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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택리지 - 5중 나선모형으로 재생하는 가거지 전북특별자치도

  • 김동식
  • 푸른길
  • 202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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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72670672
쪽수536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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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한국역사/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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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이중환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현대에 들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많은 책이다. ‘과연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이 책의 주제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택리지』라는 제목을 붙여 이러저러한 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았던 내용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간 나온 책들을 보면, 지역 탐방기 또는 답사기에 그치는 단순 지역 소개 책자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저자들도 지리학 전공과는 무관하다. 그러다 보니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이 생겨 구매했던 사람들도 읽고 나면 다소 공허함을 느낀다. 뭔가 읽기는 했으나 무엇을 읽었지?’ 하면서 허탈해한다. 막상 남는 부분이 적은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고자 했던 지리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일 것이다.

이중환은 특정 고을을 마치 가본 것처럼 느끼게 할 만큼 정확하게 묘사한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 특정 고을에 대한 호기심, 가 보고 싶다는 욕망, 다른 사람에게 널리 소개하고 싶은 욕구 등이 저절로 생긴다. 『택리지』 이전 지리지는 관에서 국방과 통치 관점에서 편찬한 것으로 백과사전식 정보 나열에 불과했다. 일반인의 관심을 자아내기에는 너무 밋밋했다. 이런 상황에서 ①지리(地理), ②생리(生利), ③인심(人心), ④산수(山水) 살 만한 곳을 고르는 4가지 기준에 따라 해당 고을을 소개한 책이 나왔으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됐다. 선명하게 입체적으로 그 고을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측면을 의미하는 생리를 별도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이중환이 얼마나 앞선 사람인지를 보여 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을 안 작은 마을에 불과한 은진현 강경과 덕원군 원산촌을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이다. 왜 이중환을 조선 최고의 인문지리학자라고 평가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중환은 지리의 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중환을 그대로 따라간다. 『택리지』 목차인 서론(사민총론)-팔도론(팔도총론)-복거론(복거총론)-결론(총론) 순에 따라 서술한다. 복거론 안에 있는 살기 좋은 곳(가거지, 可居地)’ 4가지 기준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 즉 『택리지』 목차와 내용 흐름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택리지』를 따로 읽지 않더라도 마치 책을 본 것처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중환이 강조하는 지리의 힘을 지리적 맥락이라는 단어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저자는 지리학 전공자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그간 택리지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여느 책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저자는 이중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하겠다.

목차

[목 차]
  

들어가는 글

 

프롤로그 동학농민혁명은 왜 고부에서 시작됐는가?

•전라도는 바닷길을 통한 교류 및 동아시아 물류 허브

•바닷길이 막히다

1894, 동학농민혁명이 불타오르다

•동학농민혁명은 왜 고부에서 일어났는가?

•고부는 최대 농업생산력을 자랑하는 모순의 땅

•고부는 교통의 요지로 정보 유통이 빠른 지역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쉽게 수용할 수 있었던 미륵신앙 중심지

•동학농민혁명은 지체된 성공

•박스글: 삼남대로(三南大路)의 성쇠(盛衰)

 

1장 시민총론(市民總論)[택리지 서론 또는 사민총론(四民總論) 개념]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

•이중환이 살던 18세기는 위대한 지리학자의 시대

•알고 보니 조선은 지리지 및 지도의 나라

•우리는 모두 내면의 지리학자: 호모 게오그래피쿠스

•환경결정론 또는 환경가능론에서 환경맥락론으로

•그러함에도 기후의 힘은 세다

•지금은 시민의 시대

 

214개 도시론[팔도론 또는 팔도총론(八道總論) 개념]

•택리지의 팔도론

•전라도 윗녘과 아랫녘

•전라우도와 전라좌도

•전라도 수부 전주 그리고 전라좌도 수부 남원

•전라도는 따로 또 같이’, 경상도는 우리가 남이가

•전라도 사람들 삶에 스며든 따로 또 같이’: 용과 미륵신앙

•전북자치도는 한반도 최대·최고 물산 공급지

•박스글: 호남은 전라도를 달리 부르는 애칭

•전북자치도 14개 도시 총론

•남원: 민족의 영산(靈山) 지리산을 품고 1300년 이상 지속돼 온 이야기 고장

•순창: 노령산맥과 소백산맥 사이 산악 분지가 빚어낸 찹쌀 고추장 고장

•임실: 그리운 임 만나러 찾아가는 고장이자 대한민국 치즈 산업 메카이며 중심지

•장수: 금강, 그 긴 강 시원(始原)으로 상선약수(上善若水)와 단심(丹心)의 고장

•무주: 전라·경상·충청 등 삼남지역 중심지이자, 커다란 너그러움(덕유, 德裕)을 품어 안은 휴양도시

•진안: 수태극·산태극 중심인 마이산을 품고 바람도 힘이 들어 한숨 쉬어 가는 남쪽 고원

•완주: 전라도 수도, 전주의 경기(京畿)이자 9(九景)·8(八品)·8(八味)의 고장

•전주: 전북자치도 그 자체인 도시[신라 685(신문왕 5) 95소경에서 9주 중 하나인 전주]

•익산: 한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금강과 만경강 사이, 웅포에서 춘포까지)에서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으로

•군산: 바다 위 산들(고군산군도)과 임옥평야(臨沃平野)가 주는 가능성(산업·물류·군사)으로 충만한 도시

•김제: 언덕마저 산으로 만드는 드넓은 만경(萬頃)의 땅, 해안도시에서 내륙도시로

•부안: 변산(邊山, 해발 509m)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은 반도의 땅

•고창: 유네스코 7관왕의 고장(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세계지질공원,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등)

•정읍: 절대 마르지 않은 샘이 깊은 고을[사랑과 평등과 협동의 도시, 그리고 눈과 노래와 의()와 개방의 도시]

•한반도 모든 도시는 오래됐다

•아주 오래된 도시 지명들

•역사는 모든 고을에 지명만이 아니라 지리적 맥락을 남겼다

•전북자치도 14개 시군 고유의 지리적 맥락은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차별화 지점

•박스글: 동사로서의 도시 만들기

 

3장 복거론(卜居論)[또는 복거총론(卜居總論) 개념]

•이중환이 말하는 살기 좋은 곳에 대한 4가지 기준

•지리(地理): 장풍득수(藏風得水)가 가능하고, 양전옥답(良田沃)이 있는 땅

•생리(生利):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유리한 위치

•인심(人心): 자신과 자녀의 교육 등을 위해 세상 풍속이 아름다운 곳

•산수(山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정을 화창하게 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이중환은 무엇을 가장 우선시했는가?

•한양, 4가지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곳

•우문(愚問): 현시점에도 이 기준은 유효한가?

•이중환 4가지 기준에 대한 현대적 해석

•접목할 만한 2가지 현대이론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경쟁우위론: 국가 우위 결정요소로서 다이아몬드 모형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의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ics)

•보론: 해방 이후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든 전북자치도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복거(卜居) 대안 만들기 1: 기업 도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복거(卜居) 대안 만들기 2: 플랫폼 도시[1(一品, Product) 도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복거(卜居) 대안 만들기 3: 네트워크 도시[11(, Hub) 도시]

 

4장 결론[또는 총론(總論)] _가거지(可居地) 전북자치도

•전북자치도는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

•동고서저 지형은 따로 또 같이문화로 이어졌다

•전북자치도는 노랑과 하양과 빨강이 조화로운 곳

•전북자치도가 지니는 삼색 다양성(노랑, 빨강, 하양) + 미래 라이트 그린

•가장 한국적인, 그래서 가장 세계적인 전북자치도

•전북자치도의 새로운 포지셔닝: ‘한국다움의 수도, 그리고 ‘K-컬처의 수도

•가거지 전북자치도

 

에필로그 새만금을 온통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공간으로 바꾸자

•바다는 또 다른 땅

•땅 중심 사고는 간척의 역사를 낳았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서해안 갯벌의 가치

•전북자치도 세 번의 간척 성공사례가 새만금 개발로 나아가다

•새만금 개발로 잃어버린 것들

•새만금을 온통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공간으로 바꾸자


[본 문]
  

환경적 맥락 또는 지리적 맥락을 고려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만이 가진 고유 특성이 있다는 상대주의적 시각이다. 해당 지역을 둘러싼 자연환경·사회환경 등이 그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부딪힘 속에서 해당 지역만이 가지는 고유성·독자성·차별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지역 공간과 그 공간에 살아온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장구한 시간 속에서 얽혀 펼쳐 온 결과가 해당 지역의 현재라고 할 것이다. 이때 환경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이 이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일어나는데, 이때 그 사건들의 줄기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현재는 자신의 고유성·독자성·차별성이 되어 해당 지역의 미래 방향타이자 결정인자가 된다. 하지만 이런 지리적 맥락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역마다 맥락이 다르므로 다른 맥락에는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시민총론 중에서

 

사대부라는 호칭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호칭이 사라졌으니 이제는 누구나 백성이다. 사민이다. 관료이든 농부, 공인, 상인이든 모두가 같다. 이 점이 중요하다. 근대를 거치면서 사민은 시민(市民)이 됐다. 지금은 시민의 시대다. 단지 도시 시민만이 아니라 국가 시민이자 세계 시민의 시대다. 하지만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마을과 마을 간, 고을과 고을 간 차이가 크다. 긍정적인 다름도 있지만, 부정적인 차별도 있다. 중심은 커다란 구심력으로 자꾸 주변을 당기려 하는데, 주변은 여기에 속수무책이다. 중심은 중심대로 일자리와 기회와 역동성을 주는 역할이 있고, 주변은 주변대로 도시에 식량, 물 및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이 있다. 하지만 갈수록 주변이 사라지고 있어 이런 조화로움이 무너지고 있다. 서울집중이다. 도농격차다. 수도권 1극 체제다. 지방 소멸이다. 한편 태양의 끌어당김의 힘과 지구의 끌어당김의 힘, 그리고 달의 끌어당김의 힘이 균형을 맞추는 게 자연의 이치인데 자꾸 어긋나려고만 한다. 기후 위기다.

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는 길은 상보성(Complementarity) 회복에 있다. 상보성이란 자연스러움이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잡는 것, 이것이 자연스러움이다. 중심부와 주변부, 서울 또는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강점을 살려 서로 조화와 균형을 찾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고을은 그 특유의 강점으로 주변 다른 고을을 돕고, 그 주변 고을은 또 나의 고을을 돕는 더불어 숲 정신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당연히 시민의 힘이다. 호모 게오그래피쿠스로서 시민은 해당 지역의 지리적·환경적 맥락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그 맥락에서 강점을 추출해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전통이 있다. 정치권과 지방정부에만 맡겨 두기에는 현재 상황은 엄혹하다. 시민 연대를 통한 기본방향은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여야 할 것이다.

- 시민총론 중에서

 

임실은 백제 때 잉힐군(仍肹郡)이었다가, 신라 757(경덕왕 16) 한화정책에 따라 임실군이 됐다. 이 지역은 한때는 가야 땅이기도 했다. 따라서 잉힐이 백제어인지 가야어인지, 아니면 마한어인지 변한어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순우리말 잉힐 의미와 유사한 한자어로 바꾼 것이라고 짐작되기 때문에 아마도 당시 = 의 의미, ‘= (마을)’의 의미였을 것이다. 즉 임실을 한글로 풀이하면 그리워하는 사랑과 사모 대상의미로서 이다. ‘은 마을을 방언으로 마실이라고 할 때 이니 마을또는 고을이다. 예컨대 고도실이라는 마을 이름이 제법 있다. 영천에도, 예산에도, 공주에도, 남원에도 있다. ‘고도는 높은 곳, 곧게 뻗은 곳, 도로가 나 있는 곳 등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은 마을을 의미하니 고도실은 결국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라는 것이다. 정리하면 임실은 임과 함께 하는 마을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운 임이 있으니, ‘임을 만나러 언제라도 찾아가고 싶은 고을이다. 이처럼 임실은 한자 뜻도 좋지만, 한글로 풀이한 지명은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그러니 아예 지명을 한글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시군 단위에서 한글로 쓰는 지명은 서울 외에는 없으니 2번째 만으로도 의미 있다. - 14개 도시론 중에서

 

이런 연계를 기반으로 모든 도시는 플랫폼 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1품 거래 중심 역할을 하는 1(Hub)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11핵 도시다. 1핵 도시가 되기 위해 사람 간 연계, 즉 네트워크 규모를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주인구, 주 생활지 인구 및 연고인구 등 3가지 인구 유형 모두를 활용해야 한다. 이때 유대감 강화를 통해 도시의 매력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매력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핵심 개념은 진정성이다. 한때 선풍적 인기가 있었던 관광지 또는 아이템(, ○○ ××마을 등)이 주로 외부인에 의한 상업화 잇속에 따라 원래 매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진정성이 사라지면 해당 도시가 제공했던 매력도 줄어들어 유대감도 점차 희석돼 버리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입소문에 강해 한 번 나쁜 평가가 나타나면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진정성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철칙과도 같은 것이다. 지역 특유 차별적인 1품을 독창성이 있는 진품(Originality)으로 삼아야 한다. ‘made in ○○‘designed by ○○를 넘어 ‘originated from ○○으로 바뀐 브랜드 원산지가 중요한 시대다. 지리적 결합을 통해 특정 시·공간 시장 상황에서 1품의 가치를 포착하고 이를 브랜딩해서 스며들게 해야 한다. 지역주민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진정성(Authenticity)이 뒷받침되고, 주민 자치 역량(Autonomy)에 의해 강화되며, 이런 진정성을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의 충분한 수용성(Acceptability)에 의한 호응이 있어야 제대로 된 진품이 된다. O = 3A. - 복거론 중에서

 

서울과 수도권 집중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내러티브를 바꿔야 한다. 경부 축선만이 중심이라는 개발도상 국가 시절의 불균등 성장 내러티브를 바꿔야 한다. 이제는 지방 분권과 균등 발전이라는 새로운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전북자치도 또한 변방의식에서 벗어나 야 한다. 전북자치도는 가거지 가능성과 당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고 풍부한 자연자산과 문화자산이 있다. 이런 자산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주체적인 시민 권력이 필요하다. 관에만 맡기고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의 참여와 연대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견제할 부분은 견제해야 한다. 관에서는 다양한 인센티브 설계를 통해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시민 권력의 주체적인 참여로 실용적인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전북자치도의 미래는 지역주민이 내리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선택에 달려 있다. - 결론_가거지 전북자치도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나아가 이중환의 『택리지』를 새롭게 해석하다

 

저자는 『택리지』 이해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다. 『택리지』 가 나온 1751(영조 27) 이후 270여 년이 지난 시점인 만큼 현대적 관점에 맞출 필요 때문이다. 새로운 해석을 얹었다. 이중환이 했던 살 만한 곳이 어디?’라는 질문을 어떻게 해야 살만한 곳이 될 것인가?’로 바꿨다. 이를 위해 전국 8도가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중환 시대에 가장 살기 좋은 곳(가거지, 可居地)’이었던 이곳이 지금은 가장 낙후된 고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해방 후인 1949(대한민국 31) 대비 인구수가 줄어든 유일한 지자체라는 사실이다. 물론 저자가 40여 년 생활하던 수도권에서 귀향해 지금 사는 곳이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생활하는 지역이니 훨씬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고, 나아가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현대에 맞춰 목차도 시민총론-14개 도시론-복거론-결론_가거지 전북특별자치도 순으로 바꾼다. 이중환 시대의 사농공상 사민은 현대에는 모두 시민이니 시민총론, 전북특별자치도가 6개 시, 8개 군으로 구성돼 있으니 14개 도시론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있고, 가장 오래된 지명인 남원으로부터 절대 마르지 않을 깊은 샘물의 고장 정읍까지 하나하나 소개한다. 지리적 맥락이 어떻게 해당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만들었고, 나아가 미래를 위해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방향성도 제시한다. 아울러 가거지(, 복거) 4가지 기준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그러면서 전북 지역의 뛰어난 자연자산과 풍부한 인문자산은 다시 가거지를 위한 촉매로써 훌륭히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덧붙여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 등을 접목시켜 전북특별자치도를 재생시킬 5중 나선모형을 제시한다. 당위와 가능성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가 다시 가거지가 되기 위한 해법이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30년임에도 갈수록 소멸하고 있는 지방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여기까지에 이르는 동안 저자는 단순히 역사와 지리만을 소개하지 않는다.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이를 차분히 논증한다. 그리고 논증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서적을 근거로 활용한다.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든다. 당연히 설명력이 높다. 읽다 보면 저자의 생각에 자연스럽게 동조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기술혁신이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나아가 신화, 고전, 소설, , 드라마, 영화 등을 사이사이에 끼워 설명하면서 흥미를 유발하니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읽는 재미에 지치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이중환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저자가 보여 주는 한바탕 마당극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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