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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의 일기장

  • 석상혁
  • 지식공감
  • 2025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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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56229742
쪽수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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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

치매에서 드러난 인간의 감정과 존재의 본질

현대의학으로도 진행을 늦추는 것이 고작인 치매. 그 어떤 화목한 가정도 산산조각 내는 무서운 질환이다. 단순 건망증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당사자나 가족이나 전혀 대비되지 않은 채 치매라는 현실을 맞이하게 된다.

 

《치매 어머니의 일기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치매를 앓기 전부터 질환이 심해지기까지 80대 여성이 혼자 써 온 일기를 엮은 책이다. 일상을 보내던 어머니가 점차 기억력 이상과 망상을 겪으며 변해가는 모습이 생생하다. 일기장 해설로 치매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고 의학적 해설을 더해 진행 단계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에필로그 뒤에는 세대별 치매 대비 가이드와 치매 병리 개념을 제시한다. 독자 모두가 나이 든 부모를 둔 자식으로서, 곧 치매 위험군으로 접어드는 사람으로서 언제 다가올지 모를 치매를 예방하고 준비하기 위한 구간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시작의 자리

 

제1장 평범한 날들의 찬란함

2010년 7월 29일/2010년 8월 17일/2011년 2월 19일/2012년 2월 20일/2012년 3월 22일/터키 여행/파묵칼라 온천 지역/2012년 11월 24일/2012년 12월 19일/2012년 1월 29일/2013년 2월 8일/2013년 2월 28일/2013년 4월 12일/2013년 5월 4일/2013년 9월 19일/2014년 2월 3일/1장 마무리 - 평범한 날들의 찬란함

 

제2장 흔들리기 시작한 기억의 계절

2014년 9월 19일/2017년 4월 28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08년 12월 15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7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8일/2017년 5월 27일/2017년 6월 13일/2017년 7월 21일/2017년 8월 15일/2017년 10월 31일/2017년 11월 12월/2장 마무리 - 흔들리기 시작한 기억의 계절

 

제3장 무너지는 기억, 감정의 파국

2018년 2월 17일/2018년 3월 2일/2018년 3월/2018년 4월 15일/2018년 5월 27일/2018년 5월 31일/20018년 6월 3일/2018년 6월 2일/2018년 4월 2일/2018년 6월 4일/2018년 6월 3일/2018년 6월 4일/2018년 6월 5일/2180년 6월 8일/2180년 7월/2018년 9월/2018년 11월 22일/2018년 11월 25일/2018년 11월 29일/2018년 11월 30일/3장 마무리 - 무너지는 기억, 감정의 파국

 

제4장 침묵 - 잔향만 남다

 

에필로그

치매, 우리 모두를 위한 세대별 대비 가이드

치매 병리 개념 정리


[본 문]
  

그 변화는 아주 작게 시작되었지만, 가족 누구도 그게 병의 시작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여전히 말수가 적고 원칙적인 분이었다. 그러나 그 무뚝뚝함은 이제 어머니에게 상처로 다가왔다. 상대의 변화를 이해하기보다, 두려움과 억울함이 먼저 앞섰다. 어머니는 “나는 혼자 버려질 것 같다”고 자주 말했다. 아버지는 그 말에 상처받았지만, 대응할 언어가 없었다.

-8p

 

어머니의 일기 속 첫 장들은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성실하고 따뜻한 생의 기록이다.

날짜와 계절, 가족의 이름, 밭에서 자란 채소와 김장철의 냄새, 그리고 자식들의 생일과 손주들의 성장 - 이 모든 것들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삶을 이루는 조용한 감사의 언어로 이어진다.

그 시절의 어머니는 여전히 사회와 이웃 속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성당 봉사에 나서고, 모임을 챙기며, 여행을 준비하고, 자식과 손주의 일정을 꼼꼼히 적었다. 세상의 흐름을 또렷이 기억하면서도, 한쪽에서는 병든 남편을 돌보며, 가정의 중심을 지키고 있었다.

그 글에는 병의 그림자보다 사랑과 책임의 빛이 훨씬 더 짙게 드리워져 있다.

-65p

 

“감사합니다”, “주님” 등의 언어는 인지적 판단이 아닌 정서기억에 근거한 자동적 회상으로, 변연계가 일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풍경 묘사와 색채 언급은 감각 통합 기능이 잠시 회복된 결과로, 일상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부분적 회복기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온은 인지적 회복이 아니라, 정신적 피로 이후의 감정 안정기, 곧 다시 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129p

 

이 시기의 어머니는 여전히 주변의 이름을 기억하고, 일상적 언어로 문장을 구성하지만, 그 언어는 점점 ‘사건의 기록’이 아닌 ‘감정의 기록’으로 바뀐다. 기억은 흩어지지만, 감정은 선명해진다. 가족에 대한 서운함, 남편에 대한 불신, 그리고 자신이 버려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어머니의 내면에는 이성의 잔불이 남아 있다. “고맙다”, “줄 수 있을 때 줘야 한다”, “그래도 자식은 고맙다”는 표현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관계의 온기’를 붙잡으려는 인간적 노력이다.

-146p

출판사 서평

무너진 시간의 질서 속

일기장에 남은 감정의 파편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인지 저하로 인한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상실이다. 기억이 사라진 부분에는 망상으로 재구성된 기억과 과잉된 감정이 자리한다. 《치매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어머니는 자식들이 방문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빈 기억에 실망이 자리한 어머니에게 자식들은 부모님 생신과 어버이날에 오지도 않는 불효자,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 자기들끼리 고기 먹고 쌩하니 가버리는 파렴치한이다.

 

어머니는 남편이 외출하기만 해도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으로 의심한다. 자식과 남편에 대한 배신감은 자기 존재감 붕괴와 생의 의미 상실로 이어진다. 증상이 심해진 어머니는 결국 요양원으로 들어가셨고, 끝내 남편의 사망조차 모른 채 자식과 면회한다. 저자는 이런 어머니의 기억 왜곡은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흐려진 기억 속에서 현실의 관계가 단편으로 남아 상처의 형태로 고착된 것이다.

 

한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 무너지는 기저에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존하려는 시도가 있다. 전화도 없는 자식들, 더 늙으면 양로원에나 갈 것이라는 체념, 남편의 바람 의심 등은 자신이 주변 사람에게 필요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만들어낸 왜곡된 기억과 증폭된 감정이다. 어머니의 증세가 심해지는 것을 지켜본 저자에게 《치매 어머니의 일기장》 출간은 단지 어머니의 기록을 옮기는 일이 아니다. 치매 증상의 진행 양상을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도움이 되고자 한다.

저자 소개
저자 : 석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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