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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0801474 |
|---|---|
| 쪽수 | 24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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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이 당신을 지었는가?
사람은 집 없이 살 수 없다. 그래서 집은 마치 공공재나 생필품처럼 사회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집은 우리 삶을 담아내는 가장 사적인 무대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집들도 저마다의 사연과 흔적을 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은 그 자체로 시대의 얼굴이기도 하다. 집은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도시와 건축이 남긴 흔적을 읽는 장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단독주택에서 빌라로, 반지하 원룸에서 셰어하우스로, 구축 아파트에서 신축 아파트로 이어지는 지은이의 삶의 변화는 그저 공간의 차이만이 아니었다. 주택 정책과 경제적 변화가 집의 모습을 바꿔놓았고, 동시에 우리가 집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를 지나온 지은이의 경험은 한 사람의 기억을 넘어, 이 시대의 건축과 도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한 사람의 기억을 넘어, 시대의 건축과 도시를 이해하는 열쇠
지은이가 거쳐 온 집들은 건축가인 그에게 중요한 참조점이 되었다. 단독주택의 마당에서는 비워진 공간의 쓸모를, 빌라의 필로티 주차장에서는 자동차가 바꾼 골목의 풍경을, 반지하 원룸 침대에서는 한 줌 빛이 주는 위로와 그 부재의 답답함을 절감하게 했고, 셰어하우스의 거실에서는 공간을 통해 삶을 나누는 지혜와 풍요로움을 익히게 만들었다. 구축 아파트의 복도에서는 모여 사는 불편함을 느끼게 했고, 신축 아파트의 텃밭에서는 도시에서 흙을 만지는 즐거움을 배우게 했다.
곁들여서, 지은이는 시대에 따라 변모해온 집짓기의 방식과 자재들의 변천을 얘기한다. 특히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가 별 의미 없이 지나쳐버린 마당이며 노란장판, 벽지, 옥상, 높은 화장실, 빌라의 계단실, 반지하 방의 탄생 과정, 복도식 아파트에 대한 얘기들은 왜 우리의 집이 이런 모양으로 생기게 되었는지, 집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고, 집에 담긴 우리의 소중한 삶의 기억을 되살린다. 나아가서 그는 날로 진화하는 지하주차장의 쓰임새, 아파트 현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며, 미래 집의 방향을 얘기한다.
서울대 건축학과 전봉희 교수는 추천글에서 ‘이 글은 철저히 개인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동시대인들이 공유하는 도시 주택의 여러 모습을 세밀히 기록한 다큐멘터리, 건축가의 밝은 눈으로 본 주택론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집이 사람을 짓는다’고 믿는 건축가. 우리가 살았던 집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기억들은 우리의 팍팍한 삶을 지탱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