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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3200537 |
|---|---|
| 쪽수 | 756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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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 > 예술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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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인류의 음악사는 위대한 천재들이 찍어 내린 몇 개의 점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며 서로를 밀고 당기는 거대한 파동의 역사다. 이 책은 동굴 속 첫 박동에서 인공지능의 노랫소리까지, 소리를 둘러싼 기술과 자본, 권력과 욕망의 상호작용을 파헤친다. 우리의 귀가 어떻게 지금의 방식으로 듣도록 길들여졌는지, 소리의 풍경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빚어왔는지 그 거대한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단순한 음악사를 넘어, 소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인간과 문명의 역사를 새롭게 읽어내는 이 지적 항해에 당신을 초대한다.
목차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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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역사』를 펴내며
- 파도의 끝에는 다음 파동이 있다
음악의 역사는 위대한 작품들이 진열된 박물관이 아닙니다. 그것은 차라리 기후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어떤 시대에는 잠잠한 해류처럼 흐르다, 어떤 시대에는 모든 해안선을 바꾸는 거대한 해일처럼 밀려오는 파동의 기록입니다. 이 책, 『소리의 역사』는 바로 그 파동의 지도를 펼쳐 보이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음악사를 결정적 순간들의 나열로 읽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동굴 속 첫 박동에서 시작해 인공지능이 새로운 멜로디를 생성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둘러싼 기술과 자본, 권력과 욕망이 어떻게 서로를 밀고 당기며 지금 우리의 귀를 조각해왔는지를 추적합니다. 이것은 음악에 관한 이야기이자, 소리를 통해 인간의 감각과 문명이 어떻게 재편되어 왔는지에 대한 거대한 탐사입니다.
- 태초의 소리, 몸에서 시작된 교향곡
모든 파동의 시작점에는 인간의 몸이 있었습니다. 언어보다 오래된 소통 방식인 심장의 박동과 호흡의 리듬, 동굴 속 어둠을 가르던 손뼉과 발 구르기는 인류 최초의 악기이자 SNS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몸이 어떻게 소리를 발견하고, 그 소리가 어떻게 도구를 만나 뼈피리와 가죽북, 소라 나팔로 확장되었는지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이 도구의 발명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자연의 힘을 길들이고 소리를 통해 권위를 세우며 사회적 질서를 구축하는 첫걸음이었음을 드러냅니다. 소리를 다스리는 자가 곧 공동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던, 그 오랜 새벽의 풍경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질서의 탄생, 보이지 않는 헌법을 세우다
혼돈스러운 소리의 바다에서 인류는 어떻게 ‘음악’이라는 질서를 세웠을까요? 이 책은 세계 각지의 문명이 어떻게 저마다 다른 ‘음악의 헌법’을 제정했는지 탐험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모드’에 윤리적 잣대를 부여하며 사회의 기풍을 다스리려 했던 시도부터, 인도의 ‘라가’가 시간과 계절, 우주와 조응하며 마음의 색채를 물들이는 방식, 아랍의 ‘마캄’이 미분음의 섬세한 떨림으로 사막의 애수와 환희를 그려내는 여정,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가믈란’이 수십 개의 악기를 지휘자 없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묶어내는 우주적 질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이 다채로운 음의 헌법들을 통해, 듣는다는 행위가 각 문화의 세계관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 기억의 공장과 무대의 제국
어느 순간, 흘러가 버리는 음악은 붙잡히고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기보법의 발명은 음악을 ‘사건’에서 ‘텍스트’로 바꾸었고, 인쇄술은 그 텍스트를 대량 복제하며 ‘기억의 공장’을 세웠습니다. 이 책은 악보라는 포맷이 어떻게 권력이 되었으며, 작곡가와 연주자, 청중의 위계를 재편하고 음악 시장이라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탄생시켰는지 추적합니다. 더 나아가, 음악이 교회와 궁정의 담장을 넘어 시민의 것이 되면서 탄생한 ‘공공 콘서트’가 어떻게 ‘무대의 제국’을 건설했는지 살펴봅니다. 콘서트홀의 건축과 에티켓, 지휘자와 흥행사, 평론가의 등장은 음악을 도시의 리듬을 재단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만들었고, 티켓 한 장은 새로운 시대의 시민권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 시간을 포획하고 공간을 지배하다
20세기의 기술 혁명은 음악의 존재론을 다시 한번 뒤흔들었습니다. 녹음 기술은 시간을 병에 담는 마법이었고, 스튜디오는 단순히 기록의 장소가 아니라 소리를 건축하는 새로운 악기가 되었습니다. 라디오 전파는 보이지 않는 실이 되어 수백만 명을 ‘동시 청취’라는 상상의 공동체로 묶었고, 마이크와 앰프는 한편으로는 속삭임마저 연인처럼 들리게 하는 ‘친밀함의 기술’로,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장을 흔드는 ‘거대 공간의 미학’으로 발전하며 감정의 볼륨을 조절하는 새로운 권력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 모든 기술적 파동이 우리의 듣는 방식과 감정의 문법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재창조했는지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 해체와 재구성, 디지털 유령의 시대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 MIDI와 DAW는 거대한 스튜디오를 침실로 옮겨와 ‘음악 제작의 민주화’를 이뤘지만, 동시에 모든 창작자를 알고리즘의 철창 앞에 세웠습니다. 앨범이라는 견고한 건축물은 스트리밍의 강물 속에서 개별 곡이라는 원자 단위로 해체되었고, 플레이리스트와 피드는 우리의 취향을 읽는 보이지 않는 DJ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소리를 잘라 붙이는 샘플링과 리믹스는 저작권이라는 법적, 윤리적 질문을 던졌고,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과 기계가 함께 곡을 쓰는 ‘주체의 다중화’ 시대를 열며 ‘누가 음악을 만드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집니다.
『소리의 역사』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우리가 듣는 세계의 고고학이자 미래를 위한 비평적 안내서입니다. 이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의 귀는 더 이상 어제의 귀가 아닐 것입니다. 당신은 익숙한 멜로디 뒤에 숨은 권력의 역학을, 소음과 침묵의 정치경제학을, 그리고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설계하는 알고리즘의 미소를 읽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파도의 끝에는 다음 파동이 있습니다. 이제, 그 거대한 흐름을 몸으로 더듬듯 귀로 만나는 지적 탐험을 시작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