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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3228067 |
|---|---|
| 쪽수 | 24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AI추천 이유
전병덕 (원주문화방송 사장)
피로와 좌절, 무력감에 익숙해진 나머지 일과 일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세상이다. 저자는 현대인의 밥벌이 현장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때로는 단호하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때로는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녹이는 위로를 건넨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퇴색된 일과 인간관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이 책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청년에게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오랜 직장 생활에 지쳐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중년에게는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게 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온 마음으로 바라던 일터가 싫어진 건 왜일까?
어른의 삶은 대부분 일의 기억으로 채워진다.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우리는 노동으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매일 이를 악물고 출근한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생활에 익숙해지면 당연하다는 듯 또 일과 일터를 미워한다. 한때는 온 마음으로 바라던 일터가 싫어지는 건 자신의 문제일까, 회사의 문제일까? 이 책 『일터에 관한 낯선 시선』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일과 일터에 깃든 인간적인 얼굴을 포착한 직업인의 에세이다. 회사라는 육체적?정신적 수용소에 갇혀 힘겨워하는 직업인들에게 일터에서 소모되지 않고 삶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25년간 홍보부터 편성, 기획까지 다양한 일을 해온 저자는 노동의 대가가 주어지는 일은 본질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이나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잔뜩 움츠린 태도는 일터가 남긴 대표적 상흔이다. 일터의 시간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자율적이고 비일상적이며 창의적인 놀이의 추억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은유로 일상을 새롭게 하기’, ‘다양한 거울로 자신 비추기’, ‘자기만의 거리 감각 갖기’, ‘놀이하는 사람 되기’ 등등. 삶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에 문학과 철학, 영화와 예술에 대한 인문적 지식을 곁들여 퇴색된 직장 생활과 인간관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은 아이디어를 풀어놓는다. 지금부터라도 완성품만을 요구받는 삶에서 벗어나 과정의 즐거움을 맛보는 삶을 꿈꿔보자고 독려하는 이 책은, 휴식을 죄악시하고 성실과 열심만을 강요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직업인에게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워라밸’은 일과 휴식이 아니라 일과 놀이의 균형이다!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즐겁고 자발적인 활동으로 자아를 마음껏 발산해야 한다
매일 아침 알람을 끄고 출근을 하는 순간부터 직업인의 삶은 고통스럽다. 매번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출퇴근을 거듭하는 건 고되고 쓸쓸한 일이다.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봉변을 당한 사람처럼 고통의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하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 걸까? 인간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걸까? 월급이 낮아서 만족감이 떨어지는 걸까?’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 원인을 찾아보지만, 통증의 선명한 감각만이 남을 뿐이다. 도대체 이 고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는 많은 사람이 버거운 업무와 까다로운 인간관계에 지친 나머지 일터를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는데, 미워하고 바꿔야 할 대상을 더 정교하고 신중하게 지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일터와 새로운 환경도 익숙해지면 다시 고통이 찾아올 수 있으니, 어쩌면 만악의 근원은 일이 아니라 익숙하고 지루한 일상일지 모른다는 의견이다.
애초에 일과 놀이는 하나였으나 근대 산업화를 거치며 놀이가 떨어져 나가면서 일은 온전한 고통으로 변해버렸다. 기울어진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업무에 매진하는 만큼 놀이에도 시간을 쏟으며 일터에서 고통을 받은 자아에 숨 쉴 틈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가 말하는 일과 놀이의 균형은 단순히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생계를 위한 노동을 마친 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찾아 실행함으로써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행위를 뜻한다.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거나, 무언가를 생산하거나,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그 자체로 즐겁고 자발적인 활동으로 자아를 마음껏 발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계용 노동과 놀이용 노동이 큰 바퀴와 작은 바퀴처럼 합을 맞추어 굴러간다면, 삶의 질은 높아지고 우리는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몰입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터와의 거리두기’부터 ‘무해한 진통제 복용법 익히기’까지
자아를 지키면서 건강한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주체적 삶의 방식
회사는 개인이라면 고려하지 않을 매출 증가, 예산 절감, 고객 만족도 향상 등 기이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일의 기획부터 진행 과정, 결과 보고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그에 따른 상벌도 존재한다. 개인적인 일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법한 사소한 실수도 브랜드 가치 손상을 따지며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바람에 모두가 긴장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표정 없는 가면을 쓰고 서로 사무적으로 대하게 된다.
저자는 이직과 퇴직의 전성시대, 돈과 고통의 관점으로 노동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나 직업과 일터에 대한 근본적 관점의 전환을 시도한다. 프로페셔널 출근자로서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살 수 있을까?’라는 소박한 고민에서 시작해 일의 본질에 대한 탐구, 즐기는 현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원칙,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에 이르는 비결까지 무뎌진 생존 감각을 되살려 다시 즐겁게 일하게 하는 인문학적 방법을 소개한다.
회사가 요구하는 것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사이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거리를 찾는 ‘일터와의 거리두기’는 매일 8시간 이상 자리를 지키며 일에 몰두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58쪽). 회사라는 단일 우주에 매몰되기보다는 취미, 학업, 자격증, 봉사, 운동 등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며 자신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다양한 거울로 자신 비추기’는 자기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126쪽). 힘들고 지칠 때는 ‘무해한 진통제 복용법 익히기’를 참고하여 원인 분석보다는 지금의 고통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 의미를 부여해 보자(148쪽). 그런 다음 경제 보상형부터 신체 케어형, 영혼 충전형까지 일의 고통을 덜어주는 다양한 진통제를 복용하며 하루를 살아내자.
노동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생존을 위한 행위인 동시에 타인을 위한 행위다
‘인간은 노동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며 고행하듯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라는 노동관은 이제까지 현대인이 걸어야 할 마땅한 길이자 이상적인 삶으로 제시됐다. 우리 사회에서도 “사람 구실을 하려면 자고로 열심히 일해야지”, “눕는 건 관에 들어가면 실컷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자주 회자하곤 했다. 덕분에 우리는 일의 가치나 자신의 취향 따위 따질 겨를도 없이 학교를 졸업하면 무언가에 홀린 듯 곧바로 직장에 들어가 일에만 몰두해야 했다.
저자는 이런 오염된 노동의 신화 때문에 일하는 보람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사라지고 노동 생산성이 떨어졌으며, 일터에는 성실과 열심이란 태도만 남은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역설한다. 노동이 기계적으로 소비되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서로를 지배하고 착취하게 될 뿐이다. 저자는 휴식을 죄악시하고 성실과 열심만을 강요하는 오염된 노동의 신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의식적으로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익숙함이 우리를 지치게 하며, 일의 본질은 서로에게 노동을 빚지고 그 빚을 갚으며 살아가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사랑하는 존재와 가족을 위해 노동한 나는 또한 너를 위해 일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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