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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966234 |
|---|---|
| 쪽수 | 24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나’였던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었나. 나는 어떤 풍경 앞에서 가슴이 뛰었나. 막막해진다. 대답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질문 앞에 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보러 떠나는 일이다. 젊은 날의 여행은 그랬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곳에 도장을 찍고 더 많은 사진을 남기는 일. 얼마나 멀리 갔는지, 얼마나 많이 봤는지가 여행의 성과였다.
그러나 나이 듦의 여행은 낯선 풍경 앞에서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다. 멀리 갈수록 오히려 가까워지는 것이 있다. 바로 나.
호수 앞에 서면 까맣게 잊고 있던 스무 살이 떠오른다. 노을 앞에 서면 함께 늙어온 사람의 젊은 얼굴이 겹쳐진다.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올려다보며 문득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도하는 뒷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풍경은 창문이다. 바깥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은 안을 비추는 창문. 그래서 같은 곳을 가도 사람마다 다른 것을 본다. 풍경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여행이 채우는 일이었다면 칠십의 여행은 비워내는 일이다. 더 많이 보려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보려는 것.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남았는지 돌아보는 것. 젊을 때는 상처를 먼저 보지만 나이 들면 빛을 먼저 보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체념이 아니다. 마음이 자란 것이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다. 나이 듦이란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본질을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나이 듦을 두려워하라고 가르친다. 젊음을 잃는 것, 건강을 잃는 것, 자리를 잃는 것, 쓸모를 잃는 것. 나이 듦은 늘 상실의 언어로 이야기된다. 그러나 나이 듦은 역할에서 벗어나 비로소 존재로 돌아가는 일이다.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남았느냐를 묻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아직 칠십에 도착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 책은 미리 건네는 풍경이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시간에 빛이 있다고, 오히려 그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고 말해주는 책. 이미 그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자신의 여정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구나, 누군가도 같은 풍경 앞에서 같은 마음이었구나, 하는 위로를 건네는 책.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서 역할의 무게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는 약속이다. 언젠가 ‘나’의 시간이 온다는 약속, 그 시간이 반드시 온다는 약속이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아흔여덟에 글을 세상에 내보였고, 모지스 할머니는 일흔여섯에 붓을 들어 백 살에 사랑받는 화가가 되었다. 뒤늦은 시작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이 가장 이른 때다.
단순한 여행서였다면 이 책은 출간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이 전하고 싶은 것은 어디에서든 결국 나를 만나게 된다는 것. 풍경 앞에 서면 결국 내 인생이 비친다는 것. 여행의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오래된 나 자신이라는 것. 이 책은 그것을 말하고 싶었다.
『칠십 여행』은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이야기다. 저자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누구나 겪게 될 보편적인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남의 여행을 구경하는 일이 아니라 내 여행을 미리 걸어보는 일이다. 혹은 이미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일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남을 것이다. 나는 언제 ‘나’로 떠날 것인가. 그 질문이 남는다면 이 책은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책의 내용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창으로 비추어 세상을 바라본 진솔한 고백이자 통찰이었습니다. 칠십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내는 오십, 삼십, 이십대의 청춘들에게도 의미 있을 조언을 남겨 주시어 감사합니다.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시간과 느끼지 못한 고민에 이렇게까지 큰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그냥 흔한 여행에서의 깨달음이려나 싶었는데 책 속의 인생과 책을 읽고 있는 저의 인생에게 주는 특별한 깨달음이 담겨 있는 책이네요 너무 오래 방황하지 않기 위해 자주 돌아볼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에세이에서 벗어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마주했다. 오래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길을 아직은 마주할 수 없을 것을 알지만, 걷는 것을 피하지 않을 용기를 얻었다. 살아온 날이 얼마 되지 않아 많은 것을 채우는 중일 때, 비우며 빛나는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가는 취업 준비를 하고, 누군가는 사회에서 자리를 잡는 이 시대의 스물 여덟은 첫 임신에 기쁠 새도 없이 힘들어하던 누군가의 스물 여덟과 헤아릴 수 없이 다르겠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누군가의 문장은 우리 모두에게 통하는 위안을 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죽어감을 향해 살아가며 각자의 여행을 한다. 누군가의 여행기를 통해 나의 방향을 다잡는 기회는 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향을 다잡는 시기에 마주한 ‘진짜 동화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잊히지 않는 이야기’라는 말을 몸소 이해하는 때가 온다면, 나도 망설임 없이 진짜 여행을 택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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