명 전환의 사유로
제1부는 인류세가 왜 환경학적·과학적 개념을 넘어 철학적·문명론적 전환의 계기가 되는지를 밝힌다. 인류세는 단순히 “지구에 손상을 입힌 시대”를 넘어,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을 설명해 온 모든 사유 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를 의미한다. 1~2장은 인류세를 둘러싼 대표적 해석틀 네 가지-자연주의 서사, 포스트자연 서사, 생태파국주의 서사, 생태마르크스주의 서사-를 정리하며, 인류세는 단일한 실체가 아니라 서사적 경쟁의 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미래는 과학이 아니라 서사적 선택을 통해 구성된다”는 통찰로 이어진다.
이어지는 장들은 인류세가 근대 인식론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해밀턴은 인류세가 뒤흔든 근대성의 핵심 전제를 “자연은 배경이 아니다”, “진보는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사회과학은 지구물리학을 무시할 수 없다” 등의 명제로 정리한다. 차크라바르티는 인간의 역사·지구의 역사·생명의 진화사가 하나의 시간 축에서 교차하는 현상을 “세 개의 시간의 수렴”으로 개념화하며, 인류세는 학문을 재편할 사건임을 천명한다. 5장은 인류세가 “인류 전체의 책임”이라는 환상을 해체하고, 특정 국가·계급·산업체계의 선택적 파괴가 전 지구적 위기로 이어졌음을 폭로한다. 즉, 인류세는 “보편적 인간”이 만든 시대가 아니라, 불평등한 문명이 만들어낸 시대다.
파국을 넘어: ‘행동 불능의 시대’를 분석하다
제2부는 인류세가 초래한 문명적 파국과 정치적 무력감의 구조를 분석한다. 6장은 인류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후기 인류세는 “에너지 하강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동안 민주주의·복지국가·성장경제가 가능했던 조건은, 화석에너지의 과잉 공급과 자원 착취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7장은 기후위기가 정보 부족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 즉 가속적 마비의 구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주체 개념이 붕괴한 결과다.
8장은 “인류세 = 곧 종말”이라는 단순한 서사에 반대하며, 파국 이후의 세계를 붕괴·전환·재배치·재구성이라는 다층적 시간 속에서 사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대응”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 방식”이며, 이 전환은 과학·정책·기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사유의 재구조화 없이는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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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이후의 정치철학: 자연은 다시 ‘정치적 행위자’가 된다
제3부는 인류세가 소환하는 정치의 재탄생을 다룬다. 라투르와 스텡거스는 “자연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자이자 우리와 함께 행성 조건을 구성하는 존재”로 사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근대 정치철학의 핵심 구분-주체/객체, 인간/비인간, 사실/가치-를 무너뜨린다. 또 다른 장에서는 인류세가 개인적 실천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분석하며, “윤리의 규모를 개인에서 행성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급진적 전환을 요청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가이아 정치학, 공생적 지식 체계, 기후이주와 ‘거주가능성의 권리’ 등이 제시된다. 인류세에서 중심 질문은 “지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 속에서 살아남을 권리를 갖는가”라는 정치적·윤리적 딜레마로 이동한다.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인류세란 무엇인가』는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왜 우리는 여전히 잘못된 질문을 반복하는가?”를 묻는 책이다. 인류세의 도래는 “환경을 보호하자”는 도덕적 요청이 아니라, “인간이 무엇인가를 다시 정의하라”는 철학적 요청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기후위기 시대의 윤리·정치·교육·경제·예술·종교·철학이 어떤 전환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오늘의 독자에게 이 책은 이렇게 질문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인간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것인가?”
“우리는 어떤 세계에 속할 자격을 갖고 있는가?”
“우리가 망가뜨린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
기후위기 시대의 독서는 더 이상 ‘실천을 위한 정보’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사유’ 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필독서가 된다. 인류세를 이해하지 않고는, 우리는 더 이상 미래를 이해할 수도, 선택할 수도, 살아갈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