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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짓는 사람 호모 픽토르 - 이명행 인문 에세이

  • 이명행
  • 새움출판사
  • 2025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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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0801283
쪽수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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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우리는 걸어다니는 한 권의 책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어떤 사람이든 그 나름의 부피와 깊이를 갖고 있다.

그를, 그녀를 이해해 가는 과정은 ‘그대라는 책 한 권’을 오래도록 읽어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어 온 이야기와 더불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오늘의 당신은, 마침내 마지막 마침표를 찍게 될 당신이라는 책 한 권의 어느 부분에 해당할까.

 

이명행의 『이야기 짓는 사람 호모 픽토르』는 소설가의 방식으로 쓴 인문 에세이이다. 지은이는 사람을 ‘이야기 속에 사는 존재’로 규정하고, 우리가 엮어내는 서사가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또 왜 그것이 시간 속에서 낡아지는지, 낡아질 때는 어떤 이야기로 갈아타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책 속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 온 영화 〈라쇼몽〉이나 〈버드맨〉, 〈더 원더〉와 같은 많은 영화들, 마르셀 뒤샹을 필두로 한 쿠사마 야요이, 프랜시스 베이컨을 비롯한 동서양의 화가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철학자인 질 들뢰즈, 슬라보예 지젝, 롤랑 바르트 등 동서양의 뛰어난 예술가들, 철학자들, 작품들이 풍성하게 등장한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등장과 작품명만으로도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풍부하고, 쉽고, 적확한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오랜만에 밀도 있고 고급한 지식을 접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장을 읽든 모든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며, 따로 읽어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다.

 

지은이가 책 속에서 소설가의 방식으로 가볍게 제안하는 이름인 ‘호모 픽토르Homo Fictor’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의지’를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짓는 인간’을 의미한다. 인간은 숙명적인 결핍에서 출발하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짓고 진실을 추구하지만, 결코 표상화된 것으로는 진실(진리)을 밝힐 수 없다는 것, 그렇지만 거기에 다다르고자 하는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그 언저리에서 어른거리는 진실의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지어 온 이야기가 낡아지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이다.

 

‘호모 픽토르’, 새로운 이야기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 지은이는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바로 이 점을 힘주어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지금 당신의 삶이 낡고, 조금 진부하고, 막막하다고 느낀다면, 용기를 내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시간이다. 가혹하도록 유한한 생명의 시간이 더러 우리를 깊은 나락으로 떠밀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우리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목차

[목 차]
  

들어가는 말 //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우리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 1 서사 narrative

 

담화 속에서 사는 존재

아름다운 헛수고

이야기로 지어진 집, 인간

불안은 픽션이 필요한 이유

 

개연성의 존재들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믿음을 얻는 데 필요한 것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

무대 위의 세계

매우 간명한 개연성의 법칙

리건 톰슨의 인생, ‘예기치 않은 무지의 미덕’

 

죄의식이 지배한 내면의 서사

‘응시’, 망각의 방식으로 잠재된 시선

애나 가족의 서사

삶에 작동하는 담화

 

이미 정해진 자

누군가 보고 있다는 것

공백, 욕망과 두려움이 겹쳐지는 정동의 경험

‘이미 정해진 자’가 의미하는 것

성역, 샤먼의 공간

 

죄의식에 굴복하지 않은 두 개의 서사

욥-죄의식이라는 감옥

립-새로운 이야기를 영접하는 집전자

 

 

- 2 결핍 manque

 

결핍의 탐닉

왜 결핍을 탐닉하는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자동차처럼

결핍 너머에 있는 것

 

반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

루틴의 정체

무엇이 우리를 반복하게 하는가

애도의 절차

불가사의하게도 거기에 쾌락이 있었다

아우라에 깃든 은유의 엔텔레키

강박과 소외가 낳은 반복의 퍼포먼스

앤디 워홀과 쿠사마 야요이

신비의 비결은 ‘결핍’

차이는 내적 갱신의 에너지

픽션은 불안을 잠식한다

 

- 3 공백 trou

 

픽션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들뢰즈의 주름

이야기의 구조, 꿈을 구성하는 방식

쾌락의 텍스트

말 너머에 있는 존재

공백을 실천으로 옮긴 『고도를 기다리며』

그것은 매우 낯선 언어

 

공백의 방식-모호한 것에서 더 잘 보이는 것들

모호함이 가져온 결핍의 순간

나는 나다-모호함으로 뜻한 것

내 격정의 청춘 속으로 걸어 들어온 한 송이의 꽃

언어의 엔트로

 

지워진 것에서 느끼는 것

파라시오스의 베일

무엇을 지우는가

나무라는 확신은 사라져도 좋은

그들이 지우는 방식

지운 자리에 귀환한 ‘실재’

 

- 4 호모 픽토르 Homo Fictor

 

법열의 순간들

감각을 증폭시키는 결핍

프랜시스 베이컨의 고립된 우주

죄의식을 자극하는 방식

삶에 깃든 모든 공포

성역을 부수는 법

감각의 논리

침묵하는 신

 

내던져진 존재-픽션의 창조자

그러므로 우리는 호모 픽토르

꾸며낸 진실

불가능한 자기서사에 대한 책임

무의식의 언어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

개연성의 윤리

호모 픽토르의 숙명적 조건

 

참고문헌 · 인용 자료들


[본 문]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사는 존재이다. 그리하여 내가 가진 이야기로 타자와 구별된 존재로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다 이야기가 있다. 나 자신과 타자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가 전제된 이야기이다. 타자에게 들려줄 이야기임과 동시에 나를 설득해야 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주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야기로 지어진 것이다. 그대가 가진 이야기는 언어로 지어진 그대의 집이다. p.16

 

 

소설이 다루고 있는 사건의 모든 혈관을 빈틈 없이 채우고 흐르게 하는 힘이 개연성이다. 이것은 나를 밤새 잠재우지 않는다. 언제나 우연히 찾아오는데, 작가는 그 꿈같은 인연이 무너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 하는 것이다. 꾸며 낸 사건, 그 이야기를 독자가 믿지 않는다면 소설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것이다. p.23

 

 

인간은 언어라는 담화 구조 속에서 주체가 되지만, 그 담화는 항상 ‘나’를 보는 자, 나를 규율하는 자, 나보다 앞서 말한 자를 전제한다. 그것이 바로 대타자이며, 그의 시선은 쾌락의 기원과 죄의식의 원인을 동시에 제공한다. p.48

 

 

‘결핍은 이야기의 동력Drive’이다. 소설창작에서 ‘플롯’은 시작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구멍을, 결핍을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독자는 ‘왜?’라고 묻고, 작가는 그에 답하는 동시에 다음의 ‘왜?’라는 질문을 유도하기 위한 결핍을 만드는 것이다. p.76

 

 

라캉은 이러한 언어의 반복에서 향유Jouissance를 발견했다. 의미가 완전히 성취되지 않았기에, 결핍이 발생하고, 이 결핍이 반복을 유발한다. 그런데 이 반복은 고통이지만 동시에 어떤 초월적 쾌락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p. 91

 

균열이 있는 이야기, 플롯이 일그러진 이야기, 설명되지 않는 구멍이 있는 이야기에서 실재는 문득 고개를 내민다. 예술이 해야 할 일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설명할 수 없는 것의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이다. 그 빈자리를 통해 우리는 상징의 그물 너머를 응시할 수 있고, 언어의 바깥에서 울려오는 실재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다. p. 119

 

 

‘호모 픽토르’는 단순히 이야기를 하거나 허구에 몰입하는 인간을 넘어서, 새로운 이야기의

조건을 스스로 구성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인간이다. 그는 타자의 담론을 가져오지만, 그 담론의 뼈대를 해체하고 새로 조립한다. 그는 상상력이라는 도구로 큐빅들을 선택하고 조합하는 존재이다. 호모 픽토르는 모방에서 멈추지 않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인간이다. p.197

출판사 서평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우리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사는 존재이다. 그리하여 내가 가진 이야기로 타자와 구별된 존재로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이야기가 있다. 만약 ‘주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야기로 지어진 것이다. 당신이 가진 이야기는 언어로 지어진 당신의 집이다. 그 이야기가 곧 당신이다.

 

이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인 ‘서사’에서는, 이야기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방식과 그것이 가진 속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픽션’이 탄생하게 되는 출발점인 ‘불안’에서 시작하여, 우리 이야기의 핵심을 이루는 ‘개연성’과 ‘죄의식’에 대해 탐색한다.

 

두 번째는 ‘결핍’에 대한 탐색으로, 왜 우리가 이야기 속에 살게 되었는지, 이 서사적 삶의 방식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결핍을 참는 것이 아니라 결핍을 통해 어떤 근원적인 것을 욕망하고, 그 너머를 탐닉함으로써 살아간다.

완전함에 이를수록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 우리를 충동하는 ‘결핍’이 그 완전함에는 없기 때문이다. 완전함에 이르면서 결핍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결핍을 잃게 되면 더불어 ‘신비’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믿음은 신비에 근거하고, 신비는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결핍이 없는 곳에서 충동Drive은 작동하지 않는다. 충동이 없는 신체는 동력을 잃은 자동차처럼 지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공백’은 말과 말 사이의 결핍, 모호함을 다룬다. ‘말해지지 않는 것을 말하려는 끈질긴 시도’ 속에서 ‘진리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과정을 탐색한다. 또한 ‘낡아짐’의 이야기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운명적으로 시간 속에서 낡아지고, 낡아지면 자존감이 무너지고 삶이 힘들어진다. 이때 갈아타야 하는 새로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여야 할까,에 대해 생각한다.

 

마지막 장인 ‘호모 픽토르Homo Fictor’는 아직 학술적으로 정착된 개념은 아니지만, 지은이가 소설가의 방식으로 제안한 이름으로, ‘이야기를 짓는 인간’, 창조하는 인간이라는 개념이다. 이야기 속에 갇혀 사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의 조건을 스스로 구성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짓고, 그것이 낡아지면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 건너가는 창조적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뜻이다. 호모 픽토르는 모방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해 내는 인간이다. 그리하여 낡아진 자신의 이야기를 딛고 새로운 이야기로 일어서는 것이다.

 

인간은 결핍에서 태어나, 진실에 이르고자 하는 헛된 반복을 끝없이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삶의 변곡점에서, 흐름이 멈춘 권태의 어떤 지점들에서,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이고 폭발적인 힘을 가졌음을 이 책은 웅변하고 있다. 이야기 속에 살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주는 위로와 격려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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