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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61693798 |
|---|---|
| 쪽수 | 49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예술 > 디자인
AI추천 이유

장르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사전적 의미를 보면, 장르(Genre)는 종류, 유형, 양식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문학, 미술, 예술 분야에서 공통된 특징과 패턴, 스타일, 더 나아가 작품의 정형화를 이루는 형태와 범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장르는 예술작품이 표현하고 있는 양식과 패턴의 정형화된 형태format다. 현대 대중예술에서 장르는 수용자나 관객들이 작품에 대한 이해와 서사구조에 대한 재미, 작품의 표현양식에 대한 흥미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결국 형식적 혹은 내용적 관점에서 다양한 예술작품의 공통된 특징을 찾아서 카테고리화한 것이 장르인 셈이다.
사실 장르의 시작은 당연히 회화에서 비롯되었다. 회화에서 장르는 표현기법과 상징적 의미를 분석하고 이해하면서 작품의 양식과 화풍을 패턴화하면서 시작되었다. 12세기부터 15세기 중세시대의 성스러운 종교화와 근대 초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환상적인 종교화, 16세기 피터르 브뤼헐의 풍속화 등에서 초기 회화의 장르가 정립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18세기 프랑스 아카데미에서 회화적 표현기법과 창작교육을 체계화ㆍ제도화하면서, 회화 장르는 역사화,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 종교화, 자화상 등으로 정립되었다. 심지어 이 당시에는 장르에도 순위가 매겨졌는데, 역사화가 최고의 장르였다. 18세기 말 이후 신고전주의, 인상주의, 입체주의, 사실주의,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추상화, 팝아트 등 다양한 회화 장르가 탄생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만화웹툰에서 장르는 어떻게 분류되는가?
문학과 영화에서 장르는 이야기의 구조와 내용에 따라, 추리/미스터리/스릴러, 공포/호러, 역사, 로맨스, 액션, SF, 영웅, 판타지, 코미디, 퀴어, 스포츠 등 다양하게 구분되고 있다. 한편 만화웹툰에서 장르는 세 가지의 기준에 따라 구분되고 정리된다. 하나는 성별, 두 번째는 연령이며, 마지막 하나가 이야기다. 물론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은 이야기나 표현의 수위에 따라 소비 대상을 어린이층, 청소년층, 성인층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대중예술의 장르 구분 기준은 창작/향유 구조적 관점에서 만화웹툰처럼 세분화되거나 다층적이지 않다.
먼저 만화웹툰은 성별의 기준에 따라 남성향과 여성향을 구분한다. 가령, 액션물과 판타지물은 남성향, 로맨스와 로맨스 판타지는 여성향이다. 같은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액션물이나 로맨스이냐에 따라 소비 대상의 성별이 구분된다. 다음으로 연령의 기준에 따르면, 어린이만화, 소녀만화, 소년만화, 순정만화, 성인만화 등으로 나뉜다. 어린이 만화는 어린이가, 소녀 취향의 만화는 여자 청소년이, 소년만화는 남자 청소년이, 순정만화 청소년과 청소년 이상의 여성이, 성인만화는 청소년 이상의 남성이 그 소비 대상층이 된다. 그만큼 만화는 소비 대상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장르적 특징을 달리한다.
한편 웹툰시대는 장르의 이름이나 구분 기준이 많이 변했고 다양해졌다. 이야기에 따른 만화웹툰의 장르 구분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의 장르보다 훨씬 더 세분화되어 있다. 액션(학원/조폭), 추리(범죄/미스터리/스릴러), 호러(공포), SF, 드라마,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판타지(SF 판타지/현대 판타지), 역사(대체역사), 지식, 스포츠, 다큐멘터리, BL/GL, 개그/코미디, 재난/좀비/전쟁, 학습(지식)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만큼 장르의 상위 개념 아래 하위 개념으로서 여럿의 세부 장르가 나눠진다.
여기에 ‘~물’이라는 용어가 각 장르의 특징과 설정을 더욱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육아물’ ‘호러물’ ‘빙의물’ ‘환상물’ ‘요괴물’ ‘에로물’ ‘이세계물’ ‘미션물’ ‘헌터물’ ‘기업물’ ‘직업물’ ‘악녀물’ ‘정치물’ ‘캐빨물’ ‘천재물’ ‘피폐물’ ‘계약물’ ‘이혼물’ ‘일상물’ ‘오컬트물’ ‘팬픽물’ ‘히어로물’ ‘남녀역전물’ ‘순애물’ ‘차원이동물’ ‘기갑물’ ‘영지물’ 등…. ‘~물’은 그 끝이 없다.
이들 단어는 마치 ‘해시태그’나 ‘키워드’처럼 보이지만, 만화웹툰의 장르를 결정하는 세부적 설정과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아날로그 미디어 시대의 출판만화와 달리,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탄생한 웹툰의 장르가 매우 복잡다단했고 디테일해졌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런 점에서 웹툰의 장르는 그림의 표현기법과 이야기의 내용, 영화나 회화적 연출, 웹소설의 ‘~물’ 설정 등이 복합적으로 합쳐지면서, 장르적 다층성과 혼종성을 보이고 있다.
웹툰시대에 변화된 장르 분석과 정리가 필요하다
사실 ‘~물’은 1990년대 PC통신 문학에서 시작하여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급성장한 연재형 디지털 소설인 웹소설의 성공과 맞물리면서, 더 나아가 2017년 이후 웹소설의 웹툰화 창작물인 노블코믹스가 급증하면서 웹툰의 소재나 설정을 구분ㆍ분류ㆍ비평할 때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논의되고 활용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웹툰의 소재나 설정을 분석하기 위해서 ‘~물’은 만화웹툰의 장르를 정리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사실, ‘~물’은 만화웹툰의 장르를 이론화하는 데에는 아직 학계나 비평계에서 논쟁의 여지가 많다. 또한 ‘~물’에 대한 이론적 레퍼런스의 부족과 합의점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나아가 이는 만화웹툰 관련 학계나 평론계에서 만화웹툰 장르에 대한 분석과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3만 편이 넘는 웹툰을 죽을 때까지도 다 볼 수 없는 현실에서, 더구나 이들 작품들의 화수를 계산하는 것도 불가능한 현실에서, 웹소설의 웹툰화한 노블코믹스가 웹툰의 지향점이라고 한때 떠벌렸던 현실에서, 웹툰이 OTT 영상화에 최적화된 최고의 스토리 IP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독자들이 웹툰을 동시다발적으로 향유하는 현실에서, 다양한 소비층에 맞게 이야기 구조나 설정, 세계관이 융복합되고 있는 현실에서, 숏폼 형식의 웹툰이 서비스되는 현실에서, 영원한 웹툰 소비자로 인식되었던 10대가 정작 웹툰 보기를 떠나는 현실에서, 이제는 만화웹툰 장르에 대한 분석과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異見)이 없다.
한국 만화웹툰 120년 역사에서 만화 장르에 대한 이론적 비평과 정리를 한 평론가들은 많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발간되고 있는 국내 유일한 만화비평지 《지금, 만화》는 매호마다 장르에 대한 비평을 게재하면서, 만화웹툰 장르론에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2004년에 출간된 박인하 만화평론가의 《장르 만화의 세계》가 유일한 책이라는 점은, 그만큼 만화웹툰 관련 학계나 평론계에게 크나큰 숙제를 남긴다. 박인하 만화평론가의 책 덕분에 만화 장르는 1차적으로 분석과 정리되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으며, 한국 웹툰의 나이도 23살이 되었다. 이제 한국 만화웹툰의 변화된 장르에 대한 새로운 분석과 정리가 필요함에 절감한다.
만화비평가들이 현 시점의 만화웹툰 장르를 분석하고 정리하다
그래서 한국 만화웹툰 120년 역사에서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사단법인이 된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의 만화평론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만화웹툰 장르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일을 시작했다. 사단법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는 만화웹툰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평론가들과 일반 대중 사이의 문화적 소통을 증진시키고, 만화웹툰 평론의 활성화, 다양화, 전문화, 융복합화 그리고 글로벌화를 강화하는 일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90여 명에 이르는 만화웹툰 평론가들이 협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문학, 만화, 철학, 대중문화, 회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만화평론가들이 모인 (사)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는 현재 혼종화되고 다층화되며 퓨전화되는 만화웹툰의 장르를 새롭게 정리하고 분석했다.
앞서 논의한 대로 만화웹툰의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에는 연령과 성별, 이야기 등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장르를 이야기의 구조와 내용을 기준으로 삼아서 총 14가지로 분류하고 정리했다. 여러 만화평론가들이 심도 깊게 논의하고 협의한 결과, 이 14가지 장르가 현재로선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핵심적이라는 의견을 모았다.
이 책은 본문 총3장과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장르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만화에서 장르의 의미는 무엇이며, 장르 구분의 기준에 대한 간략한 소고(小故)와 웹툰 시대에서 다른 콘텐츠와 혼합되는 장르적 특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한국 만화웹툰 120년 역사에서 장르 연구가 부족한 점을 언급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변화된 만화웹툰 장르에 대한 분석과 정리를 다룬 책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1장 장르란 무엇인가?’에서는 장르의 개념 정리와 분류되고 활용되고 있는 장르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면서, 장르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진 영화에서 장르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장르의 컨버전스와 만화웹툰에서 장르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2장 만화 장르의 역사’에서는 제작 및 유통 , 배급으로 이어지는 대중문화로서 만화 장르의 시작과 변천사를 다루면서 영화의 장르와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이야기한다. 또한 한국 만화사에서 장르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장르 분류의 기준인 독자 중심과 내러티브 중심에 따른 장르적 특성을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웹툰 시대에서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장르적 특성을 웹툰 플랫폼의 분류 기준에 따라 그 의미를 분석했다.
‘3장 만화웹툰 장르 분석’에서는 내러티브 관점에서 총 14가지의 장르를 분류하고 각 장르의 분석을 진행했다. 총 14가지의 장르는 액션/모험, 로맨스/로맨스 판타지, 추리/미스터리/스릴러, 공포/호러/오컬트, 개그/코미디, 드라마, 일상, 스포츠, SF/디스토피아, BL, 역사, 다큐멘터리, 무협이다. 각 장르의 개념과 역사, 특징과 공식 그리고 한국 만화웹툰에서 각 장르의 변천사를 설명한다. 이와 함께, 각 장르를 대표할 만한 작품과 그 의미, 각 장르의 핵심 키워드와 설명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에필로그’에서는 최근 웹소설, OTT 등 다양한 콘텐츠와 크로스오버되고 있는 웹툰에서 드러나는 장르적 혼종성과 다층성, 그리고 퓨전화가 다뤄진다. 크로스오버 장르의 특징과 분류, 장르적 결합방식을 분석하면서 크로스오버 장르의 숙제를 논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비평에는 해답과 정답이 없다. 비평에는 무수한 답들과 그 답들에 대해 논의가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만화웹툰 장르에 대한 확고한 정답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 시점에서 변화된 만화웹툰 장르에 대한 분석과 정리를 알아보고자 하는 비평 작업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만화웹툰 장르 비평에 대한 공론장 가운데 하나이다. 아마도 앞으로 시대가 흐르고 미디어의 환경이 변화하면서, 장르의 정의와 의미, 그리고 구분 기준도 새롭게 바뀔 것이다. 그와 함께, 만화웹툰의 장르도 변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국 만화웹툰 120년 역사에서 처음 제대로 만화웹툰 장르를 분석하고 정리한 비평서로서, 출판만화에서 변화ㆍ확장된 웹툰 장르의 정의와 개요, 특징과 공식, 만화웹툰에서 각 장르의 변천 과정, 크로스오버 장르의 특징과 방식, 숙제, 그리고 미래 방향성 등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화웹툰 장르론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책을 기반으로 더 많은 만화비평가들에 의해 새로운 장르 논의가 이루어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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