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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 지식인과 권력(개정판)

  • 고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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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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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98285089
쪽수5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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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세기 전체주의 시대 한가운데를 살다간 영국의 정치작가 조지 오웰. 그는 최초의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 『동물농장』(1945)의 인세가 밀려들기 시작할 무렵, 마지막 소설인 『1984』(1949)가 거둘 놀라운 성공을 미처 누리지 못한 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길다 할 수 없는 오웰의 생애(1903~1950)는 가난과 병마가 내내 따라다닌 여정이었다. 오웰은 그런 신산한 삶 속에서도 20여 년간 쉼 없이 글을 쓰며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경험에 바탕을 둔 증언과 기록으로서 아홉 권의 장편 소설을 비롯해 오웰 문학의 정수인 700여 편의 에세이, 서평, 칼럼, 그리고 1,500편이 넘는 편지와 상당한 분량의 일기를 남겼다.

 

이 책은 국내 저자에 의해 본격적으로 집필된 보기 드문 오웰의 사상적 전기다. 저자는 오웰의 거의 모든 일차자료에 대한 거듭된 독서를 통해 그의 삶과 글쓰기 그리고 그 둘 모두에서 드러난 사상의 자취와 맥락을 조용히 추적한다. 2012년에 낸 책을 다시 다듬고 고쳐 14년 만에 펴낸 이 개정판에서 저자는 오웰의 현재성을 여전히 확인한다. “부패한 말들과 부패한 정치가 뒤엉켜 나뒹구는 시대에 생애 마지막까지 억압과 가해를 몸으로 기록으로 부딪치고 싸웠던 그를 다시 소환하는 명분이 작지 않다.” 그러면서 오웰이 비판의 날을 벼렸던 지식인과 정치 현실을 오늘에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 “정치의 교체는 정치인에 앞서 지식인의 교체가 선행됨으로써 시작돼야 할지 모른다.”

 

오웰의 저술은 고발과 비판의 기록에 가깝다. 그것은 가난과 사회체제와 제국주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좌우 전체주의와 전쟁,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인해 독자의 의식을 흔들고 양심을 파고든다. 글쓰기를 포함한 오웰의 삶의 행적이 권력의 속성에 대한 폭로와 경고 그리고 권력자에 대한 저항의 기록이라면, 이 책 역시 스스로 권력자이며 권력을 탐하고 추종하는 지식인들에 대한, 오웰의 눈과 입을 빌린 하나의 보고서라 할 수 있다.

목차

[목 차]
  

|개정판 서문| 아직도 오웰은 내게 경이다

|프롤로그| 권력의 주변을 서성대는 지식인들에게

 

 

제1부 생애: 속죄와 해원

 

1 생애 소묘

출생ㆍ학창시절ㆍ버마

버마 이후: 가난과의 대면

위건 피어

스페인 내전 참전과 그 영향

전쟁ㆍ스탈린ㆍBBC 시절

『동물농장』과 혁명

주라ㆍ『1984』ㆍ죽음

 

2 수치와 죄의식의 원체험: 학창 시절과 버마 나날들

세인트 시프리언스와 이튼: 수치심과 죄의식의 발단

버마 시절: 가해의 윤리

--‘평등 없는 친밀성’: 제국주의 서설

--‘내려가기’: 속죄와 해원을 위한 결행

 

3 급진적 비관주의: 성찰과 방법

비관주의: ‘최후인’에 대한 성찰

급진주의: 사상ㆍ삶ㆍ글쓰기

지식인의 위선, 보통사람의 존엄

 

 

제2부 사상과 글쓰기: 권력ㆍ지식인ㆍ보통사람

 

4 제국주의ㆍ키플링ㆍ오웰

‘백인의 책무’라는 윤리

영국 제국주의의 상대적 우월성?

제국주의ㆍ좌파정치ㆍ지식인

 

5 가난ㆍ계급ㆍ존엄: 지식인과 사회주의

가난과의 대면

사회주의자로 가는 길: 가난에서 계급으로

오웰의 사회주의

--보통사람의 품위 혹은 존엄

--민주주의, 그 버릴 수 없는 가치

--사회경제적 구조개혁: 민주주의가 사는 길

--사회주의는 윤리다

좌파ㆍ지식인ㆍ사회주의: 내부비판자

 

6 좌파애국주의를 위하여

평화주의자 오웰: 제국주의라는 맥락

파시즘ㆍ전쟁ㆍ사회주의

오웰은 왜 평화주의를 떠났나: 좌파애국주의의 논리

애국주의는 방어적이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애국주의와 가족 메타포

애국주의ㆍ보통사람ㆍ사회주의

 

7 권력ㆍ최후인ㆍ프롤

스페인ㆍ스탈린ㆍ진리

전체주의: 20세기적 현상

--파시즘은 자본주의의 변형이 아니다

--권력의 문제

--노예제가 돌아온다

지식인ㆍ자유ㆍ『1984』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버넘의 ‘경영혁명’ 비판

 

8 한 정치적 작가의 글쓰기

정치ㆍ종교ㆍ문학

문학에서의 도덕성 문제

주제ㆍ스타일ㆍ보통사람

정치와 언어

전체주의와 문학

 

주(註)

참고문헌

오웰 연보

찾아보기


[본 문]
  

1933년 1월, 마침내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 에릭 블레어가 아닌 조지 오웰이란 필명으로 빅터 골란츠에서 발간됐다. 조너선 케이프로부터 두 차례, 페이버 앤 페이버로부터 한 차례 원고가 반송된 뒤였다. 그 작품은 가난에 대한 가장 치열한 기록으로 불릴 만한 자전소설이었다.

54쪽

 

오웰은 보통사람을 깊이 신뢰했다. 그가 염두에 둔 사회주의도 평등 개념을 핵심으로 하는 보통사람의 사회주의, 곧 민주사회주의였다. 만약 깨어 있는 대중이 역할을 다한 지도자들을 어떻게 쫓아낼지를 안다면, 혁명은 급진적 진보로 귀결되리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84쪽

 

그는 ‘백인의 책무’가 부과하거나 은폐한 제국주의의 원죄를 짊어진 채 혹독한 ‘낮아짐’과 자기수련, 곧 멀고 먼 작가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죄의식과 인종적 불평등의 도저한 정서야말로 훗날 오웰로 하여금 반파시즘 투쟁을 숙명적 책무로 여기게끔 만든 이유였다.

120쪽

 

오웰의 급진성은 그가 계급협력의 가능성을 불신했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계급관계의 본질이 탈취와 수탈에 있다면 도둑이 갑자기 개과천선하여 새사람이 될 이유가 도무지 없으며, 역사적으로도 계급타협은 거의 언제나 배반으로 끝났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었다.

160쪽

 

가난을 관찰하고 그 모진 실상을 몸소 겪었다 해서 사회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지 오웰에게 사회주의로 가는 길은 위건 피어를 경유하는 길이었다.” 1936년은 오웰이 사회주의로 전향했던, 따라서 자신이 정치적 작가임을 사실상 선언한 해였다.

212쪽

 

오웰은 민주주의의 불완전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은, 마치 아기가 요람에 누워 있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아기로 있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251쪽

 

오웰은 파시즘과 평화주의가 점차 겹쳐서 나타나고 있음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폭력을 거부하는 지식인들의 결연해 보이는 태도가 묘하게도 폭력에 기초한 나치즘을 옹호하는 심리적 경향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종종 그들은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설하길 꺼리며, 그저 ‘나는 누구보다도 반파시스트적이다. 그러나…’라는 공식 뒤에 숨는다.

325-326쪽

 

어떤 독재자도 일단 독재를 시작하면 계몽적 독재자로 남을 수 없다. “독재자의 목적은 단지 독재하는 것… 권력을 취하고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윈스턴이 “나는 ‘어떻게’는 이해하지만, ‘왜’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읊조렸던 맥락이고 이유였다.

387쪽

 

오웰에게 문학과 정치적 가치는 상충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말년에 자신이 지난 10년 동안 늘 가장 원했던 것이 “정치적 글쓰기를 하나의 예술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스페인 전쟁 이후 그는 자신의 모든 진지한 작품들이,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저항하고, 그가 이해하는 대로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 써왔다고 말한다.

442쪽

 

오웰에 따르면,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당대의 정치적 혼란은 타락한 언어가 생각을 감추거나 방해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 결과였다. 가령 파시즘의 의미가 불분명한데 어떻게 거기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을 것인가.

472쪽

저자 소개
저자 : 고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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