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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 - 16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500년 화학사
- 후지시마 아키라,이노우에 하루오,스즈키 노리히로,쓰노다 가쓰노리
- 정한뉘
- 동아엠앤비
- 202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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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63636847 |
|---|---|
| 쪽수 | 21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자연/과학 > 화학
AI추천 이유
‘화학’이 아니라 ‘화학자’에서 시작하는 책
『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아직 설명할 수 없었던 순간에 서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화학은 처음부터 법칙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했고, 누군가는 그 이해 불가능함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질문들이 쌓여 화학이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책에서 화학자는 단순한 업적의 주인공이 아니다. 각 장의 화학자들은 모두 하나의 질문을 대표한다. “왜 기체는 저마다 다르게 거동하는가?” “왜 어떤 물질은 연소하고 어떤 물질은 그렇지 않은가?” “왜 반응은 멈추기도 하고 폭발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는가?” 화학의 핵심 개념들은 이런 질문들에 답하려는 개인들의 사고 과정에서 태어났다.
한 꼭지에 세 명, 질문은 하나
이 책의 16개 장은 모두 인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는 화학의 흐름을 바꾼 세 명의 화학자가 등장하며, 이 인물들은 단순히 병렬적으로 나열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시기와 배경의 화학자들이 하나의 문제를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았는지를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1장은 보일, 돌턴, 아보가드로라는 세 인물을 통해 화학이 어떻게 정량적 사고를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 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체 법칙이나 원자설 그 자체가 아니라, 측정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다는 깨달음에 이른 과정이다.
2장과 3장에서는 연소를 둘러싼 논쟁이 중심이 된다. 플로지스톤설을 지지했던 화학자들과 이를 부정한 라부아지에의 대립을 통해, 화학이 세계를 설명하는 언어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되는 전환점을 보여 준다. 이 장에서 독자는 새로운 이론이 언제나 ‘더 나은 설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4장의 멘델레예프는 물질을 분류하려는 인간의 집요함을 대표한다. 이 장에서 주기율표는 발견이라기보다 사고 실험의 결과물로 제시된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의 자리를 남겨 두었던 멘델레예프의 선택은, 화학이 결과를 정리하는 학문을 넘어 예측을 시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
5장의 판트호프, 오스트발트, 아레니우스는 화학 반응을 이해하는 시선을 근본적으로 바꾼 인물들이다. 이들은 물질 자체가 아니라 반응이 일어나는 조건과 에너지에 주목했다. 이 장들을 통해 화학은 물질의 목록에서 벗어나, 과정과 변화를 설명하는 학문으로 이동한다.
화학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 왔다
9장부터 16장까지는 현대 화학이 무엇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인물 중심으로 보여 준다. 이 장들 역시 최신 이론이나 기술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특정 화학자들이 어떤 설명을 가능하게 만들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도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9장에서 하버, 아이링, 마커스가 등장하는 반응 속도 이야기는, 화학이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넘어 “왜 어떤 반응은 빠르고 어떤 반응은 느린가?”를 설명하게 되는 과정을 다룬다. 이를 통해 산업 화학과 촉매 연구가 왜 이론을 필요로 하게 되었는지를, 인물들의 고민을 따라가며 보여 준다.
10장 ‘화학 결합’에서는 케쿨레, 루이스, 폴링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 장의 핵심은 결합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니라, 결합을 설명하는 언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있다. 책은 결합을 하나의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고, 각 인물이 결합을 어떻게 상상했고 그 상상이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었는지를 비교한다.
11장에서는 빛과 물질의 상호 작용을 다루는 광화학이 등장한다. 화학 반응이 열이나 물질의 접촉뿐 아니라, 빛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화학자들의 사고 변화 속에서 설명한다. 12장은 고분자화학을 통해 화학이 일상과 직접 맞닿게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분자의 반복 구조라는 발상이 어떻게 플라스틱과 합성 섬유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짚는다.
13장 ‘유기화학’에서는 복잡한 분자 구조를 이해하고 만들어 내기 위한 화학자들의 시도가 중심이 된다. 이 장은 화학이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넘어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를 묻기 시작한 순간을 보여 준다. 14장 양자화학, 15장 표면 분석, 16장 유기 화합물의 구조 결정에서도 접근 방식은 같다. 전자와 궤도의 개념, 분자의 구조를 추론하고 확인하는 방법은 모두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려는 개인들의 선택에서 출발했다. 이 장들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 화학이 수많은 ‘설명 방식의 발명’ 위에 세워진 학문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화학을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 책
『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독자에게 하나의 관점을 제안한다. 지식을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연쇄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어떤 설명은 살아남고 어떤 설명은 사라졌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책에서 인물은 화학을 이해하는 유일한 통로다. 화학은 사람이 만든 학문이며 사람이 겪은 한계와 오해, 집요함과 수정의 결과라는 사실을 책은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화학을 처음 배우는 독자에게는 이해의 기준점을 제공하고, 이미 배운 독자에게는 사고의 순서를 다시 정렬해 준다. 『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화학이 왜 이런 모습의 학문이 되었는지를 납득하게 만든다. 이 책이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결국, 사람이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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